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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상담소

내가 만드는 새로운 직업,
과연 괜찮을까요?

지금의 세상은 10년 전에만 해도 전혀 상상할 수 없던 모습입 니다. 그런데 아직도 직업적 선택은 보수적인 시선으로 고민하 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 되기 때문일까요. 고민의 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기성세대가 흔히 말하는 ‘안정적인’ 직업에 관해 물음표를 갖 고 있다면, 자신에게 잘 맞는 직업을 직접 만드는 건 어떨까요.

– 김예진 북다마스 대표

금쪽상담소

Q

안녕하세요. 직업군인의 삶을 정리 중인 20대입니다. 아직 제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잘 몰라서 어떤 일을 선택하면 좋을지 고민돼요.

a

 김예진 대표 
선택 이전에 탐색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하셨나 요? 자신의 시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나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싶을 때 흔히 하는 실수는 어떤 것도 해보지 않은 채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만약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면 이미 해본 것 외의 낯선 경험을 통해 자신의 시야를 넓혀보셔야 합니다.
저는 독립출판물 위주의 책을 판매하는 이동책방, ‘북다마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립출판물’이란 한 개인이 원고 작성부터 편집, 디자인, 유통 등 일련의 과정을 담당하며 출판한 책을 뜻 하는데요, 독립출판은 등단했거나 수상한 작가가 아니어도, 기성 출판사에 투고하지 않아도 책을 출간할 수 있는 문화와 구조가 형성돼 있습니다.
10년 전에만 해도 저는 ‘독립출판’이라는 영역 자체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당시 저는 진로 고민을 하며 방황하다가 혼 자 일기처럼 써둔 글을 정리하고 싶었고, 가볍게 책 한번 만들어 보려는 생각으로 독립서점에서 진행한 워크숍을 들으며 처음 이 분야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점점 독립출 판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독립서점에 발을 들이고 그곳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게 당시에는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좋 아하는 마음보다는 오히려 낯설고 책 만드는 능력이 서툴 러서 부끄러운 마음이 컸죠. 그래도 쉬지 않고 여러 일들 을 시도해 보며 또 다른 관심사에도 두루두루 기웃거렸습 니다.
여러 경험을 하며 시간이 흐르고 나자, 저는 어떤 이야기가 표현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제게 의미 있는 일이라 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이란 ‘자신이 좋은 가 치라고 여기는 일에 분투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 습니다. 어떤 일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고, 힘든 부분은 어 느 수준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면밀히 따져본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적성이나 취향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Q

사회인으로 돌아가면 저만의 특별한 아이템으로 창업하고 싶습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사는 삶, 과연 괜찮을까요?

a

 김예진 대표 
사업을 한다는 건 끊임없는 '설득'의 과정에 놓이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사업이란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기에 내가 생각한 아이템이 나만 좋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거래하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어떤 아이템이 든 '누군가에게 필요한 일인지' 혹은 '거래하고 싶게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소비자의 숨은 니 즈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직업을 만든다고 생각하시면 조금 막 연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완전히 새로운 건 없지 않나요? 새로운 아이템이라고 해도 이미 존재하는 어떤 직업을 응용하거나 파생시킨 형태일 텐데, 그렇다면 새로 움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기존의 모델을 먼저 잘 파악하셔 야 합니다.
저는 북다마스를 만들기 위해 책, 서점, 공간, 브랜드, 문화 기획, 이동식 업장 등 교집합이 있는 기존 모델을 최대한 공부했습니다. 시장에 어떤 책이 유통되고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 왜 어떻게 머무는지, 이동식 업장에 관한 법률은 어 떤 게 있는지, 나아가 브랜드나 마케팅에 관한 인사이트까 지. 새로운 아이템이긴 하지만 기존의 책 시장에 들어가야 하는 일이기에 책과 관련한 각종 이해관계를 파악하면서 점차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선택했습니다.
이미 시장 안에 들어온 소비자를 뺏는 경쟁의 방식보다 는 아직 진입하지 않은 소비자를 끌어오는 방식, 즉 파이 를 키우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좋은 전략이고 동종업계 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 봤습니다. 잠 재 고객 유치를 위해 ‘독립출판물과 관련 없는 사람도 드 나드는 곳에서 책방이 우연히 발견될 수 있도록, 움직이 는 책방을 연다’라는 북다마스의 영업 방침 중 하나는 그 렇게 만들어졌죠.

혹시 외부의 시선이나 주변의 우려가 신경 쓰일지도 모르 겠습니다. 일단 가까운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하고 일의 타 당성을 설득하고 싶은데 새로운 일이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럴 땐 “일단 해 보면서 방법을 찾 을 것”이라고 대범하게 말해도 괜찮습니다. 현실적으로 금전적인 부담이 크시다면 우물쭈물할 시간에 일단 취업해 서 자금을 모으세요. 첫 시도는 대부분 뜻대로 되지 않고 여러 실패를 겪을 겁니다. 그런 과정을 보내는 데에는 일정 량의 돈이 필요하고 그걸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면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새로움’에 겁부터 난다면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어요. 자신의 오롯하고 주체적인 선택으로 꾸려 낸 삶과 누군가가 이미 가본 길이 대체로 정답이라 믿고 살아가는 삶 중 무엇이 자신에게 더 맞을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만약 전자의 삶이 궁금해지셨다면, 작게라도 무엇이든 시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미래를 알 수 없는데 어떻게 무언가 시도하는 ‘동기’가 생 길지 궁금한가요? 직전 질문의 답을 다시 떠올려 보세요. 순간의 성과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신념이나 가치를 믿을지, 무엇을 추구하고 싶은지 정해나가는 작업이 아닌 가 싶습니다. 제게 “괜찮을까요?” 물어주셨는데요, 제가 괜 찮다 아니다 대답하는 것에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분명 어떻게든 해내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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