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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my Life
리;스펙 히어로

바다가 가진 무한한 에너지를 가슴에 품은
열정이 넘치는 바다 사나이

정 훈 예비역 해군 원사

참~ 바다를 좋아하나 보다. 바다를 좋아해서 해군이 되었고 만기전역을 했다. 지금도 울릉도에 살면서 독도 여객선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닮아간다고 한다. 꾸밈없는 바다를 닮은 사나이, 예비역 해군원사 정 훈 씨를 만났다.

양일석 사진 오철민 영상 황지수

정 훈 예비역 해군 원사
정 훈 예비역 해군 원사

해기사
선박을 운용하는 직업이나 그 일에 필요한 면허증을 말한다.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은 선박직원법의 영향을 받는다. 면허증은 해양수산부 산하 지방해양수산청에서 발급하고, 시험은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주관한다. 크게 갑판부와 기관부로 나뉜다.

• 해기사의 종류
항해사, 선박기관사, 전자기관사, 통신사, 운항사, 수면비행선박조종사, 소형선박조종사

Interview

바다를 동경한 소년
바다! 쳇바퀴 돌 듯 일상을 이어가다 보면 문득 바다를 보러 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바다는 엄마 품같이 한없이 자애롭고 포근한 반면 우리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데려가 줄 것만 같은 모험의 장소이기도 하다. 바다를 좋아하던 한 소년이 있었다. 일찍부터 바다를 꿈꾸었기에 고등학교 입학부터 해군 부사관 위탁생으로 출발하였다. 그는 입대 후 좋아하던 바다에서 35년 11개월간의 군생활을 끝내고 만기 전역한 뒤에도 여전히 바다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저는 현재 포항에 소재지를 두고 있는 여객선사인 대저해운에 입사하여 썬라이즈호의 갑판원으로 근무 중입니다. 썬라이즈호는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는 총톤수 388톤의 쾌속선으로서 40노트로 항해하며 승객수는 442명입니다. 저희 승무원은 갑판부와 기관부로 나뉘는데 저는 갑판부로 기관실 외의 모든 장비의 정비 및 여객의 승·하선 안내 및 대여객 서비스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36년 가까운 세월을 바다에서 보냈다면 바다가 질릴만도 한데 다시 또 배를 타는 직업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군복무를 마친 후에 제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다시 배를 타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배를 탈 거라면 편안한 유람선보다는 쾌속선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았고요. 현재 저는 갑판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육지에서 하는 일보다 보수나 대우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특히 제가 일하고 있는 대저해운은 업계에서 가장 좋은 편입니다. 또 기본적으로 한 달에 10일을 쉴 수 있는데 일년 연중 계속 운항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 인원이 탑승하지 않으면 배를 운항할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에 비수기에는 운항을 하지 않고 배의 수리 및 정비를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울릉도에 닻을 내리다
바다를 향한 그의 로망은 그의 직업뿐 아니라 그의 삶 전체를 변화시켰다. 바다가 좋아 해군에 지원했고 군생활 중 포항에서 인연을 만나 결혼했다. 지금은 군생활을 하며 가장 많은 추억을 쌓은 울릉도에 아내와 같이 닻을 내리고 정박한 상태다.
“2000년도부터 시작해서 군생활을 하는 동안 총 세 번의 울릉도 근무경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때 울릉도에 반하게 된 거죠. 울릉도의 경치와 맑은 공기, 봄에는 각종 나물을 뜯고 겨울에는 고로쇠 채취를 하며 제가 좋아하는 스킨스쿠버를 하는 등, 사시사철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울릉도 생활은 제가 울릉도에 정착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제 아내도 포항에서의 22년간의 간호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2018년도에 울릉의료원으로 이직하여 지금까지 울릉도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는 하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서 근무중에 겪는 어려움에 대해 물어보았다.
“저희 배는 음주와 흡연이 금지되어 있는데도 가끔은 술을 마시고 취한 채로 소동을 벌이는 승객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조금 힘이 들기도 하죠. 또 저희 배가 쾌속선이다 보니 종종 멀미로 고생하시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에도 별다른 도움을 드릴 수 없어서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혹시 앞으로 배를 타실 분들을 위해서 조언을 드리자면 멀미약은 승선하시기 최소 한 시간 전에는 드셔야 효과가 있고, 배를 탄 후에 멀미가 날 것 같을 때는 일단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정보를 줄이기 위해 눈을 감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수면을 취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요.”

끝나지 않은 항해
지금도 열심히 군생활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군선배이자 인생선배로서의 조언을 구했다.
“군생활을 오래했지만 전역후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하지 못한 부분이 제일 아쉽습니다. 해군으로 복무를 하는 중에는 5급 항해사를 2주만 교육받고 무료로 딸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혜택이 있습니다. 군 복무 중 미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알아보고 준비한다면 여러 가지 도움이 될 겁니다. 또 저처럼 군에서 오래 근무하신 분들도 전역 후에 연금에 의지해서 편안한 일자리를 찾지 말고 적극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도전해 본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이 제 인생의 전성기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생각입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군대를 만기제대하고 편안한 노년을 준비하는 퇴역군인이 아니라 언제든 닻을 감아올리고 돛을 펼친 채 먼바다를 향해 모험을 떠날 준비를 하는, 바다를 동경하는 소년을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그의 앞에 펼쳐질 인생항로가 순풍이 불어주는 잔잔한 수면 위가 될지, 폭풍우가 몰아치는 거친 파도 위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는 항상 안주하지 않고 그의 앞에 펼쳐진 바다를 향해 힘차게 노를 저어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더 힘껏 날아오르기를 기원한다.

바다를 향한 그의 로망은 그의 직업뿐 아니라 그의 삶 전체를 변화시켰다.
편안한 일자리를 찾지 말고 적극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도전해 본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매치포인트전통의 승부, 엘 클라시코!
그 뜨거운 함성을 담아
선배의 노하우 Zip해군 항공 승무원이 전자식 기술교범을 만드는 방산업체의 사원이 되다
백건하 예비역 해군 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