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Live
여행 보일지도
한반도 한가운데로
빠져드는 여정
강원 양구
한반도 국토의 정중앙을 점으로 찍으면 어디쯤일까.
호국보훈의 달을 기념하여 6·25전쟁 중 격전이 벌어졌던 곳이자 국토의 정중앙에 위치한 강원 양구를 찾았다.
글 이재경 사진 양구군청 및 한국관광공사제공
양구전쟁기념관
한반도섬
양구에서 벌어진 9개의 전투를 돌아보다
양구전쟁기념관
6월을 맞아 양구전쟁기념관으로 걸음을 옮겨 본다. 6·25전쟁 당시 양구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 9개의 격전이 남긴 기록을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는 곳이 양구전쟁기념관이다. 여름으로 완연히 접어든 날씨에 양구전쟁기념관 마당으로 들어서면 야외에서부터 곳곳에 조형물과 전시물들이 보인다. 거대한 무기들, 상징탑, 콘크리트 벽면에 기댄 듯한 모습의 병사 조형물을 이어서 관람하다 보면 전쟁의 황량한 아픔을 생각해 보게 된다.
땀을 식히려 기념관 내부로 들어선다. 전투의 전개 과정을 설명한 사진과 글이 전시 공간을 알차게 채우고 있다. 개인 유품, 실물 탄피나 전투모 등도 다양한 연출로 전시되어 전쟁 당시의 분위기가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참전용사 이름을 나열한 긴 명단 앞에서는 애도와 감사의 마음으로 한번 멈추어 서게 된다. 전쟁기념관을 모두 둘러본 후 근처에 있는 양구통일관에서 북한의 실상과 우리의 통일정책 등도 이어서 살펴볼 수 있다.
•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해안면 해안서화로 47-7
익숙해서 더욱 신기한 실루엣
한반도섬
다음으로 방문할 장소는 국토 정중앙에 위치한 양구와 어울리는 상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드넓은 파로호 가운데 떠 있는 익숙한 실루엣의 인공섬, 한반도섬이다. 섬에 본격적으로 방문하기 전 전망대에 들러 그 모습을 확인해 보자. 푸르고 푸른 풍경도 보기 좋고, 인공적으로 조성한 섬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한반도와 닮은 형태를 띠고 있어 신기하고 재미있다.
한반도섬은 내부로 들어가 걷는 시간도 즐거운 곳이다. 나무데크 길을 따라 섬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파로호와 한반도섬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느긋하게 걸어 본다. 주변에 습지가 조성되어 있어 여름의 우거진 녹음이 푸른 하늘과 파로호 물빛에 어우러져 아름답다. 섬 내부에도 볼거리가 많다. 한반도를 작게 축소해 놓은 것처럼 각 위치마다 상징물이 설치돼 있다. 태극기가 꽂힌 독도와 울릉도, 최북단의 백두산, 최남단의 제주도에 설치된 돌하르방 등이 인상적이다. 이곳에서 한반도 각지의 인증샷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양구읍 한반도섬길 76
박수근미술관
소박한 일상의 따뜻함을 담은 양구의 화가
박수근미술관
박수근미술관에서는 담쟁이와 나무들이 어우러져 박수근 화백의 화풍처럼 편안한 풍경이 내내 펼쳐진다. 5채의 건물 중 기념전시관에서 매표를 한 후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기념전시관에서는 박수근의 작품들로 구성한 ‘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가 전시 중이다. 소박하고 평범하면서도 선하고 진실된 사람들의 일상을 그려내려 했던 박수근 화백의 따뜻한 작품세계를 느낄 수 있다.
이어서 박수근 라키비움에서는 박수근의 작품들을 색다르게 감상 가능하다. 3D 입체영상과 AR 인터랙티브로 구성된 미디어아트, 박수근 작품을 재구성하여 프로젝트 맵핑으로 전시한 공간 등이 마련되어 있다. 공간을 가득 채운 영상 덕분에 작품 속의 푸근한 일상으로 빠져드는 듯한 기분이 든다. 박수근 파빌리온과 현대미술관에서는 박수근 작품 일부의 전시와 박수근미술상 수상작가전, 스튜디오 입주작가전을 진행한다. 어린이와 함께 방문한 가족이라면 어린이미술관에도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이 준비되어 있으니 놓치지 말자. 박수근 화백이 그리고 부인 김복순이 쓴 ‘고구려 이야기’ 전시가 진행 중이다.
•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별과 함께 휴식하는 시간
국토정중앙 천문대
마지막 일정은 하절기 기준 밤 11시까지 운영하여 시간 걱정이 없는 국토정중앙 천문대다. 국토의 한가운데에 서서 올려다보는 밤하늘 모습을 상상해 보며 이곳을 찾았다. 천문대지만 높은 산중이 아니라 도촌리 배꼽마을 내에 위치해 있어서 방문하기가 비교적 편하다. 1층과 2층에 있는 천체투영실, 전시관 등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우주 관련 영화 상영, 전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3층의 천체관측실을 이용하고 싶다면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국토정중앙 천문대에서는 ‘물멍’, ‘불멍’에 이어 ‘별멍’이라는 이색 관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말 그대로 맨눈으로 별을 멍하니 바라보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이 프로그램은 매월 넷째 주 수요일, 천체투영실에서 밤하늘 영상을 감상한 후 천문대 옥상에 누워 육안으로 밤하늘을 관측하며 휴식하는 구성으로 진행된다. 매월 둘째 주 수요일에는 반려견과 동반해 흥미로운 강의를 듣고 밤하늘을 감상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으니, 취향에 따라 프로그램을 골라 보는 것도 좋겠다.
•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국토정중앙면 국토중앙로 127
박수근 동상
국토정중앙 천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