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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JOB 굿 LIFE
나라를 지키는 군인에서,
농촌을 지키는 청년 농부로
2022년 제대군인 리스타트
챌린지 수기 공모전 우수상
글 이건희 예비역 육군 중사
저는 얼마 전까지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서른 살이 되던 해, 군인이 아닌 청년 농부가 되었습니다.
군의 전자 · 정보통신 정비 분야에 근무하면서 진급과 장기복무, 수상과 표창을 받는 등 성취감도 컸습니다. 그 덕분에 군단급 부대에서 인사실무자로 근무하며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간부였습니다.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서 나라에 충성을 다하고 이바지하며,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열심히 근무했다고. 군인으로서 성취감도 있었고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점점 내가 주체가 되어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일이 하고 싶었습니다.
야간 대학원(정보통신대학원) 시절 ICT 융복합, 빅데이터를 배우면서 이런 기술들이 농업과 융합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스마트팜을 알게 되면서 과학적인 농업에 반하였습니다. 약 6개월간 개인 시간과 휴가를 활용하여 안성, 완주, 고흥, 괴산, 청양, 상주, 논산, 문경, 거창, 경산 등에 있는 유명한 선도 농가와 농업기업 등에서 현장 인턴으로 실제로 작물도 키우고 배우며 경험하였습니다. 대규모 농장, 최첨단 스마트팜 단지 등을 돌면서 내가 배운 정보통신과 농업의 융합을 보며 기대하고 설레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제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망설였습니다. 너무 행복하고 좋았던 군 생활이었기에 쉽게 전역을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100세 시대라는 시대적인 흐름과 그리고 좀 더 어릴 때 열정을 다시 한번 불어넣을 수 있는 일을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농부가 되자고 결심했습니다. 저의 결심과 달리 주변 사람들은 “왜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사서 고생하려고 하냐?”며 말렸습니다. 특히 부모님께서 더욱 저를 말리셨습니다. 저의 비전과 5개년 계획을 보여드리고 부모님께 겨우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 군 생활 9년을 끝으로 전역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농업을 준비한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농업에 대해 이론은 물론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기에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전역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제대군인지원센터 상담사님께 많은 자문과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선 직업능력개발 교육비를 신청하여 굴착기 자격증을 취득하고, 귀농・귀촌에 대한 오프라인 교육 정보를 받았습니다. 농협중앙회에서 주관하는 청년 농부사관학교를 소개받아 입교하기로 마음먹었고 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입교 후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하우스에 들어가서 작물들은 잘 잤는지, 생육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군대에서 일찍 일어나고 몸 관리를 했던 습관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매일 배운 내용을 기록하고 정리했습니다. 이것을 블로그에 기록하였고, 저의 스토리를 만들어 저처럼 농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공유하고 소통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총 세 가지의 경험을 통해 귀농과 농업에 대한 비전에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농업의 기본적인 이해였습니다. 지금까지 농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공부했다면, 이곳에서 농업과 기술의 연계성을 배웠습니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커가는 식물을 시설하우스를 이용해서 우리가 식물의 환경과 생육을 조절하는 형식으로 발전되고 있고, 더 나아가 로봇 등을 이용해서 노동력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작물 생육에 대한 이해와 데이터만 가지고 있다면, 저의 정보통신 기술과 융합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선도 농가 현장실습 교육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농업과 현장에서의 농업은 정말 달랐습니다. 상토부터 물까지 하나하나 농부의 손길이 필요했고, 작은 배수로 작업부터 비닐하우스까지 모든 게 손으로 직접 해야 되는 일이었습니다. 포기도 하고 싶었고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지만, 군에서 버티고 이겨냈던 강한 끈기와 부대원들과 작업했던 날들을 떠올리며 열심히 했습니다. 그 노력과 노동의 대가로 과실이 나왔고, 이 결과물들이 얼마나 값지고 어렵게 나왔는지 깊이 느꼈습니다.
세 번째는 비즈니스 플랜입니다. 저는 농업도 하나의 사업으로 생각합니다. 생산부터 가공, CS관리, 판매, 유통까지 모든 영역에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육 커리큘럼 속에서 농업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써 내려갔습니다. 오랜 준비 끝에 발표를 하게 되었고, 50명의 예비 청년 농부들 사이에서 당당히 우수 계획서로 채택되어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교육기간 동안 동고동락한 동기생 2명과 함께 농업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팀을 만들었습니다. ‘농업도 사업’이라는 비전으로 농업 스타트업팀을 구성하여 경영과 기획, R/D, 홍보와 마케팅 3가지 분야로 나누어 업무를 분담하였고, ‘농업으로 잘 될 놈들’이라는 의미를 담아 ‘될농’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그리고 교육 때 현장실습을 했던 경남 거창으로 최종 귀농지를 선택하였습니다. 저희가 키울 작물인 딸기의 고장이며, 청년 농부에 대한 정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귀농하여 바로 땅을 사지 않고 정부 청년농 육성정책의 지원을 받아 거창군 청년경영실습 농장 800평을 임대받았습니다. 딸기 재배에 필요한 여러 시설들을 직접 설치했고, 창농준비에 도움이 되는 경험과 데이터를 얻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선도 농가를 찾아 일도 하고 직접 판매도 하며 여러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농업 그 자체가 비전’이라고 생각하며 농촌에서 여러 활동들을 겸하고 있습니다. ‘거창군 귀농·귀촌인 연합회’ 사무국 활동을 하면서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해 SNS와 행정업무 등의 업무를 겸하고 있고, 행정안전부 주관 경상남도 청년공동체 ‘잇다’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헌 옷을 리싸이클링하여 농작업복으로 만들어 청년 농부 농가에 전달하고 그것을 홍보영상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처음에는 정밀하고 과학적인 농업에 반해 들어오게 된 농촌, 들어와 보니 활력 있고 생기 넘치는 유기적인 움직임들이 많습니다. 무너져가는 집과 사라지는 골목들이 재생되고, 여러 청년공동체들이 옹기종기 모이는 것들을 보고 있습니다. 농산물 활성화를 위한 로컬푸드 교육, 농촌 경관을 관광 자원화하는 농촌 기획 등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와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청년 농부로서 삶을 영위하며 농촌을 살리고 전통을 이어가는 청년 농촌기획가로서의 꿈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농촌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군대에서 지난 9년간의 밑거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자체 공무원들과도 제가 했던 업무와 유사한 게 많아서 소통도 잘 되고 일을 진행하는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매사에 힘든 게 많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 군인정신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막막하고 어려웠던 새로운 도전을 든든하게 지원해준 제대군인지원센터. 저는 지금도 가끔 퇴직하신 저의 담당 상담사님과 연락하며 여러 가지로 인생의 조언을 받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더 많은 제대군인이 제대군인지원센터의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본 수기는 개인의 경험으로 정부의 정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본 수기는 지면 관계상 내용이 다소 요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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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지키는 군인에서,
농촌을 지키는 청년 농부로
2022년 제대군인 리스타트
챌린지 수기 공모전 우수상
글 이건희 예비역 육군 중사
저는 얼마 전까지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서른 살이 되던 해, 군인이 아닌 청년 농부가 되었습니다.
군의 전자 · 정보통신 정비 분야에 근무하면서 진급과 장기복무, 수상과 표창을 받는 등 성취감도 컸습니다. 그 덕분에 군단급 부대에서 인사실무자로 근무하며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간부였습니다.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서 나라에 충성을 다하고 이바지하며,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열심히 근무했다고. 군인으로서 성취감도 있었고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점점 내가 주체가 되어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일이 하고 싶었습니다.
야간 대학원(정보통신대학원) 시절 ICT 융복합, 빅데이터를 배우면서 이런 기술들이 농업과 융합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스마트팜을 알게 되면서 과학적인 농업에 반하였습니다. 약 6개월간 개인 시간과 휴가를 활용하여 안성, 완주, 고흥, 괴산, 청양, 상주, 논산, 문경, 거창, 경산 등에 있는 유명한 선도 농가와 농업기업 등에서 현장 인턴으로 실제로 작물도 키우고 배우며 경험하였습니다. 대규모 농장, 최첨단 스마트팜 단지 등을 돌면서 내가 배운 정보통신과 농업의 융합을 보며 기대하고 설레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제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망설였습니다. 너무 행복하고 좋았던 군 생활이었기에 쉽게 전역을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100세 시대라는 시대적인 흐름과 그리고 좀 더 어릴 때 열정을 다시 한번 불어넣을 수 있는 일을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농부가 되자고 결심했습니다. 저의 결심과 달리 주변 사람들은 “왜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사서 고생하려고 하냐?”며 말렸습니다. 특히 부모님께서 더욱 저를 말리셨습니다. 저의 비전과 5개년 계획을 보여드리고 부모님께 겨우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 군 생활 9년을 끝으로 전역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농업을 준비한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농업에 대해 이론은 물론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기에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전역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제대군인지원센터 상담사님께 많은 자문과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선 직업능력개발 교육비를 신청하여 굴착기 자격증을 취득하고, 귀농・귀촌에 대한 오프라인 교육 정보를 받았습니다. 농협중앙회에서 주관하는 청년 농부사관학교를 소개받아 입교하기로 마음먹었고 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입교 후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하우스에 들어가서 작물들은 잘 잤는지, 생육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군대에서 일찍 일어나고 몸 관리를 했던 습관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매일 배운 내용을 기록하고 정리했습니다. 이것을 블로그에 기록하였고, 저의 스토리를 만들어 저처럼 농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공유하고 소통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총 세 가지의 경험을 통해 귀농과 농업에 대한 비전에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농업의 기본적인 이해였습니다. 지금까지 농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공부했다면, 이곳에서 농업과 기술의 연계성을 배웠습니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커가는 식물을 시설하우스를 이용해서 우리가 식물의 환경과 생육을 조절하는 형식으로 발전되고 있고, 더 나아가 로봇 등을 이용해서 노동력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작물 생육에 대한 이해와 데이터만 가지고 있다면, 저의 정보통신 기술과 융합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선도 농가 현장실습 교육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농업과 현장에서의 농업은 정말 달랐습니다. 상토부터 물까지 하나하나 농부의 손길이 필요했고, 작은 배수로 작업부터 비닐하우스까지 모든 게 손으로 직접 해야 되는 일이었습니다. 포기도 하고 싶었고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지만, 군에서 버티고 이겨냈던 강한 끈기와 부대원들과 작업했던 날들을 떠올리며 열심히 했습니다. 그 노력과 노동의 대가로 과실이 나왔고, 이 결과물들이 얼마나 값지고 어렵게 나왔는지 깊이 느꼈습니다.
세 번째는 비즈니스 플랜입니다. 저는 농업도 하나의 사업으로 생각합니다. 생산부터 가공, CS관리, 판매, 유통까지 모든 영역에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육 커리큘럼 속에서 농업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써 내려갔습니다. 오랜 준비 끝에 발표를 하게 되었고, 50명의 예비 청년 농부들 사이에서 당당히 우수 계획서로 채택되어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교육기간 동안 동고동락한 동기생 2명과 함께 농업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팀을 만들었습니다. ‘농업도 사업’이라는 비전으로 농업 스타트업팀을 구성하여 경영과 기획, R/D, 홍보와 마케팅 3가지 분야로 나누어 업무를 분담하였고, ‘농업으로 잘 될 놈들’이라는 의미를 담아 ‘될농’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그리고 교육 때 현장실습을 했던 경남 거창으로 최종 귀농지를 선택하였습니다. 저희가 키울 작물인 딸기의 고장이며, 청년 농부에 대한 정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귀농하여 바로 땅을 사지 않고 정부 청년농 육성정책의 지원을 받아 거창군 청년경영실습 농장 800평을 임대받았습니다. 딸기 재배에 필요한 여러 시설들을 직접 설치했고, 창농준비에 도움이 되는 경험과 데이터를 얻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선도 농가를 찾아 일도 하고 직접 판매도 하며 여러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농업 그 자체가 비전’이라고 생각하며 농촌에서 여러 활동들을 겸하고 있습니다. ‘거창군 귀농·귀촌인 연합회’ 사무국 활동을 하면서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해 SNS와 행정업무 등의 업무를 겸하고 있고, 행정안전부 주관 경상남도 청년공동체 ‘잇다’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헌 옷을 리싸이클링하여 농작업복으로 만들어 청년 농부 농가에 전달하고 그것을 홍보영상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처음에는 정밀하고 과학적인 농업에 반해 들어오게 된 농촌, 들어와 보니 활력 있고 생기 넘치는 유기적인 움직임들이 많습니다. 무너져가는 집과 사라지는 골목들이 재생되고, 여러 청년공동체들이 옹기종기 모이는 것들을 보고 있습니다. 농산물 활성화를 위한 로컬푸드 교육, 농촌 경관을 관광 자원화하는 농촌 기획 등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와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청년 농부로서 삶을 영위하며 농촌을 살리고 전통을 이어가는 청년 농촌기획가로서의 꿈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농촌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군대에서 지난 9년간의 밑거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자체 공무원들과도 제가 했던 업무와 유사한 게 많아서 소통도 잘 되고 일을 진행하는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매사에 힘든 게 많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 군인정신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막막하고 어려웠던 새로운 도전을 든든하게 지원해준 제대군인지원센터. 저는 지금도 가끔 퇴직하신 저의 담당 상담사님과 연락하며 여러 가지로 인생의 조언을 받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더 많은 제대군인이 제대군인지원센터의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본 수기는 개인의 경험으로 정부의 정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본 수기는 지면 관계상 내용이 다소 요약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