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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알고 싶다
뻔하지 않은 FUN한
개성과 재미를 판매하다
CIC F&B
이제는 외식업계에서도 맛뿐만 아니라 특별한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캘리포니아 농가를 지향하는 다이닝 ‘오프닝’, 파주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난 ‘더티드렁크’ 등 전국에서 주목받는 올인원카페테리아를 만든 주인공은 CIC F&B이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개성 있는 매장을 만들며 ‘맛있는 경험’을 판매하는 CIC F&B를 만나보자.
글 서인혜 사진 CIC F&B 제공
‘CIC’ 의미와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생 때부터 레스토랑, 카페 등 서비스업에 관심이 많아 아보로코라는 F&B 기업에 입사하는 게 꿈이었다. 그렇게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떠난 유학생활 내내 유럽의 유명 레스토랑들을 찾아다녔다. 졸업 후에는 서비스 산업의 정점은 호텔이라는 생각과 함께 세계 최고의 호텔 서비스가 궁금해졌다. 1년 남짓 호텔에서 근무하며 ‘개성 있는 서비스가 최고’라는 것을 깨닫고 유일무이하고 독창적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창의(Creativity), 혁신(Inovation), 광기(Craziness)의 앞글자를 따 ‘CIC F&B’를 창업하게 되었다.
CIC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가?
외부 투자 없이 자생하며 빠르게 성장해나간다는 점이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다. 좋은 입지가 아닌 콘텐츠로 승부하기 때문에 브랜드 기획부터 인테리어, 시공까지 직접 주도한다. 하나의 브랜드를 런칭하기 위해서 부지 선정 및 매입, 설계, 시공, 인테리어, 메뉴 R&D 등 대략 12단계의 과정을 거쳐야한다. 보통은 단계별로 외주를 맡기지만 우리는 로고 디자인부터 모든 과정을 직접 부딪쳐 만들어나간다. 그렇기에 회사의 몸집은 가볍지만 90%의 프로세스를 내부에서 컨트롤해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끌어낼 수 있다.
MZ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우리의 브랜드는 개성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은 맛뿐만 아닌 새로운 경험이다. 재미와 파격으로 고객에게 지루함 대신, 새로운 경험을 주고자 한다. 고객을 중심에 두고 고객이 이 공간의 어디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어디를 포토존으로 생각하여 SNS에 올릴지를 염두에 두어 인테리어를 만들어나간다.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재활용 더미에서 인테리어 소품을 찾거나 폐선박, 부식된 공사판 자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처음 공간을 마주했을 때부터 ‘미쳤다’라고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 탄성이 절로 나오는 요소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비결이다.
사업을 하면서 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은?
2016년 말에 한국에 귀국한 후 창업을 준비하면서 투자자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우선 투자를 받기 위해 15장의 포트폴리오를 들고 합정, 이태원은 물론 한국에서 부자들이 제일 많이 사는 청담동을 찾아갔다. 37번의 거절 끝에 38번째에 기회를 얻었다. 세 차례의 프리젠테이션과 15명이 보는 앞에서 즉석으로 6가지의 요리를 선보인 후 투자를 이끌어냈다. 첫 투자금으로 숍인숍 형태의 브런치 매장인 ‘오프닛’을 열었고, 오픈하자마자 SNS 핫플레이스로 뜨며 4개월 만에 투자금을 회수했다.
CIC F&B의 향후 방향은?
CIC는 F&B로 시작했지만 사업 영역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 패션숍, 가구숍, 청과물 시장 등 다양한 브랜드를 오픈할 계획이다. 그래도 외식업은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산업이기에 CIC의 핵심 콘텐츠로 계속해서 만들어나가 세계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한국에서 맛집이나 명소는 이제 단순히 국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간이 브랜드가 되면 IP(지식재산권)로 대접받을 수 있어 글로벌 IP 산업을 통한 해외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창업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조언해주신다면?
외식업을 꿈꾸는 많은 이들이 ‘나중에 돈 모아서 창업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실행부터 해라. 그리고 모든 산업의 끝은 결국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산업에도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이론이 적용돼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철학과 예술을 추구한다. 산업도 마찬가지다. 결국 예술을 붙잡고 있는 사람, 창의성과 혁신을 넘어 ‘똘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산업을 주도한다. CEO가 어떤 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