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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흐르는 강물처럼,
피어나는 꽃처럼,
기억을 걷는 봄날
전남 곡성
곡성의 봄은 따스하다. 산과 들을 수놓는 꽃들, 잔잔히 흐르는 섬진강의 물결,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이야기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옛이야기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숨결이 어우러진 곡성. 이곳으로의 여행은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 시간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여정이 된다.
글 박선경 사진 최다영


심청한옥마을
역사를 기리는 굳건한 상징
곡성 경찰승전탑
여행의 첫걸음은 곡성 경찰승전탑으로 향한다. 6·25 전쟁 초기 광주를 북한군에 빼앗기자 경상도 방면으로 후퇴를 권유했으나, 이곳에서 한정일 서장과 곡성경찰들은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켰다. 압록리 언덕 위에 우뚝 선 곡성 경찰승전탑은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상징이다. 맑은 하늘 아래 당당히 서 있는 탑은 곡성의 역사를 묵묵히 증언한다. 방문객들은 탑 아래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묵념을 하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이들의 용기와 헌신을 기린다. 그곳에서 바라본 곡성의 풍경은 눈부시게 평화로웠다. 그러나 이 평화는 누군가의 희생 위에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 전남 곡성군 오곡면 압록리 151-1

심청한옥마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힐링의 공간
심청한옥마을
다음으로 향한 곳은 심청한옥마을이다. 이 마을은 효녀 심청의 이야기를 테마로 조성된 전통 한옥 마을로, 기와집과 초가집이 어우러져 전통적인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다. 마을 곳곳에는 심청전의 이야기를 담은 조형물들이 있어 전통 설화와 역사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한옥에서의 숙박 체험을 통해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는 마을을 걸으며, 심청이 품었던 깊은 효심과 이곳에 머물렀을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시간은 흘렀지만 그들의 바람과 발걸음은 이곳에 남아 있는 듯했다.
• 전남 곡성군 오곡면 심청로 178

곡성기차마을 전통시장
정겨운 장터의 매력을 품으며 쉬어가는 곳
곡성기차마을 전통시장
섬진강기차마을로 가는 길, 곡성기차마을 전통시장에서 잠시 여정의 쉼표를 찍는다. 3일과 8일에 곡성 천변 한옥 시장에서 열리는 600년 전통의 5일장은 지역민과 여행객이 어우러지는 생기 넘치는 장터다. 알토란, 통담배상추, 신선한 해산물, 갓 튀긴 고소한 튀김, 오색찬란한 화초 등 먹거리와 특산물이 풍성하며, 상인들의 푸근한 인심은 여행의 따뜻함을 선사한다. 정겨운 흥정과 소소한 덤 속에서 곡성의 온기를 품고 돌아가는 길, 추억 한 조각이 가슴에 남는다.
• 전남 곡성군 곡성읍 곡성로 856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시간 여행을 떠나는 레일 위의 풍경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마무리는 섬진강기차마을이다. 폐선된 전라선 구간과 구 곡성역사를 활용해 조성된 이 기차 테마파크는 옛 정취와 현대적 감성이 조화를 이룬다. 정문에 들어서면 1933년에 세워진 구 곡성역사(등록문화재 제122호)가 방문객을 반긴다. 증기기관차는 섬진강기차마을에서 가정역까지 약 10km 구간을 시속 30km로 달리며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왕복 약 90분이 소요되며, 가정역에서 약 30분간 정차하여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증기기관차를 타고 섬진강을 따라 달리는 동안, 눈앞에 펼쳐지는 강물의 잔잔한 흐름과 산과 들의 고즈넉한 풍경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마치 오래전 이곳을 지나던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기차마을 내에는 장미공원, 드림랜드, 요술랜드, 동물농장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특히 장미공원은 매년 5월이면 열리는 곡성세계장미축제의 주 무대로, 1,004종의 장미가 화려하게 피어나는 장관을 연출한다.
• 전남 곡성군 오곡면 기차마을로 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