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경비원과 관리소장, 아파트의 해결사와 조정자

<살롱 드 홈즈>는 매회 사소한 듯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아파트의 사건들을 다룬다.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시작된 수상한 흔적, 주차 공간을 두고 벌어지는 암투, 그리고 단지 내 비밀스러운 ‘리본맨’ 사건까지. 이 사건들의 현장에는 항상 경비원 김광규가 있다. 그는 주민들의 눈에는 그저 순찰을 도는 인물이지만, 때로는 범인으로 의심받고, 때로는 입주민과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하는 ‘생활형 탐정’으로 활약한다.
드라마에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아파트의 또 다른 해결사, 관리 소장이 존재한다. 입주민들의 불만과 민원을 조율하고, 입주자 대표 및 부녀회와의 소통을 통해 아파트 단지 전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경비원이 현장의 해결사라면, 관리소장은 문제를 조율하는 전략가이다. 이처럼 경비원과 관리소장은 아파트라는 생활 공간을 유지하는 양날개와 같은 존재이다.
현실에서도 이들의 존재는 결코 작지 않다. 국민의 약 70%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전국 공동주택 관리종사자는 2024년 기준 약 31만 7천여 명에 이른다. 이 중 경비원은 약 10만 5천 명, 관리소장 및 사무직 인력은 약 10만 8천 명으로, 아파트 단지 운영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장에서 경비원은 단지 질서를 유지하는 ‘1차 해결사’로서, 관리소장은 민원과 운영을 총괄하는 ‘조율자’로서 서로의 역할을 보완하며 아파트라는 작은 사회를 유지한다.

아파트 경비원, 현장의 첫 번째 해결사

경비원은 아파트 단지 내 질서 유지와 안전을 담당하는 생활형 보안 인력이다. 경비원이 되기 위해서는 ‘일반경비원 신임교육’ 24시간(3일)을 이수하고 수료증을 취득해야 한다. 자격 요건은 18세 이상으로 학력·성별 제한은 없지만, 무범죄 경력과 건강 상태에 대한 신원조회는 필수다.
경비원의 주요 업무는 출입 차량·인원 통제, 단지 내 순찰 및 CCTV 모니터링, 화재·도난 예방, 분리수거 감시, 민원 응대 등이다. 대리주차, 택배 배달 등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최근에는 시니어 일자리로 각광받으며, 장년층의 재취업 창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ENA <살롱 드 홈즈> 방송 화면 캡처

경비원과 관리소장, 아파트 커리어의 두 축

경비원과 관리소장은 아파트라는 작은 사회를 원활히 유지하기 위해 서로 보완하는 관계다. 경비원이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현장을 지키며 문제를 1차적으로 해결한다면, 관리소장은 보다 넓은 시야로 아파트 전체의 조율자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의 역할이 조화를 이룰 때 아파트는 비로소 안정된 생활 공간이 된다.
현실에서 경비원이 되기 위해서는 인근 교육기관의 신임교육일정을 확인해 수료증을 준비하고, 경비업체 채용공고를 비교해 지원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관리소장은 최소 1년 이상의 학습 로드맵으로 주택관리사 자격을 준비하고, 합격 후 위탁관리 업체나 관리소장 공개채용에 지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드라마보다 더 치열한 ‘아파트 커리어’의 세계는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치열하게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