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April Vol.182
대구 동구노인종합복지관 박선희 사무국장
사회복지사의 삶을 걸어온 지 어느새 15년째.
박선희 사무국장에게 사회복지는 자아실현을 할 수 있었던 매력 있는 분야였다.
사회복지 현장의 발전을 위해 한 순간도 게으른 적이 없었던 지난 날, 그녀가 보고 듣고 느꼈던 모든 일은 결실이라는 기쁨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현재 그녀는 제대군인의 전직을 지원하는 멘토로서 또 다른 에너지와 보람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글. 한율 사진. 정우철
박선희 사무국장이 대구 동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일을 시작한 건 2016년 11월. 동구노인종합복지관은 평생교육, 노인 일자리 및 노인사회활동 지원사업, 경로당 활성화사업, 가정봉사원 파견사업, 사회참여 지원사업 등 노인에게 여가와 일자리를 제공하고, 아울러 사각지대 노년층의 복지 제공을 실행하고 있다. 현재 동구노인종합복지관 등록자 수는 1만 명이 넘고, 실제 이용자 수는 4천 명에 이른다. 박선희 사무국장은 후배 사회복지사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동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동안 제가 일해왔던 요양원은 생활시설인데 반해, 이곳은 여가복지시설입니다. 요양원과 다르게 여가복지시설은 건강한 어르신들이 오셔서 취미를 즐기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등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갑니다. 사업 분야도 굉장히 다양하고요. 업무를 하다 보니 역동성이 느껴지고 일하는 즐거움도 매우 큽니다.”
박선희 사무국장은 2019년부터 제대군인 지원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제대군인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현장을 소개하고,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제대군인의 전직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그동안 학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특강을 많이 해봤지만, 제대군인들만큼 열정이 가득한 분들을 본 적이 없어요. 특강이 끝난 후에는 꼭 전화를 주시거나 직접 방문하셔서 면담을 요청하시는데요. 사회복지 현장에 대한 진심, 새로운 일을 향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걸 강의를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박선희 사무국장은 투철한 직업 정신, 기본을 지키는 자세, 일에 대한 책임감을 제대군인의 장점으로 꼽았다.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했던 군인의 마음이야말로 사회복지 현장과 부합한다고. 짧게 복무한 제대군인보다 장기 복무한 제대군인이 전직에 대한 두려움을 더 크게 느끼는 것은 맞지만, 두려움을 그 누구보다 잘 극복하는 이들도 제대군인 자신이다. 박선희 사무국장은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회복지 분야는 절차와 원칙 이전에 사람을 향한 마음이 우선돼야 합니다. 사람에 대한 진심으로 유연성을 발휘한다면 더 알차고 보람 있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 현장, 특히 노인복지 분야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갈수록 급변하고 있다. 노인돌봄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노인재가돌봄센터는 노인 인구 1만 명당 1개소 정도로 생겨나고 있다.
“노인재가돌봄센터의 경우 기관별로 생활지원사 60명 정도가 근무를 합니다. 생활지원사는 어르신들 댁에 가서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을 해드리며, 인지활동 프로그램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처럼 좋은 일자리가 있어도 정보가 없어서 지원을 못하는 분들이 없도록 사회복지 현장의 변화와 이슈에 대한 정보를 제대군인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선희 사무국장은 제대군인 전직 지원 업무를 자신의 사명으로 여긴다. 이는 그녀의 아픈 가족사와 관련이 있다. 일제시대 때 강제징용되어 히로시마 원폭으로 희생당한 할아버지, 6·25전쟁으로 전사한 외삼촌, 군 복무 중 세상을 떠난 사촌오빠는 그녀와 그녀 가족에게 여전한 아픔이다. 그래서 국가와 군대는 박선희 사무국장에게 가슴 뭉클해지는 단어다.
“제대군인들을 보면 마치 가족 같아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제대군인의 아름다운 마음이 사회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전직 지원에 더욱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또 향후 제대군인의 전직 지원을 위한 연구 활동으로 박사 논문을 완성할 계획입니다.”
박선희 사무국장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사회에 나와 주경야독 하면서 어렵고 힘든 순간을 숱하게 겪었다. 그 시절은 열정이 유일한 자산이었다. 그녀는 “열정 가득한 그 시절이 없었다면 아마 오늘의 제가 없었을 거예요”라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한 순간도 게으르지 않았던 삶,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얻었던 결실. 그 모든 것이 박선희 사무국장에게는 환희이자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한 희망이었다. 이제 그녀는 사회복지사로 느꼈던 환희를 더 많은 이와 나누며 살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