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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온더트립
호국보훈의 달
평화가 깃든 뜻깊은
파주여행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통일안보관광지 파주를 찾았다.
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임진각에서부터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영국군 설마리전투 추모공원까지.
전쟁이 남긴 상흔과 역사적 의미를 기리며 6월의 시간을 의미 있게 채워본다.
글 박성하 사진 파주시청 제공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영국군 설마리전투 추모공원
호국보훈의 얼을 좇아 파주에서의 마지막 여정, 설마리로 향했다. 설마리는 조선시대 임꺽정이 활동했다고 전해질 만큼 산세가 깊은 감악산과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설마리 계곡이 흐르는 명소이다. 지난 2016년 감악산 출렁다리가 개통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 설마리를 찾고 있다. 설마리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격전지로서 역사적인 의미도 깊은 장소이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던 영국군이 서울로 진격하려는 중공군을 막기 위해 사흘 밤낮을 사수하다가 설마리에서 전사했고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공원이 조성되어.
산자락 아래 오목하게 자리한 영국군 설마리전투 추모공원은 감악산이 따스하게 품고 있는 듯 평온한 기운이 맴돈다. 영국군을 상징하는 베레모 모양의 추모 조형물과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영국군 동상, 참전용사 914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이 설치되어 있다. 글로스터교를 지나면 국가등록문화재 제407호로 등록된 영국군 설마리전투비가 자리하고 있다. 주변의 돌들을 채석해 쌓아올린 뒤 유엔기, 영국군의 부대 표지, 한글과 영문을 각각 새겨 모두 4개의 비(碑)를 부착해서 만들었다. 설마리 전투가 벌어진 봄이 되면 전쟁 당시 전사한 영국군의 넋을 기리는 설마리 전투 기념식이 매해 열리고 있다.
• 영국군 설마리전투 추모공원 경기 파주시 적성면 구읍리 112-1
임진강 가까이에서 통일을 꿈꾸다, 오두산 통일전망대
포털 사이트에서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검색하면 ‘북한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문장이 주를 이룬다. 호기심과 설렘을 잔뜩 품고 전망대에 오르면,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들어가는 절경과 북한 황해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산자락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곡선과 건물들의 형태가 뚜렷하게 보일 만큼 가까운 풍경이 북한이라니. 한참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망원경을 들여다보면 관산반도에서 생활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고, 자연스레 ‘한민족’이라는 애틋한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로비와 이어진 공간에서는 연중 다양한 주제의 특별기획전시가 열린다. 2층에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 정치, 교육, 문화, 예술 분야 등 북한의 내부를 깊숙이 알 수 있는 북한관련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다. 4층 전망라운지는 최북단 전망대 중에서 유일하게 360도로 주변 경치를 관람할 수 있다. 통유리 너머로 광활하게 펼쳐지는 서해바다와 북한 땅, 그리고 자유로이 비행하는 철새들을 조망하며 감상에 젖어든다.
• 오두산 통일전망대 경기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9
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임진각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7km 떨어진 지점. ‘임진강의 누각’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통일안보관광지 임진각이 자리하고 있다. 북한 실향민을 위해 세워진 임진각을 중심으로 임진강지구 전적비, 미국군 참전비 등 각종 전적기념물이 있으며 분단 전 신의주까지 달리던 기차가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다.
임진각은 서울보다 개성이 더 가까울 정도로 북한과 인접해 있지만 복잡한 승인허가절차 없이 민간인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어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많이 찾는 명소이다. 특히, 임진각 건너편에 자리한 망배단(望拜壇)에서는 북쪽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이 명절에 차례를 지내기도 한다. 고향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그리운 북쪽의 가족들을 떠올리며 마음으로 인사를 전하는 공간이다. 발걸음을 옮겨 망배단 뒤쪽 자유의 다리로 향한다. 1953년 한국전쟁 포로 12,773명이 자유를 찾아 귀환했던 다리를 직접 걸어보며 ‘자유로의 귀환’을 꿈꿨던 절실했던 시간들을 떠올려본다.
• 임진각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64
자유와 평화의 바람이 머무는, 평화누리공원
임진각을 중심으로 전쟁 관련 명소들을 둘러봤다면 이제 여유로이 휴식을 가져볼 차례. 초록의 싱그러움이 기다리고 있는 평화누리공원으로 향한다. 3만 평 규모의 드넓은 언덕 위로 솟아 있는 거대한 조형물 4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통일 부르기>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철근과 대나무를 이용해 사람모양이 점점 커지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아 모두 북쪽을 향하도록 제작되었다. 거대한 조형물이 내어주는 그늘 아래 삼삼오오 모여 피크닉을 즐기는 풍경은 평화로움 그 자체.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형형색색의 수많은 바람개비들이 어우러진 작품 <바람의 언덕>을 배경으로 특별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평화로운 분위기를 이어 연못 위에 자리한 카페 ‘안녕’의 야외 테이블에서 차 한잔의 낭만을 즐겨본다. 일정이 허락한다면, 해질녘 노을이 물드는 공원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 평화누리공원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4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