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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더 잡
조선시대에도 범인 잡는
여성 형사가 있었다
다모 & 형사
우리가 강력범죄로부터 한 발짝 떨어진 평화로운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직업이 있다. 범죄를 수사하는 경찰인 형사 덕분이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도 범인을 잡는 여성 형사 같은 직업이 있었다고 한다. 과거로 돌아가 다모의 이야기를 살펴보았다.
차를 준비하는 관비지만, 여성 전담 형사이기도
다모
다모(茶母)는 관청에서 차를 관리하고 대접하던 여성 노비를 뜻한다. 조금 더 익숙한 단어인 식모의 ‘차’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조선시대에도 여전히 고위 관리들이 차를 즐겨 마셨기에 차 심부름을 하는 관비가 따로 존재했던 것이다. 그중에서도 사헌부 관원들은 ‘다시청(茶時廳)’에 모여 차를 마시며 의견을 나누거나 긴급한 일로 한밤중에 ‘야다시(夜茶時)’ 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때에 다모가 차를 준비해 주었다. 다모는 중앙 관청뿐 아니라 도로와 역마를 관리하는 ‘역’이나 마을의 관아, 포도청 등에도 배속되던 흔한 직업이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다모는 형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남녀칠세부동석의 관습으로 인해 남성 포교와 포졸은 첩이나 기생의 집을 염탐하거나 수색할 수 없었기에 지명 수배된 죄인이 여성의 집에 숨어들었는지 확인하는 일에 다모가 활약했다. 치마 속에 쇠도리깨와 포승줄을 숨기고 들어가 죄인을 직접 체포하는 것이다. 이런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에 의금부에서는 다모를 뽑을 때 키가 5척(약 165cm) 이상이며 쌀 다섯 말을 쉽게 들 수 있고 막걸리 서 말을 단숨에 마시는 강한 여성을 조건으로 삼았다.
그러나 다모는 조선시대 후기가 되며 차 마시는 풍습이 쇠퇴하면서 형사의 역할을 하지 않는 찬모로 변했다. 개화기 이후에 다모들이 차를 파는 찻집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형사 역할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범죄로부터 시민을 지키는 든든한 수사관
형사
드라마나 영화에서 우리가 자주 접하는 ‘형사’는 경찰 중 수사 권한을 가진 경찰을 일컫는다. 다모도 첩이나 기생의 집을 수색하여 죄인을 체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현대의 형사가 하는 일과 닮은 부분이 있다. 그러나 다모는 본업이 따로 있었으며 여성의 집을 수색하는 경우에만 주로 동원되었다는 점에서 형사보다 수사 업무의 범위가 좁다는 차이가 있다. 다모는 여성으로만 선정했던 것도 형사와는 다르다.
오늘날 형사과의 구성은 지역 경찰서와 경찰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경찰청의 경우 폭력이나 절도부터 살인·강도까지 다양한 범죄를 수사하는 강력계, 과학수사와 지문 관련 업무를 맡는 과학수사계, 마약류 범죄를 총괄하는 마약범죄수사대, 중요 사건이나 신종 범죄를 수사하는 강력범죄수사대 등으로 부서가 나뉜다. 최근 유행하는 사이버 범죄를 포함한 지능범죄를 수사하기도 한다. 언제든 수사를 나갈 수 있어 항시 사복 차림인 것이 특징이다.
형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경찰대학이나 경찰 공무원 시험을 통해 경찰관이 된 후, 관련 부서로 발령을 받아야 한다. 휴일에도 출근해서 사건을 처리하기도 하고, 잠복근무를 할 때는 열악한 잠복 환경 속에서 범인을 놓치지 않도록 오랫동안 집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범죄로부터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보람으로 남다른 사명감을 지닌 의미 깊은 직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