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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있는 여정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앞둔
천년 고도를 걷다

경북 경주

2025년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2025년 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천년 고도의 역사 도시가 국제회의의 무대가 되는 순간, 여행자는 특별한 설렘으로 이 도시를 찾게 된다.
가을빛으로 물든 옛 신라의 도읍은 오래된 왕릉과 별궁, 그리고 감각적인 거리 풍경까지, 세월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 빚어낸 풍경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박선경 사진 박진형

경북 경주
대릉원과 첨성대

고요한 시간 속을 걷다
대릉원과 첨성대

첫 발걸음은 대릉원에서 시작된다. 고분군 사이로 난 길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걷는 이의 마음에도 계절의 향을 입힌다. 천마총, 황남대총 같은 거대한 봉분은 신라왕과 귀족들의 이야기를 고요히 품고 있다. 무덤 속에서 출토된 금관과 유물들은 과거의 영광을 증언하며, 동시에 ‘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시간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특히 고분 사이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여행자들의 모습은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곧이어 마주하는 첨성대는 낮에는 담백하고, 밤이면 별빛과 조명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풍경을 만든다. 7세기 선덕여왕 때 세워진 이 천문대 앞에 서면,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자리를 읽던 옛 사람들의 숨결이 느껴진다. 돌탑의 질감과 주변 들판의 고즈넉함이 함께 어울려, 이곳은 ‘시간 여행의 출발점’이 된다.

황리단길과 금리단길

감성과 활기를 만나다
황리단길과 금리단길

황리단길은 신라 천 년의 심장부, 대릉원과 첨성대 인근에 자리한 골목이다. 오랫동안 ‘문화유산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은커녕 낡은 한옥들만 있었지만, 대릉원과 가깝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몇몇 상인들이 2015년 말부터 빈집과 한옥을 리모델링해 카페·식당·공방을 열면서 젊은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름은 서울의 ‘경리단길’을 본떠 붙여졌는데, 황리단길이라는 명칭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며 인기를 얻게 됐다. 이제는 돌담과 고분을 배경으로 늘어선 골목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거리로 자리 잡으며 경주 대표 관광지로 꼽힌다. 추억의 간식을 재해석한 ‘황리단길표 쫀드기’를 사 들고 천천히 골목을 거니는 재미도 여행의 묘미다.
바로 인접한 금리단길은 아직도 생활의 냄새가 묻어 있는 골목이다. 대형 프랜차이즈보다는 소규모 공방, 전통주점, 로컬 상점이 모여 있어 관광지보다는 동네의 생생한 분위기를 간직한다. 이곳은 신라시대 황룡사와 분황사 등 중심 사찰로 통하는 길목에 자리해,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이다. 황리단길이 세련된 감성을 담았다면, 금리단길은 주민의 삶과 역사가 녹아든 생활형 거리라 할 수 있다.
두 골목을 거닐다 보면, 신라 고도의 문화유산을 바라보며 한옥 지붕 밑에서 커피를 마시고, 공방에서 만든 소품을 손에 쥘 수 있다. 과거 천 년 도읍의 자취 위에 오늘의 일상이 겹쳐지는 경험은 경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다.

동궁과 월지 & 월정교

빛으로 물드는 호수와 다리
동궁과 월지 & 월정교

해가 저물 무렵, 여행의 발걸음은 월정교로 향한다. 붉은 빛이 강물 위로 스며들던 다리는 해가 지며 은은한 불빛을 입는다. 어스름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목조 교량의 곡선은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둠은 짙어지고, 월정교는 더욱 환히 빛나 천년 고도의 밤 풍경을 품어낸다. 특히 교각 앞 징검다리에 서면, 물 위에 반사된 월정교의 전경이 한눈에 담겨 여행자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다리 위에서는 달빛이 강물에 흩어지고 발아래 은빛 물결이 흐르며, 그 순간 여행자는 ‘시간을 건너는 나그네’가 된다.
깊은 어둠이 깔린 밤, 동궁과 월지에 이르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낮의 고요한 연못은 사라지고, 조명에 비친 전각과 물결은 빛의 궁전처럼 변모한다. 문무왕 14년(674)에 조성된 이곳은 왕자가 거처하며 연회를 열던 별궁이었다. 신라 멸망 후 ‘안압지’라 불렸으나, 발굴에서 ‘월지(달이 비치는 연못)’라는 토기 파편이 발견되며 본래 이름을 되찾았다. 지금은 깜깜한 밤의 고궁을 거닐며, 연못에 비친 전각의 그림자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감각이 스민다. 국내외 여행객들이 낮보다 밤에 더 몰려드는 이유도, 바로 이 몽환적 아름다움에 있다.

Tip. 여정별 정보

대릉원
주소 경북 경주시 황남동 31-1
운영 연중무휴 / 무료(천마총은 유료)

첨성대
주소 경북 경주시 인왕동 839-1
운영 연중무휴 / 무료

월정교
주소 경북 경주시 교동 274
운영 연중무휴 / 무료

동궁과 월지
주소 경북 경주시 원화로 102
운영 연중무휴, 입장료(성인 3,000원 / 군인·청소년 2,000원 / 어린이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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