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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물어보살

글을 잘 쓰고 싶다고요?
그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표현하세요

전병석 시인, 교육자

무엇이든 물어보살

Q.
안녕하세요? 저는 제대군인지원센터의 상담과 취업 지원으로 곧 사회생활을 하게 될 사람입니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윤동주 시인이나 청록파 시인을 동경했고, 아름다운 정서를 노래한 시인들 시를 즐겨 읽었습니다. 저도 군 생활 중에 느낀 전우애나 가족에 대한 고마움 등을 편지나 시로 진솔하게 표현해 보고 싶은데, 실은 일기장 한 장도 채 메우지 못합니다.
순간순간 느낀 제 마음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요?

A.

일상에서 가까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자신이 겪은 일이나 생각을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면서 몇 시간이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이런 대화를 글로 옮기면 글쓰기가 된다. 그럼에도 글쓰기는 어렵다고 한다. 왜 그럴까? 말은 사라지지만 글은 사라지지 않고 남기 때문에 무엇인가 특별하고 의미가 깊고 품위가 있게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일까? 아니면 글쓰기에는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편견 때문일까? 이제부터는 이렇게 시도해 보자.

자신에게 솔직하면
대화를 할 때에 본심이 들키거나 본심을 숨기면 더듬거리게 된다. 마음에 있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막힘이 없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된다.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제한하거나 검열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자신의 부끄러움 이나 못난 점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토요일 오후 / 아내가 / 물회가 먹고 싶다며 / 포항에가자고 하였다 / 나는 / 물회도 별로고 / 운전도 싫어 / 핑계를 대었다 / 아, 아내를 / 사랑하지 않는구나 / 가슴이 철렁하여 / 프로야구가 없는 / 토요일 오후 / 아내와 포항물회를 먹었다 <권태기>

많이 읽으면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다. 잘 들음으로써 말을 잘하게 되는 것이다. 글쓰기도 그렇다. 글을 잘 쓰려면 먼저 남의 글을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 책을 포함하여 신문, 잡지, 핸드폰 등 무엇이든 많이 읽어야 한다. 그러면 자기 나름의 안목이 생기고 방법이 생기고 샘물이 차듯 생각이 차오르게 된다. 책을 읽지 않고 글을 쓸 방법이 없다. 책에서 좋은 문장이나 구절을 만나면 메모하고 흉내를 내고 내 글에 녹여 써보면 표현력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올라간다.

자주 쓰면
대화는 자주 하다 보면 는다. 어릴 때 말이 별로 없던 사람이었는데 나중에 만나보면 엄청 이야기꾼이 되어 있다. 그래서 물어보면 직업상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자신을 변하게 했다고 말한다. 글쓰기도 그렇다. 낙서든 메일이든, 수필이든, 일기든 가리지 말고 매일 써야 한다. 매일 쓰다 보면 무조건 늘게 되어 있다. 점점 길이도 늘어나고 사유도 깊어지고 감정도 섬세하게 된다. 매를 이기는 장사가 없듯이 매일 쓰는 사람을 이길 방법이 없다. 이렇게 매일 쓰려면 자연히 주변 사람과 세상과 자연에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보면 쓸거리는 넘친다.

꽃으로 살고 싶다 / 장미는 아니고 / 모란 동백도 아니다 / 쪼그려 앉아야 다정한 / 햇살이 없어도 환한 / 채송화로 살고 싶다 / 연탄구멍처럼 올망졸망 엉켜 자던 / 그 시절 우리네 얼굴 같은 / 당신 마음 한편을 밝히는 / 노랑 자주 분홍 흰색의 /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 / 채송화로 살고 싶다 <채송화>

풍성하게 경험하면
대화를 할 때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을 말하면 그 말은 힘이 있고 생생하고 감동도 크다. 우스갯소리로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를 하면 얌전하던 사람도 자신감이 넘치고 이야기도 길어진다. 그것은 직접 경험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약간의 과장이나 상상이 보태어지면 재미도 커진다. 글쓰기도 그렇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은 다양한 경험, 여행을 많이 하면 좋다. 누군가는 ‘글은 발로 쓰는 것이다’라고도 하였다. 호기심으로 떠나고 만나고 부딪쳐 보자.글을 마무리하면, 잘 쓴 글이 있다기보다 좋은 글이 있다. 내 마음과 생각이 오롯이 나타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글은 없다. 잘 쓰겠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쉬워진다.

장미는 / 고운 생각을 할 때 / 꽃이 피어나고 / 미운 생각을 할 때 / 가시가 돋아난다 / 당신은 어떤가요 / 꽃이 많은가요 / 가시가 많은가요
<장미>


글쓴이 소개

시인, 교육자. 시집 그때는 당신이 계셨고 지금은 내가 있습니다, 구두를 벗다, 천변 왕버들, 화본역, 우리는 한 번도 초라하지 않았으니까 등을 썼다. 현재 경서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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