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my Life
리;스펙 히어로
턱걸이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는 ‘강철부대’의 히어로
오요한 예비역 육군 대위
전역한 지 불과 1년여밖에 지나지 않았다. 생업을 위해 기술을 배우고 일을 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정말 많은 일들을 해냈다. ‘강철부대’와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세계 신기록에도 도전했다. 타고난 피지컬이 아니라 근성과 쉼 없는 노력으로 일반인의 한계를 아득히 벗어난 예비역 육군 대위 오요한 씨를 만났다.
글 양일석 사진/영상 오철민
Interview
수리하는 남자
인터뷰를 하기 전부터 ‘강철부대’라는 TV프로그램을 통해 익히 오요한 씨를 알고 있었다. TV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탁월한 사격 실력부터 자신보다 훨씬 더 피지컬이 좋은 다른 팀원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으며 오히려 압도하기까지 하는 모습,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번뜩이는 두 눈은 영화 속의 히어로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작업복을 입은 그의 모습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선한 눈에 수줍은 미소를 띤 오요한 씨를 처음 만났을 때는 짧은 팔 아래로 튀어나온 유난히 굵은 팔뚝을 제외하면 TV에서 보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아니라 길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의 모습이었다.
“안녕하십니까? 강철부대 시즌3에 출연했던 707 예비역 대위 오요한입니다. 현재 집수리 1인 기업 대표로서 ‘수리하는 남자’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서울과 경기북부권에서 일을 하며 천연대리석, 칸스톤, 인조대리석 등 석재 관련 유지보수 시공을 하고 있고 싱크대리폼, 타일부분교체, 각종 구멍복원 등 전반적으로 집 내부에서 발생하는 하자의 수리 및 교체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전역 후 짧은 기간에 일을 배워서 습득하고 또 1인 기업 대표로 혼자서 영업까지 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을 어떻게 해왔는지 궁금했다.
“전역을 앞둔 시점에 도배를 하시는 삼촌의 권유로 집수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정이 있다보니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과연 돈이 될까 많은 의문이 들었지만 고민보다는 먼저 부딪혀 보자는 생각으로 도전을 결심하고 휴가 때마다 집수리 교육을 배웠습니다. 전역 후에 퇴직금으로 화물차량과 각종 공구를 구매하였으며 2달 정도 수익 없이 집수리 교육을 더 받았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현장에 따라가 일을 배우고 집에 돌아와서는 늦은 시간까지 마케팅에 대해서 공부했습니다. 전역 후에 삶의 여유를 찾기보다는 우선 경제적으로 안정되도록 초급간부의 마인드로 처음부터 열심히 배워 지금의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강철부대’의 히어로
생계를 위해 택한 직업 외에 많은 사람이 그를 알아보게 만든 것은 바로 ‘강철부대’에 출연한 일이다.
“강철부대 1, 2가 방영될 때에는 제가 현역으로 복무할 때였습니다. 모집공고가 올라온 것을 보고 지원을 했습니다. 장교로서 부사관과 다르지 않다. 장교도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방송 촬영에 임했을 때는 방송에서 제가 어떤 이미지로 보이는지는 신경 쓸 틈이 없었습니다. 그저 707특전사를 전역한 군인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고 최선을 다하고 진정성 있게 임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우승을 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너무 재미있게 촬영했고 후회 없이 잘 마무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24시간 턱걸이’ 세계 신기록을 깨다
인터뷰를 진행하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오요한 씨가 24시간 턱걸이 기네스 기록에 도전해서 세계 신기록을 깼었다는 사실이다. 24시간 턱걸이는 말 그대로 24시간 동안 턱걸이를 최대한 많이 하면 되는 분야다. 중간에 휴식은 자유롭게 취할 수 있다.
“제가 턱걸이 하고는 인연이 좀 깊습니다. 3사관학교에서 교육받을 때 생도들을 대상으로 ‘턱걸이 왕’을 뽑는데 제가 욕심이 생겨서 열심히 준비했죠. 결국 ‘턱걸이 왕’으로 뽑혔었고 특전사에 들어가서도 공식적으로는 아니지만 턱걸이는 제가 1등을 했었습니다. 제가 전역을 했을 때도 마침 국내에서 턱걸이 대회가 열렸습니다. 군대에서 1등을 했으니 국내에서도 1등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대회에 참가해서 1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이제는 세계에서 1등을 해보자란 생각이 들더군요. 알아보니 기네스 세계 신기록에 ‘24시간 턱걸이’라는 분야가 있었고 기존 기록이 8,600개더라고요. 제가 707특전사 출신이라서 목표를 8,707개로 정했고 TV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도 촬영을 나왔었는데 23시간 10분 만에 목표를 달성했어요. 벅찬 마음으로 기네스 기록에 등재 신청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 사이 일본 사람이 8,940개로 세계 신기록을 세웠더라고요. 공식적으로 기록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린 탓에 제가 모르고 있었죠. 만일 알았다면 50분이나 여유가 있어서 충분히 그보다 더 많이 할 수 있었는데 상당히 아쉽습니다. 그래서 오는 9월에 다시 세계 신기록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다음 달부터는 현재 지금 하는 일 이외에 오후에 크로스핏을 전문으로 하는 체육관의 지점장일도 시작하기로 했다는 오요한 씨는 지금보다 더욱 바빠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주어진 자리에서 대한의 남아로서 조국 수호의 막중한 책무를 다하고 있는 머지않아 사회로 진출할 후배들에게 사회 선배로서 한마디를 부탁했다.
“지금 군 생활을 하고 계시는 분들은 전역하는 마지막 날까지 군인으로서의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여 시작과 끝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전역 후의 진로에 대해서 많은 걱정과 고민이 있을 텐데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전을 했다면 추진력 있게 밀어붙여야 합니다. 그래야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부딪힐 모든 일들이 다 내 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전역한 선배로서 여러분의 앞날을 응원하겠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성실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그의 앞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