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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전환
전직 성공을 위한
나의 열정과 노력
조용기 예비역 공군 상사
2024년 제대군인 취·창업 성공 수기 공모전 우수상
2024년 제대군인 취·창업 성공 수기 공모전 우수상

조금은 이르지만 남들보다 빠르게
“여보, 나 전역하고 군무원이나 다른 일 해볼까?”
“당신이 해보고 싶으면 그렇게 해.”
2020년 2월 어느 날, 어쩌면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100세 시대, 그리고 세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병과 특성상 만기 전역 후 나이를 고려하면 인생 2막을 과연 잘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부호가 늘 따라다녔습니다. 짧은 정년, 그리고 치열한 진급 현실, 커가는 자녀들의 학업 문제 등… 조금은 빠른 감이 있었지만, 남들보다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결심을 굳혔고 그런 고민을 알고 있던 아내가 흔쾌히 허락해 준 덕분에 저의 전직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마주하며
부서 과장님은 극구 만류하셨으나 저의 확고한 신념을 보시고 전역지원서에 서명을 해주셨고, 남은 연가를 사용하여 3월 중순부터 전직교육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먼저 주변의 전직교육 중인 인원들의 권유로 국방전직교육원과 제대군인지원센터에 구직등록 및 진로 상담을 받았습니다. 특히, 전직교육원의 상담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조언으로 막막하기만 했던 전직 계획을 무리 없이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7월 중순에 있을 군무원 시험이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서 서둘러서 인강과 교재를 지원받아 집 근처 도서관을 매일같이 출·퇴근하는 것으로 전직 기간이 시작되었습니다.
평소 자격증 시험 등으로 아주 오랜만에 학업을 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공부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군수직렬 경채 군무원 TO가 4명밖에 되지 않아 그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다가왔습니다. 중간중간 ‘내가 과연 높은 경쟁률을 이겨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너무 경솔하게 전역을 했나 하는 생각이 수차례 들었습니다. 어느덧 7월이 되었고 어떻게 풀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긴장하면서 시험을 보았고 합격자 발표일에 높은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합격자 4명의 커트 점수가 만점에 가까운 것을 보고 한없이 좌절했습니다. “아~ 이제 난 어떡하지.”
전직 목표
1. 육군 군수직렬 경채 군무원 임용 / 2. 보유 자격증 활용 공공기관 취업 / 3. 군수(물류직 등) 관련 사기업 취업
1. 육군 군수직렬 경채 군무원 임용
2. 보유 자격증 활용 공공기관 취업
3. 군수(물류직 등) 관련 사기업 취업
조급함에 방향성을 잃어가고
후유증은 꽤 오래갔습니다. 다음 시험을 보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하고 당장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호기롭게 큰소리쳤던 제 자신이 초라해졌습니다. 다시 전직교육원과 제대군인지원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처음 계획했던 전직 목표가 처음부터 어긋나니 조급함이 밀려왔습니다. 전직교육원에서 이력서, 자기소개서, 면접방법 등을 교육받고 다음 시험 전까지 취업을 한 후 시험 준비를 병행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때부터 공군취업사이트, 제대군인지원센터 취업공고 등을 서치하면서 취업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24년의 군 생활에서 받았던 보수에 비해 턱없이 낮은 금액과 보유 자격증 대비 한정된 취업 현실에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먼저 위험물산업기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서 일반 기업체 1곳과 마산수협에 원서를 지원하였지만,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긴장 탓에 제대로 하지 못했던 면접 때문인지 쉽게 합격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모두 바닥에 떨어졌고 깊은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아무 데나 최대한 많이 지원하자.’ 그렇게 뒤죽박죽 되어버린 저의 전직 목표는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나를 찾아가자
여러 차례 이곳저곳 지원을 한 결과 간절히 원했던 곳은 불합격을, 합격한 곳은 생각했던 처우가 다소 아쉬워 취업을 포기해 버리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막상 24년간 병과에서 수행했던 직무에 가까운 기업체도 많지 않았고 인사 가점을 위해 취득했던 자격증과 관련한 직무를 수행한 경험도 부족했었습니다.
각종 취업사이트에서 직접 서치해서 지원한 업체와 지원센터에서 추천해 준 업체까지 지원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본 횟수가 어느덧 연말에 다다르니 30여 군데에 육박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중간중간 채용이 확정된 업체에도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개월 정도 출근을 해봤으나 적성과 급여의 만족도가 낮아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성과는 없고 왠지 시간과 경비를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2023년 1월 31일부 전역이기 때문에 아직까진 경제적인 부분에 여유가 있었음에도 무엇인지 모를 조급함에 방향성을 잃어가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래, 나에겐 아직 시간이 남았다.’, ‘선택과 집중을 해보자.’
축적된 경험치의 발견
24년간 군 생활을 하면서 나에게 가장 어울리고 자신 있게 수행할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것인지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차례의 부서장 역할 수행으로 병사들을 면담하고 관리했던 경험과 당직 근무 간 병력관리, 시설물 안전관리 등을 보유하고 있는 자격증과 연계하여 가장 근접하는 분야에 지원하기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응시원서에 들어가는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를 해당 직무에 특화되도록 쓰고 또다시 쓰기를 반복했습니다.
8개월간 30여 군데의 원서를 작성하다 보니 어느덧 작성 실력이 부쩍 늘어난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를 바탕으로 여러 차례 면접을 경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용 암기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입으로 나오다 보니 누가 봐도 외우거나 급조해서 답변하는 모습처럼 보이지 않겠구나 하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8개월간의 전직 기간 중에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전직교육원 상담사 선생님의 말씀처럼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모두 경험하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치를 축적한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저에게는 본 게임을 시작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응시원서 작성 시 중점사항
- 이력서는 사소한 경력이나 자격증이라도 빠짐없이 작성
- 자소서는 본인의 경력, 보유자격, 가치관, 특기사항을 중심으로 작성
: 면접 1분 자기소개 시 적극 활용(기본 틀에서 기관에 따라 변형) - 직무수행계획서는 채용기관에서 제시하는 직무수행 내용을 누락 없이 작성
: 막연히 “최선을 다하겠다, 잘할 수 있다”보다는 본인의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계획성 있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
(실제 면접 시 경험/사례 질문 많음)
면접 시 중점사항
- 깔끔한 복장과 두발 준수
: 어두운 색깔의 복장보다는 밝은색 정장 착용과 현역 수준의 두발 권장
(실제 건강해 보인다는 면접위원의 발언을 몇 차례 들었음) - 1분 자기소개는 자신감 있고 예의 있게 발표
: 답변 예) “먼저 OO 기관의 면접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준비하지 못한 질문에 대한 유연한 대처
: 답변 예) “그 부분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면접이 끝나면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마지막 하고 싶은 말 준비하기
: 답변 예)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를 꼭 채용해 주십시오. 추후 면접관님을 다시 만나게 됐을 때 채용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실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실제 추후에 그 면접관에게 조심스레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 자신감과 믿음감이 생겼다는 의견을 들었음
준비된 자의 결실 “합격”
어느덧 전역일이 다가왔고 이제는 정말 제2의 직업을 본격적으로 도전할 시간이 왔습니다. 부서장 역할 수행으로 병사들을 면담하고 관리했던 경험과 당직근무 간 병력관리, 시설물 안전관리 등을 보유하고 있는 자격증과 연계하여 가장 근접하는 분야에 지원하고자 마음을 먹고 공고를 확인하던 중, 고등학교 기숙사의 지도교사 직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기숙사 학생들의 일과 후 생활지도와 환자관리, 화재 및 야간 우발상황 대처에 대한 업무였고 제가 그동안 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없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류 제출은 그동안 작성했던 기본적인 틀에 군과 기숙사학교의 유사성을 기술하였고, 그에 따른 제 경험을 어필하였습니다. 무난히 서류에 합격하고 면접에 임하여 그동안의 면접 스킬로 긴장감 없이 자신 있게 답변을 드렸습니다.
그런 점을 높이 평가해 주셨는지 7명의 면접 대상자 중 최종 합격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고, 현재는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된 교직원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우수한 자원입니다
군 생활을 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사회는 지옥이다”였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기술병과 자원들은 일반/전투병과 자원들보다는 본인들의 보유한 기술과 자격을 바탕으로 훨씬 다양하고 처우가 좋은 직장으로 전직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일반병과로서 선택의 폭이 좁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직 기간과 취업 준비 과정에서 느낀 점은 업체와 기관들이 직업군인에 대한 좋은 인상과 더불어 책임감을 높이 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부분은 일반 지원자보다 분명 큰 메리트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이 막연한 두려움이나 전직에 대한 고민이 있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우수한 자원입니다.”
시행착오는 분명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직무를 선택하고 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한다면 충분히 전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본 수기는 개인의 경험으로 정부의 정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