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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온더트립
삼화삼색(三花三色)의 향연
구례 봄나들이
남녘에서부터 봄이 불어온다.
400년 넘게 핀 홍매화와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리는 산수유, 아름다운 섬진강을 따라 하얗게 핀 벚꽃이 구례의 봄을 세 가지 빛깔로 물들인다.
지리산 자락의 눈부신 풍경을 지키고자 했던 선조들의 고군분투가 감사한 3월, 아름다운 이 땅에 봄을 되찾기 위해 부르짖은 그들을 향해 구례는 환한 꽃망울로 대답하고 있다.
글 임나경 사진 구례군청 제공
천 년을 이어온 노란 물결, 산수유마을
노란 물결로 봄을 알리는, 우리나라 최대 산수유 군락지인 산동면은 노고단과 만복대 사이에 자리한 깊고 넓은 골짜기 마을이다. 2014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된 반곡마을을 중심으로 서시천을 따라 산책길이 이어진다.
예전부터 산수유와 함께한 구례 산동면 주민들의 생활상과 산수유의 품질과 효능, 역사 등이 남아있는 산수유문화관을 방문하면 산수유의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인다. 산수유의 꽃말인 ‘영원불변의 사랑’을 주제로 조성된 산수유사랑공원 동산 위에는 대형 산수유 꽃 조형물이 있어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노란 산수유 물결을 망원경으로 조망해 보기도 좋은 곳이다. 산수유마을에서는 고혈당 증상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 지수를 감소시키는 산수유 열매를 진액이나 꿀, 식초 등으로 만들어 판매하며 축제와 각종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남원 방면의 계척마을에는 산동성에서 시집 온 처녀가 고향이 그리워 심었다는 천 년 된 산수유 시목지가 자리해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산책길은 총 5개로 나뉜다. 어딜 걸어도 노란빛이 이어지니 길 따라 취향 따라 만발한 봄을 즐겨보자.
• 산수유마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상위길 7
잔잔한 물결 위 피어난 행복, 섬진강 벚꽃길
산수유가 봄의 시작을 알린다면, 봄의 절정은 흐드러진 벚꽃으로 알 수 있다. 구례 섬진강 벚꽃길은 섬진강변 국도 19번과 861번 지방도를 따라 벚나무 가로수 길이 펼쳐져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곳이다. 둔치 어디에서나 바라보아도 그 풍경은 하나의 작품이 된다. 강변을 따라 3km가량 이어진 벚꽃터널은 산책로는 물론 드라이브 코스와 마라톤 코스로도 인기가 많다.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두꺼비다리와 다리 옆의 전망대는 벚꽃과 섬진강의 풍광을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는 사진 명소이다.
남한 5대강 중에 오염되지 않은 최후의 청류인 섬진강의 맑은 물이 흐르는 이곳은 개나리와 벚꽃이 위아래로 마주보며 자라는데 그 모습이 꽃대궐을 이룬다. 고개를 들면 바람에 살랑거리는 순백의 벚꽃이 구름을 대신하고, 섬진강변에 퍼지는 은은한 꽃향기에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봄날이다.
• 섬진강 벚꽃길 전남 구례군 문척면 각금길 3
트레킹, 캠핑, 체험학습까지, 지리산호수공원
봄꽃을 구경하며 쉬엄쉬엄 걸었다면, 이제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해 보자. 구례의 대표적 트레킹 명소인 지리산호수공원은 눈길 닿는 곳마다 봄의 에너지로 가득하다.
공원 인근에 위치한 지리산치즈랜드는 다양한 체험학습을 즐길 수 있고 푸른 초원과 어우러지는 저수지의 풍경이 아름다워 아이들과 함께 찾으면 좋다. 길을 따라 나 있는 능선길을 오르면 지리산과 그 아래 펼쳐지는 들판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에 닿는다. 절경을 쉼터 삼아 심호흡을 하고 출렁다리를 건너면 여름을 기다리는 수상유원지와 ‘LOVE’ 모양의 데크길이 놓인 연꽃단지와 만난다.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오토캠핑장은 포근한 봄밤의 운치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지친 일상 속 잠시 여유를 가지고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구례의 봄날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 지리산호수공원 전남 구례군 산동면 이평리 산 85
3월의 함성을 기억하며, 구례장터3.1만세운동시위지
오늘, 아름다운 봄날을 누릴 수 있는 건 모두 선조들의 희생 덕분이리라. 그들을 기리며 구례장터3.1만세운동시위지를 돌아본다. 구례읍 장날인 1919년 3월 24일, 광의면 지천리의 노학자 박경현이 주도한 만세시위가 일어났다. 전날 박해운의 집에서 황위현 등과 함께 시위를 논의하고 태극기를 준비한 박경현은 장날 읍내로 나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종이에 그린 태극기를 휘두르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그의 모습과 이야기는 구례 경찰서 앞 동상으로 남아있다. 일본 헌병에 끌려가면서도 “때려도 좋아, 만만세! 죽어도 좋아 만만세!”를 외치며 절규하던 그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조국과 고장을 지키고자 했던 마음만은 변함없이 이 자리에 남아 있다.
• 구례장터3.1만세운동시위지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