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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처방전

자연 · 사람과 상생하는 가치를 추구하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스튜디오

그레이프랩

재활용되지 않는 물건은 쓰임을 다하고 나면 쓰레기로 남게 된다. 하지만 재생용지로 만든 그레이프랩의 노트북 스탠드는 접착제나 코팅 같은 화학적 가공 없이 독특한 폴딩디자인을 적용해 쓸모를 다하고 나면 재활용되거나 본래의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어졌다.
그레이프랩은 쓰레기를 줄이는 디자인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의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모두 함께 상생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모험과 실험을 즐기는 그레이프랩을 만나보자.

신정숙 사진 그레이프랩 제공

책장

그레이프랩 소개와 그레이프랩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레이프랩은 환경과 사회문제를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한다. 버려지는 자원이나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계층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소한의 자원과 적정 기술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디자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발달장애 아티스트와 협업하고 정규직으로 장애인을 채용하는 등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수익배분 역시 다른 회사와는 다른 구조로 이루어진다. 옆으로 함께 열매를 맺으며 성장하는 포도처럼 수익을 나누는 포도송이 구조를 추구하는데, 그레이프랩이라는 회사명 역시 포도송이처럼 서로 상생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포도송이 같은 수익배분을 선택한 계기는?
카카오 설립 초기 디자이너로서 이모티콘 서비스를 준비하던 중 유저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 웹툰 작가를 섭외했다. 예산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어서 파격적으로 작가들에게 5:5의 수익배분을 제안, 이모티콘을 완성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가장 큰 변화는 그 시기를 기점으로 웹툰작가도 정당하게 수익을 보장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당시만 해도 웹툰작가의 수입은 높은 편이 아니었다. 내가 기획한 서비스로 업계 구조가 바뀌고 누군가의 처우가 나아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경험을 통해 강한 영감을 받았다.

상생을 추구하는 디자인을 찾아나선 유학길, 어떤 실마리를 찾았나?
상생에 대한 고민은 유학 중에도 계속되었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전공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와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심각해지는 양극화문제와 환경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저개발국가를 다니며 조사하고 연구했다. 그러다 모로코와 튀르키예의 시장 뒷골목에서 일하는 수공예 장인들을 알게 되었는데, 비주류라는 이유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재능과 기술만으로도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상생 시스템을 제시하기 위해 ‘포도송이들(The Bunch of Grape)’이라는 논문을 썼다. 혼자 잘 살기 위해 영양분을 독식하지 않는 포도처럼 함께 이익을 배분하며 성장하는 상생 플랫폼은 그때 구축되었다.

발달장애인과 협업하고 직원으로 채용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분담하나?
대부분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그분들을 치료의 대상으로 보는 편견 때문에 생기는 오해라고 생각한다. 예술과 디자인은 장애를 초월해 소통할 수 있는 멋진 언어이다. 상품 제작은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제작팀이 맡는다. 직원으로 채용된 발달장애인은 종이를 접는 제작 업무를 담당하고 파트너로 일하는 아티스트는 그림을 그린다. 두 가지 모두 잘 한다면 제작에 기여한 대가로 월급도 받고 그림 협업으로 발생한 수익도 얻을 수 있다.

화학 접착제 없이 종이를 접어 만든 제품의 개발과정과 계기는?
영국 유학 시절 심각한 쓰레기 중 하나인 샌드위치 박스를 친환경 패키지로 디자인하는 과제가 있었다. 가장 친환경적인 패키지는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과일 껍질이 떠올랐다. 자연 그대로의 과일 껍질처럼 친환경적이면서 유연한 특징을 가진 종이를 이용해 자연물처럼 곡선화시켜 포장할 방법을 찾다가 접지 기법을 발견했다. 그레이프랩의 거치대는 당시에 만들었던 샌드위치 박스 패키지의 일부이다. 샌드위치를 먹고 무심코 빈 박스 위에 책을 올려두었는데 무너지지 않고 그대로 있던 점에서 착안했다.

창업 및 제품개발을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나 조언을 한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거나 제품개발을 하는 것은 얼핏 멋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과정은 가장 외롭고 인내심을 요구하는 일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내면을 드라이브할 수 있는 긍정에너지와 항상 배우고 공부하는 소통의 오픈마인드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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