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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처방전
골프장 코스관리원
그린 키퍼와 함께 2막의 페어웨이를 지키다
유동준 예비역 육군 중사
골퍼들의 쾌적한 필드를 위해 늘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쓰러진 잔디를 일으키고 발자국 남은 모래 벙커를 다듬는 사람들.
골프장 코스관리원이다.
북한강이 잠시 쉬어 간다는 춘천의 의암호 수변에서 코스관리원으로 5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유동준 예비역 육군 중사를 만났다.
새로운 삶은 잘 관리되고 있는지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글 장창수 사진 오철민
Mentee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Mentor
육군 제2보병사단 공병대대에서 약 8년간 복무하고 전역한 예비역 육군 중사 유동준입니다. 현재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에 소재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에서 코스관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라비에벨cc는 올드코스 18홀, 듄스코스 18홀을 갖춘 제법 규모 있는 골프장입니다.
Mentee
골프장 코스관리원, 생소한데요.
조금만 상세히 알려 주세요.
Mentor
골프라는 스포츠에 꼭 필요한 코스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직종입니다. 좀 더 단순하게 말하자면 잔디를 관리하여 골퍼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죠. 잔디는 난지형인 한국잔디와 한지형인 양잔디가 있는데요.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양잔디 관리가 더 어렵습니다. 저희 골프장에는 한국잔디와 양잔디가 다 있어요. 잔디를 깎고, 농약을 치고, 비료를 주는 등의 업무를 한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Mentee
코스관리원이 된 계기, 입문 과정, 자격은요?
Mentor
공병대대에서 복무한 만큼 신체를 쓰는 일이나 장비를 다루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여 합격했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학력에 따라, 수목 관련 자격증 유무에 따라 호봉 책정에 영향을 받지만 입사에 큰 제한을 두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입사 이후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체력과 정신력, 주의 집중력 등이 따라 주어야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젊은 분들이 쉽게 생각하고 많이 입사하던데, 반절 정도가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더군요. 저는 올드 코스 팀에서 일합니다. 저희 팀은 15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팀에서 제대군인은 제가 유일합니다.
Mentee
이 일의 장점은 무엇이며 함께 일하는 팀원은 어떤 분들인가요?
Mentor
일단은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일한다는 게 장점입니다. 신체 활동에 무리를 느끼지 않는다면요. 자신이 한 일을 돌아보았을 때의 광활한 뿌듯함도 있습니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팀원들은 10년 이상 근무하신 분들인데 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죠. 5년 차인 제가 하는게 아직도 미흡해 보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손님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품질의 차이를 그분들은 바로 알거든요. 근무가 없는 휴무일에는 골프를 쳐 볼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네요.
Mentee
힘들 때도 있으셨을 텐데, 어떻게 헤쳐 나오셨나요?
Mentor
저희 골프장은 야간작업을 할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러 다 보니 손님이 있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되죠. 일을 할 때 주의해야 하는데 자칫하면 볼을 맞을 수도 있죠. 조심해야죠. 손님들과 같은 공간에서 겹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 저와 동갑내기 친구가 두 명 있었습니다. 한 번은 제가 실수를 해서 야단을 맞았는데 친구들이 술 한 잔 하자면서 많이 위로해 주었습니다. 친구의 위로가 큰 힘이 되었죠. 최근에는 쉬는 날에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 등산을 합니다.
Mentee
코스관리원이 된 후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Mentor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항상 열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칩니다. 저와는 살짝 반대 성향이었다고 할까요? 저는 고민을 많이 하고 사전에 계획을 세우는 편이었거든요. 동료들은 경험이 많아서인지 판단이 서면 일단 해 보는 유형입니다. 5년을 함께 일하였더니 저도 모르게 성격이 긍정적으로 변했습니다. 뭐든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Mentee
희망을 어디서 발견하시나요?
그것에 관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요?
Mentor
희망이 딱히 무엇이다 하고 평소에 생각해 보지는 않았는데요. 다들 잘 먹고 잘 사는 걸 희망하더군요. 제 생각에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렇죠. 그 노력이 희망이겠네요. 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 있죠? 좋은 사람, 사랑하는 사람, 그들도 희망 자체겠네요.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상당히 희망적인 것 같습니다.
Mentee
전역할 제대군인에게 한 말씀 해 주시고, 관련 자격증도 소개해 주세요.
Mentor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전역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향후의 삶에 대해 겁먹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성 있는 선택만 한다면 일자리는 많습니다. 편한 일만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얼마든지 잘해 나갈 수 있다고 믿어요. 우리나라가 그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힘내시라고 마음으로 응원해 드립니다. 파이팅!
이쪽 분야의 자격증으로는 국가 자격증은 아니지만 유력한 ‘코스관리사’가 있습니다. 학력에 따라 경력을 채운 다음 지원할 수 있는데요. 잔디연구소에서 나오는 자격증입니다. 업계에서 1순위로 쳐 주죠. 그 외에 식물이나 조경 등의 자격증을 따도경력 인정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골프코스관리사
한국잔디연구소(www.ktri.or.kr)에서 주는 자격증이다. 잔디 관리 실무 능력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이론 시험을 치고, 잔디 관리에 대한 지식을 갖추었다고 인정되면 골프경영협회장 명의로 발급된다.
기관: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