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은 왜 하는 걸까?

직장인은 월급을 받을 때 회사에서 간이세액표에 따른 세금을 떼고 난 세후 금액을 받는다. 간이세액표는 월 급여가 얼마고 부양가족이 몇 명이면 이 정도 세금을 미리 떼어놓으라는(원천징수) 말 그대로 대략적인 세액표이다. 즉, 정확한 세금이 아니다. 그래서 다음해 2월에 개개인에 맞는 각종 공제를 반영하여 정확한 세금인 ‘결정세액’을 구하고, 작년 1년 동안 원천징수된 세금과의 차이만큼을 정산하는 것이 바로 ‘연말정산’이다. 가령, 결정세액이 400만 원인데 작년 1년 동안 원천징수된 세금은 700만 원이었다면 300만 원만큼 더 낸 것이므로 300만 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만약 결정세액이 800만 원으로 나왔다면 이미 낸 세금 700만 원과의 차이인 100만 원을 더 내야 한다. 결국, 결정세액을 작게 만들어서 환급세액을 많이 만드는 것이 연말정산을 잘 하는 포인트라고 보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 세액공제를 놓쳐서는 안된다.

신용카드 vs 체크카드 얼마씩 쓰는 것이 유리할까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안좋아질 것을 우려한 정부가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신용카드 공제를 대폭 확대하였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총급여의 25%를 초과해서 사용한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해 일정 공제율을 곱한 금액을 소득공제 해주는 것이다. 공제율은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및 체크카드, 대중교통과 전통시장에서 사용한 금액이 다르다. 게다가 작년은 언제 사용했는지에 따라서도 <표 1>과 같이 공제율이 다르게 적용된다.

작년 총 급여가 5,000만 원인 직장인 김 씨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공제액을 어떻게 구하는지 살펴보자. 일단 김 씨는 신용카드 등으로 총 급여의 25%인 1,250만 원을 넘게 써야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등 사용액이 1,250만 원이 안된다면 신용카드 공제받을 수 있는 금액은 없다. 이때 사용액은 김 씨뿐만 아니라 김씨의 부양가족 중에 작년 종합, 퇴직, 양도소득금액의 합계가 100만 원 이하인 가족이 사용한 신용카드 등의 금액도 포함된다.

가령, 김 씨가 신용카드 등으로 2,000만 원을 썼다고 가정하면 1,250만 원을 넘게 쓴 750만 원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사용한 금액을 나눠서 공제율을 적용한다. 750만 원 중에 375만 원은 신용카드, 375만 원은 체크카드로 사용했다면 신용카드 사용액은 공제율 15%¹⁾을 적용한 562,500원이, 체크카드는 공제율 30%를 적용한 1,125,000원이 소득공제금액이 된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공제율이 높아 공제금액이 커진다. 하지만 신용카드는 포인트, 할인 혜택 등이 있는 반면 체크카드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무조건 체크카드를 많이 쓰는 것 보다는 요령이 필요하다. 총 급여의 25%까지는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이 문턱을 넘는 금액부터 공제금액 한도까지는 체크카드를 써서 공제율을 많이 적용받는 것이 유리하다.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이 많다고 무한정 공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 공제금액 한도까지만 받을 수 있다. 이 한도도 작년의 경우 종전보다 30만 원씩 인상되었다. 총 급여가 7,000만 원 이하인 경우 현행 300만 원에서 330만 원으로, 7,000만 원~1억 2,000만 원인 경우 기존 250만 원에서 280만 원으로, 1억 2,000만 원 초과의 경우 기존 200만 원 한도에서 230만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현명한 소비로 연말정산 소득공제도 똑똑히 챙길 수 있도록 하자.

1) 작년은 공제율이 아래 표와 같이 사용한 월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지만 종전 공제율을 가정하여 계산하였다.

표 1. 사용월별 공제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