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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알고 싶다
제주도 해녀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식사를 제공하다
해녀의 부엌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존재하는 문화인 해녀로 특별한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이 있다.
해녀의 이야기로 공연을 선보이는 국내 최초 해녀 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사라져가는 해녀 문화를 보존하고 지역의 경제를 책임지는 ‘해녀의 부엌’을 만나보았다.
글 서인혜 사진 해녀의 부엌 제공
‘해녀의 부엌’은 어떤 곳인가?
해녀의 삶을 소재로 한 공연과 함께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뿔소라와 같은 신선한 해산물로 요리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국내 최초 해녀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해녀 문화를 널리 알리고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문을 열었다. 본점은 제주 해녀들이 직접 참여하는 토크쇼 형식의 공연을 볼 수 있는 뷔페식 콘텐츠 <해녀이야기>와 프로젝션 매핑기술을 활용한 연극과 한상차림 콘텐츠인 <부엌이야기>로 진행된다. 2호점인 북촌점은 제주 해녀 문화를 재해석한 코스 요리를 도슨트의 내레이션으로 경험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공연과 다이닝을 결합한 콘텐츠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고향이 제주도다. 고모와 할머니는 해녀 출신이고, 어렸을 적부터 해녀 이모들과 함께 자라왔다. 유학 준비 중 고향에 내려와 수확의 70%가 일본에 판매되는 제주도의 뿔소라와 톳이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제 값을 받지 못한다는 실정을 알게 되었다. 특히 톳은 생산량이 줄어들어 채취를 하지 않자 톳이 자라지 않는 자연 환경으로 변한다는 사실에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을 널리 알리기 위해 유학길을 포기하고 연극을 전공했던 동기들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와 해녀들의 삶을 담은 콘텐츠를 개발하게 되었다.
창업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숱한 어려움을 마주했지만, 지역 주민과 해녀분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오랜 기간 창고로 쓰인 활선어 위판장을 공연과 음식을 함께 파는 매장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낯설고 생소해 어촌계의 허락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미술과 연기로 놀이하는 시간을 가지고, 직접 해녀분들을 인터뷰해 작성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공연을 선보이며 공감과 믿음을 얻어냈다. 그렇게 종달 어촌계 계장님과 해녀분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해녀의 부엌이 있을 수 있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해녀의 부엌은 진짜 해녀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만들어졌다. 공연의 각 에피소드에는 주인공인 해녀들이 연극에 직접 출연하여 해녀들의 다양한 삶을 전달한다. 셰프도 해녀분들이다. 관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건 해녀 Q&A시간이다. 제주 해산물의 손질법과 레시피, 오랜 시간 다져온 노하우를 직접 알려주고 해녀들이 살아온 삶을 주제로 소통하며 관객과 해녀 모두에게 치유의 공간이 된다. 이처럼 오직 제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로컬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싶다.
지역과 상생하기 위한 일도 하신다구요?
해녀의 부엌은 처음 시작했던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좋은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으로 수익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만들기는 물론,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뿔소라, 톳 등의 해산물을 평균 시가보다 20% 정도 비싸게 매입하여 식당의 재료로 사용하고, 인터넷 펀딩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과 콜라보를 통해 뿔소라미역국, 군소무침 등의 음식을 판매하며 제주도 해산물을 브랜드화하여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해녀의 부엌’의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은?
해녀는 잠수 깊이에 따라 나뉜다. 상군 해녀는 하군 해녀의 수확량이 모자라면 자신의 것을 나누어주기도 한다. 또, 해산물이 자라날 수 있도록 해산물을 채취하지 않는 금채기를 둔다. 해녀들이 이렇게 공동체적이고 친환경적으로 해녀 문화를 지켜온 것처럼 우리도 지속가능한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해녀 문화는 점차 세계적으로 알려지며,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해녀의 식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제주만이 아닌 전국을 넘어 세계로 해녀 문화와 제주의 해산물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