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my Life
매치포인트
오래도록 고객에게
미쁘게 사랑받는 기업의 이야기
– 매일유업 & 유한킴벌리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이지만,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일시적인 이벤트 형식의 사회공헌이 아니라 오랜 기간 사회에 헌신해 온 기업들은 고객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죠. 오늘은 대한민국에 꾸준히 사회적 공헌을 해오며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기업, 매일유업과 유한킴벌리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글 한재동 작가 겸 칼럼니스트
Maeil
낙농보국,
낙농업으로 국가를 풍요롭게 하겠다는
매일유업
매일유업의 시작은 낙농업의 발전을 위해 국가와 민간이 합작한 ‘한국낙농가공’입니다. 농어촌개발공사(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기업 자본을 조달하고, 무역과 제분업으로 사업에 성공한 김복용 선대 회장이 1971년 민간 대주주 자격으로 경영을 시작했죠. 사업 초창기에는 소를 들여와 공장을 짓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비행기로 북미의 젖소를 들여오는 데 성공하며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6개월 이상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테트라팩 포장 기술을 도입해서 그동안 우유를 접하기 힘들었던 도서지방까지 공급될 수 있는데 큰 역할을 했어요. 덕분에 우리나라의 우유 소비가 촉진될 수 있었습니다. 초창기 한국 우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매일유업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며 국내 유제품 시장을 선도해요. 2008년 출시한 저지방 우유는 세계에서도 아직 태동기였던 저지방 우유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하는 데 성공합니다. 저지방 우유는 맛이 싱겁다는 편견을 깨며 출시 당시 4%에 불과한 저지방 우유 시장을 10년 뒤에는 19%까지 확대하게 돼요. 저지방 우유 외에도 신선함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신기술을 발명, 포장 패키지를 개선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갑니다.
그러다 2018년, 매일유업이 묵묵히 실천하던 사회적 공헌이 알려져요. 바로 ‘특수 분유’ 사업입니다. 특수 분유는 희귀병인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을 앓는 유아들을 위한 제품이지만, 생산하는 데 있어 매년 많은 금액의 손해가 발생해요. 고 김복용 창업주는 1999년 한 대학병원에서 희귀병을 앓는 아이를 만난 뒤 이 제품의 개발 및 생산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 받아서는 안 된다.”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받은 매일유업은 2006년 선대 회장이 작고한 뒤에도 특수 분유의 생산을 이어 나가 특수 분유의 종류를 추가 개발하고, 희귀병 아이들과 가족을 위한 행사도 열고 있어요. 사회적 공헌이 알려진 이후 매일유업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으며, 한국 우유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Yuhan kimberly
기업보다 더 유명한 캠페인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생활용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화장지, 미용 티슈, 생리대, 기저귀 등이 있어요. 유한킴벌리는 유한양행에서 시작됩니다. 유한양행은 1927년 독립운동가 유일한 박사가 만든 제약회사예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가졌던 유일한 박사는 실제 1971년 세상을 떠나며 본인이 가진 40%에 달하는 유한양행 주식을 모두 사회에 기부합니다. 현재 가치로 따지면 약 2조 4000억 원에 달한다고 해요.
유한킴벌리는 한국의 위생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유한양행과 미국의 킴벌리클라크사가 합작한 회사입니다. 현재 많은 생활용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품보다 더 유명한 것이 바로 유한킴벌리의 사회공헌 캠페인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입니다.
1980년대 초 유한킴벌리는 숲을 만들기 위해 자금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2년 동안 미용 티슈 매출의 1%를 따로 모았다고 해요. 기업이 나라의 땅에 숲을 만든 전례가 없기 때문에 정부를 설득하는 데 1년이라는 시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1985년 4월 충북 제천 백운면 화당리에 유한킴벌리가 만든 첫 번째 숲이 조성돼요. 잣나무 1만 2천 그루의 숲이었습니다.
매년 150만 그루씩 캠페인을 통해 나무가 심어지고 숲이 생깁니다. 심지어 유한킴벌리는 전례가 없는 사회공헌으로 사회공헌 비용 처리가 되지 않아 세금을 이중으로 부담했음에도 캠페인을 이어가요. 문민정부 시절이 되어서야 공익 활동으로 인정되어 면세가 되었다고 합니다. 캠페인이 시작된 이래 여러 명의 대표이사가 바뀌었지만, 나무 심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기업들은 사회공헌을 하면 어떻게든 알리려고 애씁니다. 그런데 유한킴벌리는 그러지 않았어요. 숲과 나무의 중요성만을 알릴 뿐입니다. 하지만 40년 넘게 이어져 온 캠페인의 진심은 국민들에게 전해졌어요. 전 국민의 77%가 이 캠페인에 대해 알고 있다는 조사 결과와 더불어, 유한킴벌리의 기업 이미지가 제품을 구매할 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소비자가 82%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속적인 사회적 공헌에 대한 국민들의 존경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