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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더 잡
큰불도 너끈히 잡는
24시간 비상대기조!
멸화군 & 소방관
화재는 생활 속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재난이다. 게다가 한번 붙은 불은 쉽게 번져 버리므로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오늘날엔 언제든 119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구할 수 있지만, 전화도 소방서도 없던 과거에는 불이 나면 어떻게 대처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 출처_국립중앙박물관
사진 출처_theatreplus.co.kr
불을 감시하는 파수꾼
멸화군
조선시대에는 불을 없애는 군인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멸화군’이 있었다. 1426년에 한양에서 이틀간 큰 화재가 일어나면서, 화재 예방과 화재 유발자 처벌만으로는 대응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화재 전담 부서인 금화도감과 금화군이 창설되었다. 이들은 군인과 노비로 구성한 비상대기조 같은 조직이었는데, 1467년 대궐 안에서 일어난 불이 민가까지 번지는 큰 화재가 다시 일어나면서 조직을 확대하여 멸화군이 만들어졌다. 금화도감은 이후 수성금화사 등으로 재창설되었다.
멸화군은 징병제를 통해 1년에 몇 달씩 한양에 와서 복무하는 정군 중 50명을 뽑아 편성되었다. 도끼, 쇠갈고리, 삼끈으로 만든 동아줄 등을 지니고 다녔으며 평소에는 2층짜리 종루에서 야간 화재를 감시하거나 바람이 심한 날에 화재 순찰을 돌고, 관청과 집에 불 끄는 도구를 비치하고 감독했다. 화재가 일어나면 멸화군은 물통을 든 급수자들과 함께 출동했다.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쇠갈고리와 도끼로 불난 집을 무너뜨렸고, 물에 적신 천을 매단 장대 ‘멸화자’ 등으로 불을 껐다. 화재에 관한 활동은 모두 멸화군의 몫이었다.
그러나 멸화군은 규모가 축소되거나 폐지되었다가 다시 설치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결국 1637년 멸화군은 해체되었고, 소방 조직 기구는 한동안 부재하다가 개항기에 서양식 소방기구와 소방장비인 ‘완용펌프’ 등이 도입되면서 이들이 멸화군의 역할을 대체하게 되었다.
생명 구조가 1순위!
소방관
조선시대에 멸화군이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든든한 소방관이 있다. 징병을 통해 모집되어 짧은 기간 활동하는 멸화군보다 더 전문적인 성격을 띤 직업이다. 화재에 관련된 활동만이 위주였던 멸화군과 다르게, 소방관은 화재 예방 및 진화뿐 아니라 재난 상황에서의 인명 구조와 환자 이송, 벌집 제거, 안전 조치, 동물 포획, 잠금 개방 등 다양한 방면에서 국민을 돕고 있다.
2023년 한 해 동안 119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총 1195만 6459건으로, 1분에 23번꼴로 신고가 접수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24시간 대기 중인 119안전센터에 신고가 접수되면 각 지역의 종합상황실로 연결된다. 이곳에서 현장과 가장 가까운 소방서로 출동을 지시하면 대기하고 있던 소방관들은 1분 남짓한 시간 안에 소방 차량을 출발시킨다. 현장에 빠르게 도착하기 위해 방호복 환복, 현장 상황 파악, 작전 수립 등은 이동 중에 해야 할 때가 많다. 화재 진압 시 입는 방호복은 20kg에 달하며 불 앞에서는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화재 현장 등 위험한 상황을 자주 마주하는 직업인 만큼, 매해 순직하는 소방관이 생기며 부상이나 트라우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방관들도 있다. 그럼에도 소방관들은 망설임 없이 현장에 뛰어들고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헌신한다. 이렇게 소방관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구조한 국민은 107만여 명에 달한다. 이들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우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국가대표 제복근무자 소방관의 안전과 권리도 함께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