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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ESG
자연도 리필이 되나요
6월 16일 세계 리필의 날
지구를 생각하는 이달의 기념일
‘세계 리필의 날’을 들어본 적 있는가. 사랑도 리필이 되냐는 어떤 드라마의 제목처럼, 우리의 편의를 위해 소진된 자연도 리필이 되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오’에 가깝다. 대신 우리는 플라스틱 낭비를 줄이기 위해 내용물 ‘리필’로 자연이 전부 닳아버리지 않도록 지킬 순 있다.
정리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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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용기를 재사용하는 ‘세계 리필의 날’
‘세계 리필의 날’은 대부분에게 생소한 기념일일 것이다. 이 기념일은 영국의 환경단체인 ‘시티 투 시(City to Sea)’ 에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한 캠페인으로부터 시작되어, 매년 6월 16일마다 리필 문화 확산을 위해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동참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리필’이란 충분히 재사용이 가능한 용기가 아깝게 버려지지 않도록 내용물을 충전해 재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멀쩡한 샴푸나 세제, 음료 통을 버려야 할 때 왠지 아깝다는 기분을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세계 리필의 날’은 이때 우리에게 리필을 제안한다. 리필 캠페인이 널리 확산돼 내용물을 충전해 주는 리필 스테이션이 늘어나고 리필 문화가 일반화된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플라스틱이 낭비되는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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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버린 플라스틱, 미세 플라스틱으로 돌아오다
그렇다면, 낭비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어느 정도이며 그로 인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시티 투 시’는 현재 전 세계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포장재는 2%도 되지 않으며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10% 미만이라고 밝혔다. 그러는 동안 바다에는 매년 최소 1,4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버려진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을 오염시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잘게 분해된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이 지구를 오염시키며 모두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미세 플라스틱은 호흡기와 소화기를 거쳐 사람의 몸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인체에 쌓인 미세 플라스틱은 장기적으로 장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어, 2014년 유엔환경계획에서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세계 10대 환경문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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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필 문화 확산을 위한 세계의 노력과 ‘리필’ 앱
우리가 지속 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서 리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국가나 기업 단위의 움직임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슈퍼마켓 공간의 20%를 리필 혹은 소비자가 가져온 다회용기에 판매하는 공간으로 할애하는 규제를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마트, 세븐일레븐, 아모레퍼시픽 등의 기업이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 및 운영하여 접근성을 높였다.
세계 리필의 날을 제안한 시티 투 시는 ‘리필(Refill)’이라는 앱 서비스로 사람들이 리필 문화를 더 쉽게 접하도록 돕는다. 앱을 설치하기만 하면 주변의 리필 스테이션과 다회용기 포장이 가능한 매장을 확인할 수 있다. 리필 스테이션이라 하니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물병을 채울 수 있는 공공 음수대도 리필 스테이션의 일종이다. 플라스틱 물병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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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제로웨이스트 상점과 리필 스테이션을 찾아서
리필 캠페인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리필을 실천하기 위한 제로웨이스트 상점과 리필 스테이션은 우리 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20년 국내 최초로 도입된 리필 스테이션인 ‘알맹상점’은 샴푸, 화장품, 향신료, 시리얼 등 다양한 품목을 빈 용기에 담아갈 수 있도록 판매하고 있다. 다른 손님이 기부한 용기를 사용할 수도 있고, 열탕 소독을 진행하니 위생 걱정도 없다.
알맹상점은 서울에 있지만, 제로웨이스트 상점과 리필 스테이션은 수도권뿐 아니라 전북, 대구, 제주 등 여러 지역에서 전국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전북 전주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상점 ‘소우주’, 대구의 ‘더커먼’, 제주의 ‘꽃마리협동조합’ 리필 스테이션 등이 성공적으로 리필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집에 있는 빈 용기를 가지고, 용기 내서 우리 지역의 리필 캠페인에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