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my Life
굿 JOB 굿 LIFE
치밀하게 준비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도전하라
박경진 예비역 육군 중령
2023년 제대군인 리스타트 챌린지 수기 공모전 장려상(요약본)
2023년 제대군인 리스타트 챌린지 수기 공모전 장려상(요약본)
전역을 앞두고 나는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걱정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막막하고도 답답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전역한 선배들로부터 다양한 조언을 듣고자 했다. 많은 조언 중에서 취업과 개인사업에 모두 실패한 선배가 한 말이 가슴에 깊게 남았다. 전역 이후 자신을 객관적으로 그려보는 시간이 필요하고, 매사 최상의 상태가 아닌 최악의 상태를 먼저 고려하여야 하며, 고민하는 시간이 너무 길면 기회를 놓칠 수도 있지만, 군 생활에서 체득한 과감한 행동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이 말을 들은 후 나의 취업에 대한 고민은 오히려 점점 두려움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우리 시대의 천직이라는 방송을 통해 직업에 대한 개념을 정립할 수 있었다. 방송의 주된 내용은 오늘날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아버지 세대와는 달리 우리 세대는 제1의 직업이 종료됨과 동시에 제2의 직업을 준비 · 선택하여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많은 직업 중에서 선택의 최우선 고려 요소를 단순히 금전이라든지, 타인의 눈 등 외형적 요소에 한정하면 제한 요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중년의 나이에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용기와 모험보다는 안정과 균형을 고려해야만 인생 2모작을 성공적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우리 시대의 천직이라는 방송을 통해 직업에 대한 개념을 정립할 수 있었다. 방송의 주된 내용은 오늘날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아버지 세대와는 달리 우리 세대는 제1의 직업이 종료됨과 동시에 제2의 직업을 준비 · 선택하여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많은 직업 중에서 선택의 최우선 고려 요소를 단순히 금전이라든지, 타인의 눈 등 외형적 요소에 한정하면 제한 요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중년의 나이에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용기와 모험보다는 안정과 균형을 고려해야만 인생 2모작을 성공적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첫 번째 직업은 가장 잘하는 것을 선택해야 하며, 두 번째 직업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과연 내가 좋아하며 보람을 느끼었던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열해 보니 여행, 분재, 글쓰기, 독서 등 다양했고, 군 생활하면서 내가 가장 즐겁게 했던 업무를 정리해 보니 사관학교 교관과 학군단장 시절의 교육 및 훈육, 그리고 연대 본부중대장과 항공작전사령부 본부근무대장 시절의 다양한 시설 및 사업 관리였다. 내가 군 생활 간에 보람을 느낀 교육 및 훈육 분야와 시설 관리에 필요한 전문 자격증을 파악한 결과 나에게 필요한 자격증은 심리상담사, 인성지도사, 청소년상담사, 정보 처리, 전기기능사, 위험물 안전관리자 자격증이라 판단되어 전직 기본교육에 입교하기 전부터 준비하였다. 무엇보다도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고, 더욱이 집에서 공부하니 집중이 되지 않아 기대한 성과에 미치지 못했다.
나는 보훈부 제대군인지원센터 실무 교육을 받은 후 다시 입시생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자격증 취득을 위한 세부 로드맵을 작성하여 매일 6시에 기상해서 7시에 집을 나서 학원과 도서관에서 22시까지 치열하게 공부했다. 그 결과 목표로 했던 6개의 자격증을 모두 취득하였다. 군 경력과 연계한 자격증을 갖췄기에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자신감에 충만하여 취업 관련 사이트를 확인하며 본격적으로 취업 일선에 나섰다. 계획한 자격증 취득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어 취업이 마치 눈앞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되었다.
희망하는 직업군을 설정하고 취업 관련 사이트에 가입한 직후에 원하는 직업군에서 모집 공고가 게시되면 지원서 작성에 필요한 기초 지식(목표, 비전, 연혁, 대표의 인사말과 신년사, 최근 관련 기사 등)과 공개가 의무화된 정기 및 수시 감사 결과(공공기관 및 공기업)를 참조하였다. 이력서를 작성할 때는 이력서 관련 서적과 컨설팅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였다. 자격증만으로는 취업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군에서의 업무 경력과 자격증의 연관 관계를 최대한 접목하여 지원서를 작성하였고, 무엇보다 군 경력과 역량, 군 생활 동안의 성과를 직업별·직책별로 정리하여 나를 홍보하는 마케팅 도구로 삼아야 한다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또한, 반드시 해당 기업 및 직무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수집한 후 자기소개서는 해당 직무 관련 경험과 실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모집하는 지원 분야에 맞게 군에서의 직무 관련 경험과 성과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였다. 아울러 지원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직업별로 구분 · 정리하여, 매번 작성 시 참조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하였다.
무엇보다 이력서에 첨부되는 증명사진은 첫인상이기에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정성을 많이 기울 였다. 가지고 있는 기존 증명사진은 짧은 머리에 검은 얼굴로 상대에게 위압감이 느껴지는 사진이 대부분이어서 기존의 사진은 과감히 다 버리고 유명 사진관에서 보정한, 부드럽고 세련된 증명사진을 활용하였다.
매번 서류전형에서 통과되자, 나는 마치 취업이 눈앞에 와있는 듯한 생각에 취해 있었다. 면접은 육군 전문면접관으로서 수년간의 임무 수행을 통해 장교, 부사관, 군무원을 선발한 경험이 그 누구보다 많았기에 자신감이 있었다. 최대한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사전 예상 질의서를 준비하여 면접에 임하였으나 기대와는 달리 최종 면접 단계에서 번번이 실패하였다.
최종 면접 단계에서의 실패로 낙담하고 있던 나에게 구세주처럼 나타난 것이 대전지방보훈청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면접 교육과 모의면접이었다. 면접 교육과 모의면접을 통해 복장 및 면접 자세와 태도, 면접 스킬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모의 면접관이 지적한 내용 중에 지금도 기억에 남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픈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듣고픈 말을 해야 하는 것이며, 경력은 단순히 과거의 성과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가지고 있는 군 경력이 회사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정확히 피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경력으로 인정됩니다.” 상담사의 이러한 지적에 나는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큰 충격을 받았으며, 내 자신의 자격증 취득과 군 시절 면접관 경험이 자신감이 아닌 자만으로 작용하여 오히려 독이 되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집에 와서 면접관이 지적한 말을 되새기며, 재취업이라는 어려운 과정에 너무 쉽게 접근하였다는 반성을 함과 더불어 지금까지 해왔던 서류 작성과 면접 방법을 전면적으로 수정하였다. 서류는 단순히 군 경력과 성과를 제시하는 데에서 벗어나 회사가 요구하는 경력과 나의 군 경력과 군에서의 성과를 접목하여 구체적으로 작성하였다. 면접은 취업의 당락이 결정되는 최종 관문이기에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에 포커스를 맞추어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상, 회사의 목표 및 비전, 신년사와 인사말에 나타난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게 전면적으로 보완하였다. 또 면접 시 발표 내용보다 중요한 것이 면접을 대하는 태도이기에 예상 면접 질문지를 만들어 거울을 보며 혼자 연습한 후 가족들 앞에서 면접장 분위기를 최대한 연출하여 연습하였다.
그리고 비록 내가 원하는 직책은 아니더라도 사회 경험과 경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행정안전부 중년 일자리인 주민자치위원회 행정 보조직 아르바이트에 지원하여, 하루에 5시간 근무하며 취업은 단거리가 아닌 마라톤이라 생각하였다. 이에 따라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취업 정보 이외에도 다양한 취업 사이트도 매일 확인하면서 취업을 준비해 나갔다. 그러던 중 보령시가 전액 출자한 보령축제관광재단이 보령머드테마파크를 준공했는데, 이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미루었던 머드축제와 머드박람회를 위한 기반 시설이다. 재단 측은 3년 임기에 최대 5년까지 근무하는 조건으로 보령머드테마파크 운영국장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이에 보령에 있는 지인을 통해 확인해 보니, 그는 재단 직원의 대부분이 공무원으로 퇴직한 후 공무직으로 입사하며, 무엇보다 보령에 연고가 전혀 없는 나는 불리하다고 만류하였다.
지인의 말만 듣고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워 고민을 거듭하다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차를 몰고 보령으로 갔다. 보령축제관광재단 사무국장과 대표이사를 만나 정중히 인사를 드리고 재단의 인적 현황을 확인해 보니, 지인의 조언처럼 현재 사무국장과 대표이사도 보령시 공무원 출신이며, 현재 운영국장으로 내정된 자는 없지만, 테마파크 운영 경험이 있는 자를 선발하려고 한다는 얘길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나는 나의 군 경력 중에서 시설 및 사업관리 경험을 상세히 설명하였고, 무엇보다 재단 대표이사로부터 차후 테마파크 운영에 대한 재단의 세부 계획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적극적인 사전 준비 과정은 큰 도움이 되어 보령축제관광재단 운영국장으로 채용되었다.
전역 이후 재취업이라는 막막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만능열쇠는 존재하지 않는다. 군에서 체득한 많은 장점을 상대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와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절대 포기하지 않고 또 도전하는 것만이 전역 후 재취업의 유일한 열쇠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예전에 재취업에 계속 실패하는 나에게 집사람이 걱정하는 마음으로 언제까지 재취업에 도전할 것인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내가 군에서 체득한 가장 큰 재산이 끈기이자 도전이기에, 취업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할 거라고 답한 기억이 난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후배 제대군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취업전선에서 여러 번 고배를 마시면 지레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절대 포기하지 말고 실패를 교훈 삼아 치밀하게 준비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두드리고 또 두드리면 취업의 문은 반드시 열린다는 것이다.
※ 본 수기는 개인의 경험으로 정부 정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본 수기는 지면 관계상 내용이 다소 요약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