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회와의 협력으로 탄생한 여성 독립운동 단체

근우회는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기 속에서 한국 여성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하고 사회적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입니다. 1927년 2월 15일 신간회가 결성되면서 여성들의 조직적인 활동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었고, 신간회의 지원을 받아 1927년 5월 27일, 서울 기독교청년회(YMCA) 강당에서 창립 총회를 가졌습니다.
근우회는 남녀평등과 민족해방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내세우며, 사회주의와 민족주의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조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특히 근우회는 기존의 남성 중심 독립운동 조직과는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하였습니다. 여성들의 권리 신장을 목표로 하면서도 독립운동의 일환으로서 남성 운동가들과의 협력과 연대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또한 근우회는 신간회와의 협력을 통해 전국적인 조직망을 구축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여성 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했습니다. 1930년까지 모두 64개의 지회가 조직되었고, 1931년 당시 약 6천 명의 회원이 참여했습니다.

1928년 7월 16일 열린 근우회 전국대회 모습 <출처: 독립기념관>

독립을 향한 여성 지도자들의 도전과 활약

근우회의 주요 멤버로는 박차정, 박원희, 정칠성, 허정숙 등이 있었습니 다. 이들은 근우회 내부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 활동했습니다. 특히 박차정은 근우회의 핵심 멤버로 선전과 출판 업무를 담당하며 여성들의 의식을 고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근우회는 여성 노동자 지원 활동, 강연회·토론회·강좌 개최, 여성 교육 활동 등을 통해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를 독려하였고, 일제의 억압에 맞서기 위한 투쟁을 이어갔습니다.
근우회의 기관지로 발간된 『근우』는 여성 문제와 독립운동을 다루는 중요한 매체였습니다. 이를 통해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자 했습니다. 또한 근우회 는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직업 교육과 노동권 개선을 주장하며, 여성 운동의 사회적 기반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1929년 5월 발행한 ‘근우’ 창간호 표지

경성 여학생시위사건을 이끈 근우회의 영향력

1929년 광주학생항일운동 이후 전국적으로 반일학생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1930년 1월 경성 여학생시위사건에 허정숙 등 근우회 간부들이 지원 및 개입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허정숙 등 주요 간부가 검거되는 ‘근우회 사건’이 발생하였지요.
노동하는 여성을 조직하고 지원하기 위한 활동들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1929년 전국대회 이후에는 근우회 조직 내에 ‘노농부’를 설치하였던 것이 상징적입니다. 이를 통해 여성 노동의 실태를 조사 하는 한편 파업 등이 발생했을 때 노동운동을 지원하기도 하였으며,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의 의제를 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근우회는 1931년 해산을 결정했지만, 여성의 진정한 해방을 열망 하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통합을 시도하고 힘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또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한국 여성 운동의 역사를 이해 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근우회는 단순한 여성 단체를 넘어서 독립운동의 한 축을 담당했던 중요한 조직이었습니다.

박차정

1929년 5월 발행한 ‘근우’ 창간호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