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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더 잡

국가의 목소리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역관 & 통역사

수많은 국가와 언어가 얽혀 있는 오늘날의 지구촌. 여러 언어를 쓰는 화자들이 모이는 상황은 익숙한 풍경이 되었고 공적인 자리라면 정확한 의사소통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 자리에서 목소리를 전달하는 직업이 바로 통역사이며, 이들과 닮은 직업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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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관 & 통역사
역관 & 통역사
한반도와 주변국 교류의 중심축

역관

한반도는 여러 국가와 접촉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정치적 조건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중국, 일본, 몽골, 안남 등지의 국가들과 교류할 때 언어를 통역하던 역관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외교에 필수적인 존재였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건국 초부터 사역원과 승문원을 설치하고 역과를 실시해 전문적인 역관 양성에 힘썼다. 이렇게 양성된 역관들은 사신과 동행하여 통역을 맡았고 그 외에도 직접 현지 관리와 접촉하여 실무를 보기도 하고 현지의 생생한 상황을 전달하는 정보원 역할도 하였다.
그러나 외교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더라도 역관은 중인 신분의 직업이었기에 사회적 차별을 받았으며 승진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들은 자연스레 명예 대신 경제적 성공을 주안점으로 삼고 활동하게 됐다. 역관들에게는 안정적인 급료나 사행길 경비가 지급되지 않았으므로 평상시 역관의 생활은 불안정했으나 사행길에 오르기만 하면 인삼을 판매한 자금으로 다양한 물품을 반입하는 중개무역을 통해 큰돈을 쥘 수 있었다. 특히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반에는 청과 일본 간의 중개무역이 왕성하여 경제적 성공을 거둔 역관들이 많았다. 역관의 무역 활동은 조선시대 무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고, 여러 나라의 문물을 서로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하여 동아시아 국가 간 문화 교류에도 도움을 주었다.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통역하는 의사소통 전문가

통역사

과거에 역관이 있었다면 현대에는 통역사가 있다. 통역사 중에서도 국제회의, 세미나, 포럼 등에서 행사 진행을 돕는 ‘국제회의통역사’가 역관과 하는 일이 가장 흡사하다. 이들은 행사 현장에서 연사의 말을 곧바로 통역하여 전달하는 동시통역, 옆에서 속삭이듯이 말을 전달하는 위스퍼링, 발언이 끝난 후 이어서 통역된 말을 전하는 순차통역 등 여러 방식으로 통역을 진행하며, 행사에서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경우 기밀도 철저히 유지한다.
전문적 능력을 요구하는 직종이지만 의외로 통역사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격증이나 정해진 전공은 없다. 공학, 의학 등 자신만의 전공 분야가 있다면 오히려 강점으로 삼을 수 있으며, 충분한 외국어 능력,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할 한국어 능력, 통역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 집중력과 순발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갖추고 훈련하기 위해 대부분의 통역사는 통·번역 대학원을 졸업한다. 졸업 후에는 회사에 소속되는 일부 외에는 대개 프리랜서 생활을 한다. 통역사 생활이 시작되고 나서도 노력은 계속된다. 신문과 책을 가까이하며 새로운 정보와 용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언어 실력이 녹슬지 않도록 꾸준한 관리도 필요하다. 통역을 맡은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여러 가지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한, 매력적인 직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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