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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솔선수범·근성의 군인정신으로
인생 2막의 완벽한 문을 열다
이동균 예비역 육군 원사
한 사람을 특정 단어로 표현하는 건 무리겠지만, 그에게는 솔선수범과 근성이란 단어가 매우 적합할 듯하다.
34년의 군 생활을 끝내고 사회로 나온 그는 이 같은 강력한 무기가 장착돼 있었다.
이를 통해 화려한 인생 2막의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글 김현정 사진 권진혁 영상 최다영
Lee Dong Kyun
어려움 속에서 자라난 강원도 소년의 꿈
강원도 영월에서 4남 2녀 중 맏이로 태어난 이동균 씨(59)는 어려운 집안 형편에도 늘 꿈을 잃지 않는 아이였다. 초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연탄과 자장면 배달을 하며 수업료를 마련해야 했고 또래보다 2년 늦게 중학교에 들어갔지만, 누구보다 성실히 학교생활에 임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어려움은 이어졌지만, 강해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근성으로 견뎌냈다.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1987년 5월 군복을 입었다. 그의 나이 스물 두 살이었다. 군대는 그의 인생에서 첫 번째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논산훈련소를 거쳐 1사단 운전병으로 보직을 받은 그는 단체생활이 적성에 맞았고, 안정적인 삶에 매력을 느껴 일병에서 상병으로 진급하던 시기, 부사관으로 지원해 직업군인의 길을 선택했다.
(왼쪽부터) 충용대상 수상 후 나란히 선 이준영 중사(아들), 이동균 씨(코스탈 이사), 이철균 준위(동생)
참군인의 모습, 그의 길을 따르는 동생과 아들
직업 군인이 된 그는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병참부사관으로 보급 및 급양관리를 23년간 했다. 이어 교육연대 보급담당관, 군수지원대대 창고관리관, 입소대대 급양담당관, 포병연대 탄약관리관, 보병연대 급양관리관, 사단 회관 관리관 등 제9보병사단 및 1군단에서 11년간 주요 보직을 두루두루 맡았다. 조직에 헌신하는 군인정신과 어디서든 솔선수범하고 근면 성실한 삶의 자세는 그를 빛나게 했다. 반대하는 이들을 설득해 육군 최초로 컵라면 용기 재활용을 시도하며 쓰레기 감소를 견인했고, 사비로 미역을 공수해 병사들의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주는가 하면 한식·중식·양식 자격증에 추레라 면허증, 대형 면허증을 취득하며 완벽한 임무 수행을 위해 온 힘과 열정을 쏟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자란 막냇동생 이철균 준위(40)와 아들 이준영 중사(34)는 큰형과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 자연스레 군인의 길을 걷고 있다. 군인의 삶을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한 강력한 그의 추천도 한몫했다.
“막냇동생은 학창 시절 전교 회장을 도맡을 정도로 모범생이었습니다. 제가 군 생활을 하느라 그렇게 공부를 잘하는지를 몰랐던 거죠. 어떤 길로 갔어도 잘했겠지만, 군에서 중사 6년 차에 준위를 다는 등 두각을 나타내며 모범적으로 해 주고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아들도 군 생활 잘하고 있어 뿌듯합니다.”
지나온 인생, 두 권의 책에 일목요연하게 스크랩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그의 삶은 ‘군에서 걸어온 길’과 ‘사회에서 전진으로’라는 두 권의 스크랩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군에서 걸어온 길’에는 입대부터 전역까지 그의 34년 1개월 군 생활이 담겨 있다. 특히 2019년 아들과 같이 받은 육군 참모총장 표창을 비롯해 충용대상, 참군인상 등 각종 성과와 표창을 비롯해 그의 이야기가 실린 신문 기사, 감사편지 등이 한 권으로 부족할 만큼 빼곡히 담겨 있다. 특히 19년간의 봉사로 받은 국방부장관 격려 서신은 영예롭기 그지없다. ‘사회에서 전진으로’에는 2021년 군 제대 후 회사에서 받은 각종 상과 사회에서 받은 표창 등이 담겨 있는데, 남아 있는 페이지를 담을 훗날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1990년부터 시작한 봉사 활동은 군 시절은 물론 제대 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동생과 아들도 함께 한다. 지역을 위한 환경 봉사와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강원도민회 활동 등 봉사 스케줄이 빼곡하다. 특히 강원도민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2023년 강원도민회가 전국 최우수 도민회로 선정되게 한 일등 공신이다. 강원도지사도 표창으로 감사함을 전했다.
“강원도민회는 고향을 떠나 고양시에 정착한 강원도민 500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인데, 2021년 사무실을 만들고 고향을 지키는 도민들과 힘을 합쳐 고향에 크고 작은 도움을 주며 강원사랑을 실천하고 고양사랑도 함께 실천해 가고 있습니다.”
제대군인의 꿈을 응원하는 코스탈에서 연 인생 2막
그는 제대가 가까울수록 사회에서 인생 2막을 제대로 열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지만, 그에게는 피처럼 흐르는 솔선수범과 근성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제대한 해 파주에 있는 코스탈에 바로 입사했다. 코스탈은 전기 및 전력용 비철금속 재료, 가공제품을 만들어 국내 300개, 해외 9개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으로, 3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 및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저력의 기업이다.
입사 당시 무직으로 들어온 그는 갑자기 그만둔 식당 직원들을 대신해 6개월간 7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는 일을 했다. 이런 일을 하려고 왔나 싶은 비참함도 잠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를 지켜본 이재필 대표이사는 총무부장이라는 직책을 부여하고 회사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겼다. 2023년 최우수 사원 선발에 이어 2024년 금상 수상을 하며 완벽하게 정착했다. 제대군인으로 매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귀감이 되어 다른 제대군인의 길을 열어주었고 현재 6명이 함께 하고 있다. 올해 8월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신규 공장의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 밤낮으로 업무에 매진한 결과 1월 2일부 관리이사로 초고속 승진한 그는 후배 군인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니 현재를 즐기고 최선을 다한다면 미래 또한 밝을 것이 분명합니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지금의 시간을 아끼고 자기 계발에 투자한다면 밝은 미래는 자연스레 찾아옵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좋은 추억 만들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는다면 그 시간이 최고의 자산으로 돌아올 거라 확신합니다.”
이동균 예비역 육군 원사의
핵심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