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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온더트립
역사 이야기와 군(軍)문화 콘텐츠가 어우러진겨울,
논산기행
육군 최대의 훈련소가 자리한 논산은 ‘국방도시’라는 키워드로만 표현하기엔 그 매력이 너무 다채롭다. 군사병영문화를 체험 콘텐츠로 접할 수 있는 선샤인랜드부터, 선녀들이 반한 아름다운 절경의 강경포구와 탑정호 출렁다리까지. 발길 닿는 곳마다 특별함으로 추억될 겨울의 논산을 걸었다.
글 박성하 사진 논산시청 제공
• 선샤인스튜디오 충남 논산시 연무읍 봉황로 90
불꽃 같던 그들의 이야기를 마주하다, 선샤인스튜디오
“합시다, 러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서사가 펼쳐진 1900년 개화기의 거리로 향했다.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의 모티프가 된 황기환 선생의 유해가 올해 4월 국내로 봉환된다는 소식에 더욱 특별해지는 여정이다. 황기환 선생은 10대 후반이던 1904년 미국으로 건너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뒤 미국으로 복귀하지 않고,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러시아와 북해를 거쳐 영국까지 오게 된 한인 노동자들이 일본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하자 황 선생은 영국 정부를 설득해 그중 35명을 프랑스로 이주시키기도 했다. 타국에서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가 떠난 그의 삶과, 드라마 속 유진 초이의 장면들을 함께 그려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약 6천 평 규모의 선샤인스튜디오에는 근대식 건축물과 적산가옥, 와가, 초가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개화기 한성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유진 초이와 고애신이 나란히 걷던 홍예교의 돌벽도, 그들만의 아지트이자 유일한 소통 창구였던 한약방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로리 호텔과 블란셔 제빵소 등 옛 감성을 머금은 공간들을 차례로 둘러보면 성인 기준 대략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다이내믹한 병영체험 테마파크, 선샤인랜드 밀리터리 체험관
선샤인스튜디오에서의 여운을 뒤로한 채, 건너편에 자리한 밀리터리 체험관으로 들어섰다. 논산만의 아이덴티티인 ‘훈련소’라는 콘텐츠를 활용한 밀리터리 체험관은 다이내믹한 전투 액션과 병영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실제 총과 비슷한 크기의 총을 들고 게임을 할 수 있는 스크린사격체험, 표적을 맞추는 실내 사격 체험, 가상현실을 실감나게 체험하는 VR체험까지 다채로운 체험을 즐길 수 있다.전투현장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는 서바이벌 체험장은 야외에 조성된 공간에서 팀을 나눠 경기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실감나는 음향을 들으며 가슴에 있는 센서로 경기 진행상황이 표시되니 실전에 투입된 듯한 특별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온몸으로 뛰고 체험하며 모험을 즐겼다면, 이제 과거로의 추억여행을 떠나보자. 한국전쟁 이후의 옛 시가지를 그대로 재현한 1950스튜디오는 당시 거리의 국밥집, 양장점, 극장 등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지만 다시 삶을 꾸려가는 삶의 모습들이 세트장 곳곳에 담겨 있다.
• 선샤인랜드 충남 논산시 연무읍 봉황로 102
화려한 역사를 꽃피운, 강경포구와 근대역사문화거리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강경을 일러 “충청도와 전라도의 육지와 바다 사이에 위치하여, 배로 교역하기 좋은 위치”라 했다. 강경의 매력에 흠뻑 매료된 이중환은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에 머물며 택리지를 집필했다고 전해진다. 해발 44m의 옥녀봉에 올라 이중환이 조망했을 탁 트인 강경포의 절경을 눈에 담아본다. 한때 100여 척의 배가 들어왔을 정도로 화려한 역사를 꽃피웠던 소란스런 장면들이 어슴푸레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유유히, 그러나 주저 없이 흐르는 금강 너머에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논산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강경 항일독립만세기념비가 있는 옥녀봉 공원에서부터 큰 길을 따라 걷다보면 젓갈시장을 지나 강경근대역사문화거리에 다다른다.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근대 건축물 사이로 붉은색 벽돌과 옛 간판을 입은 카페, 식당, 호텔 등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근대 역사의 감성을 그대로 머금고 있는 공간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가지며 잠시 시간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하다.
• 옥녀봉공원 충남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 114-3
• 근대역사문화거리 충남 논산시 강경읍 서창리 51-1(강경역사관)
절경이네요. 장관이고요! 탑정호 출렁다리
총길이 600m. 아시아에서 가장 긴 현수 보도교인 탑정호 출렁다리를 건너본다. 호수 위로 끝없이 이어진 다리의 규모에 압도되어 방심하긴 금물. 3분의 1 정도의 지점에서부터는 다리가 정말 ‘흔들, 흔들’ 출렁인다. 심지어 바닥면은 규칙적인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어서 아찔함은 배가 된다. 일몰 후부터 밤 10시까지는 다리 전체를 빛으로 물들이는 미디어 파사드가 진행되고, 계절에 따라 음악분수도 감상할 수 있다. 바다처럼 깊고, 넓게 펼쳐지는 호수 위를 걸으며 탑정호의 풍류와 낭만을 오감으로 기억한다.
• 탑정호 출렁다리 충남 논산시 부적면 신풍리 769(탑정호 제4-1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