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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여기 가게

손흥민의 도시,
춘천 ‘ 팔호광장과 육림고개’

국내 스포츠계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제일 유명한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 현재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가 첫 손에 꼽히지 않을까? 손흥민 선수가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운 춘천으로 떠나본다.

글 · 양샘   자료 · 춘천시, 카페처방전, 도쿄정원, 이프비

손흥민이 어릴 적 꿈을 펼친 도시

10년 전만 해도 춘천하면 떠오르는 것은 닭갈비와 막국수였다. 어느새 닭갈비와 막국수는 춘천의 향토 음식에서 전국적으로 맛집이 넘쳐나는 스테디셀러가 되었고, 춘천의 닭갈비 거리와 명동은 뜨내기 외지인들만 주말에 몰리는 쇠락한 거리가 되어갔다. 이제 춘천은 새로운 명칭으로 불린다. 손흥민의 고향. 사실 손흥민뿐만 아니라 마찬가지로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황희찬 역시 춘천 출신이다. 춘천은 세계적인 축구 스타를 2명이나 배출한 도시가 된 것이다. 동시대에 활약하는 살아있는 전설의 존재를 배출해 낸 도시답게 춘천에는 손흥민 체육공원이 지어져 제2의 손흥민을 꿈꾸고 있는 유소년 선수들이 땀방울을 흘리며 뛰고 있고, 팔호광장에 그려진 손흥민 벽화는 춘천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춘천 출신인 한해동 작가가 월디(wall-d: 팬클럽 스트릿 아트 프로젝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완성한 이 벽화는 방탄소년단, 소녀시대 등이 주 대상이었으나 스포츠 선수로는 손흥민이 처음으로 낙점되어 그의 고향인 춘천에 그려지게 되었다. 춘천이 낳은 세계적인 축구 선수를 춘천이 배출한 예술가가 벽화로 남겼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데, 많은 유동 인구와 차량이 지나다니는 팔호광장에 위치해 이제는 SNS상에서도 손흥민 성지순례의 중요 코스가 된 것이다. 커다란 벽화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춘천 속의 작은 교토를 만날 수 있다. 정말로 오래된 옛 일본의 가정집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교통정원’이 바로 그곳으로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더 흔히 마시는 말차를 중심으로 한 일본식 말차 디저트 전문점이다. 말차를 좀 더 쉽게 맛볼 수 있도록 말차를 활용한 말차갸또쇼콜라, 마카다미아 말차쿠키, 말차 화이트초콜릿 마들렌 등을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말차라떼와 함께 맛볼 수 있다. 오래된 나뭇결이 느껴지는 내장재에 고즈넉함이 느껴지는 풍경은 덤이다.

과거와 현재가 만난 2022년의 춘천

오래전 춘천에 터를 잡고 산 이들에게 청춘을 보낸 추억의 공간이 어디냐고 물으면 분명 육림극장을 꼽을 것이다. 1967년 생긴 육림극장은 당시 서울과 동시에 영화를 개봉하는 강원도 최고의 극장이었다. 전성기 시절에는 3관까지 있었다고 하니 당시의 멀티플렉스인 셈이다. 수많은 청춘들의 로망이자 데이트 장소요 주말 가족 나들이 장소였던 육림극장 덕분에 극장 위로 중앙시장까지 이어진 고개 이름도 마가리 고개에서 육림고개로 바뀌었다. 육림극장에서 시작해 육림고개, 중앙시장으로 이어지는 이 일대는 그 시절 춘천의 핫플레이스요 번화가이자 르네상스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느 도시와 거리가 그렇듯 거주민이 분산되고 슬럼화되면서 점차 쇠락해갔다. 그러다 2016년부터 젊은이들이 하나둘 육림고개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그들은 이곳의 오래된 길과 낡은 건물을 억지로 부수거나 고치려 하지 않고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담아내 뉴트로 감성으로 살려낸다. 덕분에 오래된 골목길 감성이 SNS의 붐과 만나 춘천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현대한약방×처방전’은 이러한 육림고개의 과거와 현재를 잘 보여주는 곳일지 모른다. 40여 년간 전통 한약방을 경영하던 부부가 7년 전, 우리의 우수한 전통 한약이 젊은 층에게 외면당하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전통 한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퓨전 한방카페로 오픈한 곳이다. 그래서일까. 상호처럼 건강과 힐링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좌식 매장을 함께 구성해 어린아이부터 청년, 어르신까지 다양한 계층이 함께 어울릴 수 있게 했으며, 한약방답게 은은하게 퍼지는 한약 냄새와 손님들의 건강 상태나 기호에 따라 추천하는 십전대보차, 쌍화차, 생강대추차 등은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말 그대로 힐링이 되고 있다. 이제 춘천에 가면 손흥민이 전설이 되어가는 현재와 춘천의 옛 전성기, 레트로 감성까지 다양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