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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my Life
굿 JOB 굿 LIFE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심재경 예비역 육군 소령

2023년 제대군인 리스타트 챌린지 수기 공모전 우수상 (요약본)

굿 JOB 굿 LIFE

중기복무 제대군인의 대기업 신입직 경쟁상대는
저는 2004년 3월에 임관하여 ROTC 2년 4개월과 군장학생 4년의 의무복무 기간을 합쳐 6년 4개월 장교로 복무하고 2010년 6월에 전역한 중기복무 제대군인입니다. 사실상 중기복무 제대군인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중기복무 제대군인 중에 장교 출신은 대부분 5~7년의 복무 후 30세 전후에 취업시장에 뛰어들게 됩니다. 대부분 안정된 삶을 목표로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슬픈 현실이지만 대부분 군 경력을 인정해 주지 않기 때문에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지원해야 합니다. 대기업 신입사원 공채에서 경쟁상대는 막강한 스펙을 가진 27~28세의 젊은 청년들입니다. 대부분 경쟁상대가 대학을 막 졸업한 사람이거나 대학 졸업 예정자로서 취업을 위해서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도 조직이기 때문에 30세의 신입사원보다는 한 살이라도 더 어린 신입사원을 선호하는 경향이어서 중기복무 제대군인들에게 대기업 취업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군 복무를 하는 동안 이러한 취업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임관한 동기들이 2년 4개월의 복무를 마치고 전역하면 누구는 취업하고 누구는 취업을 못하기도 하였지만, 저에게 남은 4년의 기간은 막연하게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야전 부대에서 소대장, 중대장, 참모의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저보다 일찍 전역한 동기들이 부러우면서도 계속 경제 활동을 하는 저의 모습에 안도감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었습니다. 그러던 중 전역 후에 무엇을 해야 하나 하는 불안함이 갑자기 밀려왔습니다. 당장 저 자신에게 ‘내가 전역하고 사회로 나가게 된다면 나는 과연 경쟁력이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면서 당시에 인기가 많던 공무원 시험을 볼 것인가 아니면 일반 기업에 취업할 것인가를 고민했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가정 형편도 어려웠고 미혼으로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저였기에 제가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하면 가족들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는 불안함이 엄습해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하나씩 준비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무와 훈련 등으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주말을 활용해서 조금씩 준비하기로 하였습니다.

공무원? 일반 기업? 일단은 국가공인 자격증으로
전역할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국가공인 자격증이 없다는 생각에 공무원 시험에도 도움되는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하고 주말마다 인근 시립도서관에서 공부했습니다. 오랜만에 책을 보고 이론을 외우고 문제를 푸는 것이 처음에는 집중하기 힘들었고 진도도 나가지 않았으나 시간을 두고 꾸준히 공부하다 보니 시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준비한 지 4개월 만에 1차 필기시험과 2차 실기시험을 동시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니 다른 자격증에도 욕심이 생겼습니다. 기계공학을 전공해서 전공과 관련된 자격증인 일반기계기사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1차 필기시험을 준비하면서 대학생 때 열심히 공부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 후회되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전역 후에도 기계공학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전공 공부를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매달 이어지는 전술 훈련과 부대 관리, 행정 업무 때문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가 정말 어려웠고, 업무로 잠자는 시간도 부족해지면서 책을 잠시 놓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 부대를 경기도 양주에서 강원도 인제 현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지역적으로 오지이다 보니 공부할 수 있는 여건도 안 좋고, 도서관에 가기 위해서는 인제 읍내로 나가야 하는데 차로 30분 이상 소요되어 위수 지역 관련 허락을 받아야 했습니다. 시험장도 춘천, 원주 위주로 개설되어 훗날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는 데 장애 요소가 되었습니다.
부대를 옮기고 새로운 업무를 하느라 매우 바빴지만, 다시 일반기계기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도서관에 가기가 어려워서 집에서 하기로 하고 공부에 도움이 되도록 방을 꾸몄습니다. 인터넷 강의를 원활하게 들을 수 있도록 PC 사양도 업그레이드하고 책상과 의자, 스탠드조명도 새롭게 준비하는 등 집에서도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꾸몄습니다.
이때가 전역을 2년여 남겨둔 시점이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야 할지 일반 기업에 취업해야 할지를 결정해야만 했습니다. 당시 행정고시 기술직을 준비하고 있던 친구가 있어서 공무원 시험에 참고할까 하여 휴가를 내어 서울 신림동으로 가서 학원 강의, 모의시험 등을 체험하였습니다. 밥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도 아끼면서 공부하는 고시 수험생들을 보았고 모의시험에서 저의 부족함도 느꼈기에 군 복무를 하면서 고시 준비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였고 전역하기 전에 고시에 합격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어 대기업 취업으로 진로를 정하였습니다.

대기업 공개채용을 대비한 스펙 쌓기
어느 분야, 어떤 기업으로 취업할지 정하진 못하였으나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자격증을 알아보던 중 산업안전기사가 많은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자격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2차 실기시험도 독학으로 준비할 수 있어 본격적으로 산업안전기사 공부를 시작하여 실기시험에 두 번 응시한 결과 2009년 10월에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이어서 토익 점수를 취득해야 했습니다. 부대 업무는 물론 훈련도 많았기에 공부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취업이라는 절박함이 있었기에 공부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잠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되어 매일 새벽 2시까지 공부했습니다. 2009년 11월 토익 745점을 취득해서 대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점수를 확보했다는 것에 안도하며 2010년 상반기에 있을 대기업 신입사원 공채에 대비하여 자기소개서, 인·적성검사, 면접시험의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막막했지만,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주관한 중기 복무자를 위한 2박 3일의 취업 워크숍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취업 관련 서적들을 구입하여 읽어보고 인터넷 자료들을 참고하여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 면접 준비 방법을 익혔습니다. 또한, 부대 내에서 함께 취업 준비를 하고 있던 후배 장교들과 정보를 교류하면서 놓치거나 유익한 정보들이 있는지 함께 확인하였습니다.
2010년, 본격적으로 각 기업의 공채 정보가 나오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업무를 하면서 취업 준비를 해야 하기에 많은 기업에 지원할 수가 없어서 평소에 생각해둔 S사, L사, H사, D사 4개 기업에만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기업마다 공채 지원 자격을 공개했는데 기업의 영어 관련 지원 자격 요소가 기존 토익에서 말하기 시험인 토익 스피킹, 오픽(OPIC)으로 변경된 것을 확인하고 영어 말하기 시험이라는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하였습니다. 영어 말하기 시험은 단기간에 만족스러운 점수를 확보할 수 없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입사 지원 자격은 만들어야 했기에 거의 매주 토익 스피킹, 오픽 시험을 보았습니다. 다행히 지원서 마감일 이전에 마지막으로 치른 오픽 시험에서 기준 점수인 IM 등급을 획득하여 제가 원하는 기업에 모두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S사 시험을 치르면서 저 자신이 인·적성검사 시험 준비에 매우 부족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S사에는 떨어지고 남은 기업의 인·적성검사 시험을 철저하게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시중에 나와 있는 문제집을 대부분 구매하여 풀었습니다. 이후 시험들이 문제집에 있던 문제 유형과 다소 달랐지만, 대부분 이메일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 업무 응대 관련 내용 등을 지필로 작성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평소에 부대에서 하던 업무 형태로 답안을 작성해 본 결과 큰 어려움 없이 수월하게 치르고 L사, H사, D사는 면접전형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 준비, 부족한 전공 지식 보완, 논리적인 말하기와 자기 생각 표현, 시사 상식 공부 등을 열심히 했습니다. 저의 노력이 통하였는지 H사와 D사 면접시험에 합격하고 채용 신체검사에도 합격하여 최종적으로는 H사 입사를 결정하고 전역 후 지금까지 H사에서 13년 동안 근무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노력 없는 보상은 없다
많은 중기복무 제대군인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접합니다. 군대 안에만 있다 보니 경쟁자들이 보이지 않아 현실에 안주하거나 안일한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역을 앞두고 있다면 빨리 진로를 정해서 준비하기를 바랍니다.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도움도 받고, 오지에 있더라도 인터넷 온라인 강의 등을 활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언제나 할 수 있습니다. 군에서 한 업무들이 사회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군 생활 경험이 전역 후 새로운 생활을 하는 데 큰 자산이 됩니다.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없는 스펙입니다. 업무와 공부를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군 생활 경험에 자신이 가고자 하는 분야의 전문성만 보충할 수 있다면 취업에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얻은 교훈 중의 하나가 ‘노력 없는 보상은 없다’ 입니다. 어떤 것이든 노력하지 않고 얻을 수는 없습니다. 운과 기회도 내가 준비되어 있어야만 잡을 수 있습니다. 현재의 여건이 어렵다는 불평보다는 자신에게 앞으로 다가올 인생을 미리 준비하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하루하루 살아간다면 반드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본 수기는 개인의 경험으로 정부의 정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본 수기는 지면 관계상 내용이 다소 요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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