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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한 스푼

#배달의 민족 #마켓컬리

청년의 꿈이 만개하다

현재 국내의 스타트업 수는 대략 300만 개라고 합니다. 그중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는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인 비공개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22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가능성이 작아요. 이번 호에는 그 가능성을 이겨내고 만개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된 ‘배달의 민족’과 ‘마켓컬리’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 한재동 브랜드 전문 에디터 / 마케터

우아한 형제들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 _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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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푸드테크 기업
배달의 민족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은 2011년 창업자 김봉진 대표가 만든 앱입니다. 배민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스스로를 “주변의 배달 정보를 쉽게 찾아주는 앱” 이라고 소개했어요. 거기에 결제와 다양한 사업이 확장되며 현재 배민은 배달 플랫폼의 압도적 1위를 하고 있습니다. 2011년에 누적 다운로드 200만 건을 돌파했고, 2014년 누적 다운로드 1,000만 건과 월간 주문 수 500만 건 돌파, 2016년에는 연간 거래액 1조 원을 이루어 냅니다. 2019년에는 기업가치 4조 7,500억 원을 인정받고 글로벌 배달 서비스 DH에 인수되어요.
업계에서는 배민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유니콘 기업을 거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스타트업 최고의 성공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어요. IT 기업 디자이너 출신인 김봉진 대표가 출시 초기 경쟁 앱과의 차별화를 위해 직접 전단을 모으고 영업을 뛰어 6개월 만에 음식점 5만 건의 정보를 모은 일화는 유명합니다.
디자이너 출신 창업자의 안목으로 배민은 굉장히 독특한 방식의 브랜드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업계 최초로 TV CF를 제작했는데,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라는 B급 감성의 키치한 광고로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이슈가 돼요. 그 외에도 독특한 잡지 광고, 배민 자체 서체 제작 및 배포, ‘배민 신춘문예’를 통해 기발한 광고 문구 제작에 고객이 참여하는 이벤트도 화제가 됩니다.
이런 시도들이 모여 배민은 압도적 점유율이라는 결과를 이루어냅니다. 시장의 선도자가 되자 수수료 논란이 일었을 때 수수료를 폐지하는 등 시장 구조를 바꾸는 역할도 하게 돼요. 이제 배민은 배달을 원하는 고객만이 아닌,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을 위한 교육과 다양한 솔루션 제공 등 업계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배민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배민 페이’로 결제하고 소상공인은 ‘배민 상회’로 주문을 관리해요. ‘배민 라이더스’가 음식을 배달하고 ‘배민 장부’를 통해 정산한 뒤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민 아카데미’에서 경영 컨설팅을 받습니다. 2019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배민은 아시아 전역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단을 모으며 발로 뛰던 청년의 꿈이 이제는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죠.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_ 출처 중앙일보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_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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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을 해결하려 만들었더니 유니콘이 되었다
마켓컬리

마켓컬리는 불편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창업자인김슬아 대표는 맞벌이 부부가 신선한 식자재를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며칠간의 배송기간 동안 채소가 시들어 버리거나, 배송 시간을 필요한 때에 맞추기도 너무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새벽에 배송해 두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마켓컬리의 샛별 배송입니다. 중간 유통단계 없이 생산지에서 24시간 이내 새벽에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예요. 처음에는 이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사기 아니냐고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2015년 수도권을 중심으로 출시된 서비스는 1년 만에 가입자 10만 명에 매출 20억 원을 달성해요. 이용자 간 입소문이 퍼지면서 더욱 빠르게 사업이 확장됩니다.
김슬아 대표는 알아주는 미식가라고 해요. 그것은 그녀가 마켓컬리의 ‘MD 헤드’로 좋은 식자재를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켓컬리에는 좋은 상품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상품위원회’라는 시스템이 있어요. 모든 상품에 대한 내부 검증 절차로 김 대표를 주축으로 각종 전문가를 초빙해 상품의 최종 입점이 결정됩니다. 이런 철저한 제품 관리로 마켓컬리는 거의 팬덤에 가까운 충성고객들을 얻게 돼요.
마켓컬리는 초기에 마케팅에 예산을 투자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고객들이 나서서 마켓컬리에서 구매한 제품을 홍보하고 서비스를 칭찬했습니다. 마켓컬리는 브랜드 컬러인 보라색을 중심으로 입점한 식재료를 세련된 느낌의 콘텐츠로 제작했어요. 당시 식자재는 유기농과 건강함 위주의 콘텐츠였는데, 마켓컬리의 세련된 콘텐츠는 새로운 방식으로 화제가 됩니다. 그리고 전지현이라는 대형 모델을 중심으로 TV 광고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돼요.
현재 마켓컬리의 서비스는 전국에 제공되고 있고, 판매 상품도 식자재뿐만 아니라 가전제품까지 확장했습니다. 국내외 유명 맛집과 장인의 제품들이 입점했고, 대기업들도 신제품을 마켓컬리에 입점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직접 시작했던 서비스는 이제 고객의 삶 전체에 관여할 수 있는 종합 커머스 몰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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