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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처방전
불가능은 절실함이 부족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정영삼 예비역 육군 소령
절실함은 전혀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보병장교로 전역할 때까지 정보통신분야에는 전혀 문외한이던 예비역 육군 소령 정영삼 씨가 스마트 팜이라는 첨단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분야에 입사한 지 갓 1년 만에 사업전반을 총괄하는 위치에서 근무하는 것을 보면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어떠한지 가늠하게 된다.
글 양일석 사진 황지수
Mentee
자기소개와 회사소개를 부탁합니다.
Mentor
저는 육군3사관학교 35기로 임관하여 전후방 각지에서 군생활을 하고 소령으로 전역하였습니다. 현재는 축사, 농지 등에 ICT를 접목하여 원격 · 자동으로 가축과 작물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 ·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판매하는 ‘㈜ 인프로’ 라는 스마트 팜 회사에서 개발, 생산, 영업 등 전반적인 업무의 총괄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Mentee
ICT라면 정보통신 분야를 말하는데 입사 전에 관련 지식이나 자격증이 있었나요?
Mentor
관련 자격증은 물론 지식도 전혀 없었습니다. 특별한 기술적 기능을 요하지 않는 보병장교로 22년간 생활하며 전역하였고 전직지원기간 동안 취업을 준비하며 원서 접수 및 면접을 많이 봤지만 모든 회사가 해당업무에 대한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채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해왔습니다. 전직지원기간과 전역 후 기간을 포함하여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취업에 대한 간절함에 남들이 회피하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극에 달했을 때 지금 다니고 있는 ‘㈜ 인프로’에서 최종 합격의 통지를 받고 이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Mentee
관련 지식이 없는 낯선 분야에서 일하면서 어떻게 적응하셨나요?
Mentor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보병장교로 생활해왔던 저에게,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팜과 매칭되는 사항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가 해보지 않았고 경험이 없다고 해서 뭔가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도태되어 가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다른 이들보다 전문분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격차는 반드시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이러한 생각을 현실화하기 위해 저는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스스로를 스펀지라 칭하며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또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모르는 것이 발생하면 그것을 아는 누구라도 찾아가 묻고 답을 듣고 메모하는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하였고, 지금도 그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내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군생활과 유사한 성향의 직업을 구한다는 것이 어렵고 힘든 만큼 새로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흡수하는 스펀지와 같은 마음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Mentee
업무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나요?
Mentor
지금 다니고 있는 ‘㈜ 인프로’는 부서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회사 대표님, 하드웨어, 소프트 웨어, 재무, 시공 등 저마다 특수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해당 부서에 맞는 능력과 요구되는 능력을 키워나가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특수한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도 좋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상황과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entee
어려운 상황도 많았을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Mentor
회사 구성원으로 일을 하며 첫 출근부터 현재까지도 쉬운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주어지는 일에 대해 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이 업무를 한번도 안 해봤는데 할 수 있을까? 못하겠는데! ”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해보지 않아 모르는 것이라 할지라도 나에게 임무가 부여된다면 유경험자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을 활용하여 방법을 찾아보고, 업무를 추진하며 시행착오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고 진행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늘어나고 그것을 통해 나만의 업무영역을 창출할 수 있다 생각하기 때문에 시행착오마저도 내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Mentee
오랜 군생활이 지금의 업무에 도움이 되나요?
Mentor
저에게 군생활은 초임장교로 군에 적응하기 위한 순간부터 군을 떠나는 순간까지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배우고 익히는 배움의 터전이었습니다. 보통 장교들과 달리 소대장이 아닌 특전사 부중대장으로 시작하여 각종 참모와 지휘관 역할을 수행하며 육군 소령을 끝으로 22년간의 군생활을 마쳤습니다. 군대를 떠나 사회의 일원으로 소속되어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새로운 세상에 잘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군생활에서 배우고 체득한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지금은 떠났지만 군생활은 내가 평생을 살아갈 힘의 원천이 되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 생각합니다.
Mentee
군대와는 달리 지금 하는 일에서는 어떤 보람을 느끼나요?
Mentor
‘스마트 팜’이라는 것은 단순하게 물건이나 기술을 판매하는 일차원적인 것이 아니라 ICT를 접목하여 원격 · 자동으로 가축과 작물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관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업체와 소비자(농가)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 상생해야 하는 상호보완적 성향을 가지는 공동 운명체라고 할 수 있고 최고의 기술력을 통해 대한민국 농가를 세계적인 수준의 농가로 발전시켜 나가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그 속에서 나의 역할이 우리나라 농 · 축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통해 군에서와는 또 다른 면에서 국가와 국민에 충성한다고 생각합니다.
Mentee
새로운 일에 도전하여 짧은 시간에 적응하신 것 같은데 향후 목표가 있습니까?
Mentor
향후 목표라는 거창한 표현을 쓸 만큼 대단한 것은 없지만, 군생활간에도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만큼은 자부심을 갖고 임했듯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갖고 임하여 나 자신이 존재하는 동안 내가 하는 분야에서만큼은 최고가 되고자 하는 게 나의 조촐한 목표입니다.
Mentee
전역을 앞두고 혹은 전역 후 취업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Mentor
세상에는 정말 많고 많은 직업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직업들 모두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더라도 ‘경험자 우대’라는 문구가 많이 있습니다. 경험자는 같은 시간 같은 일을 해도 높은 성과와 대가를 창출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입니다. 그렇듯 자신이 하고자 하는 직업이 있다면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현재부터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임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요즘 시대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냉정함이 있는 사회임을 명심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지식을 지금부터라도 축적해 나갈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면 모든 것을 흡수하는 스펀지처럼 주어진 일을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스펀지’ 말하기는 참 쉽지요. 그러나 사람은 개인의 자존감, 자존심, 성향 등으로 자신을 낮추고 숙여가며 배우고 익히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지요, 하지만 내가 꿈꾸는 최종상태를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스펀지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스마트 팜
비닐하우스 · 유리온실 · 축사 등에 IoT, 빅데이터 · 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을 접목하여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원격 · 자동으로 적정하게 유지 · 관리할 수 있는 농장. 원격제어 단계의 1세대, 데이터 기반 정밀 생육관리 단계의 2세대, 인공지능 · 무인자동화 단계인 3세대로 구분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