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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세상 모든 정보를 누구에게나, 쉽게

'소소한소통'

어느 누구나 정확한 정보를 이해할 수 있게 제공받아야 한다. 장애를 가지고 있든, 인지 능력이 낮든, 한국말이 서툴던 간에 말이다. 소소한소통은 쉬운 정보를 통해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다양한 이들이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는 당연한 권리가 주어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글 · 양샘   자료 · 소소한소통

Q.‘소소한소통’은 어떤 회사인가?

A.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모두를 위한 쉬운 정보(Easy-Read)를 만드는 곳으로 2017년 설립 이후 인권, 의료, 환경, 예술 등 약 660여 건의 쉬운 정보를 제작해 왔다. 소소한소통의 백정연 대표는 사회복지사로 2004년부터 발달장애와 관련된 현장에서 발달장애 관련 정책, 서비스 등을 만드는 일을 했다. 발달장애인법 시행 준비를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파견 근무를 하며 해외의 발달장애인 관련 정책과 서비스에 대한 것들을 살펴보게 됐고, 그 과정에서 쉬운 정보를 알게 되었다. 영국 등 해외에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쉬운 정보가 만들어져 활용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공공, 영리, 비영리 등 조직의 형태와 상관없이 쉬운 정보를 잘 만들어 낼 전문적인 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소소한소통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쉬운 정보의 시작은 2015년에 시행된 발달장애인법으로 발달장애인에게 중요한 정책 정보를 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조항에 따라 이와 연결해서 쉬운 정보라는 개념이 쓰이기 시작했다.

Q.쉬운 정보란 무엇이며 어떠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는가?

A. 쉬운 정보는 간명한 글과 글을 보조하는 이미지로 이루어진 알기 쉬운 정보를 말한다. 쉬운 표현의 글, 이해를 돕는 이미지, 가독성을 고려한 디자인, 보기 편한 제작 형태까지 모든 요소를 고려해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발달장애인은 장애 특성상 복잡한 문장, 어휘, 관용적 표현 등을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발달장애인법 시행 전까지 이들을 위해 어려운 정보를 쉽게 바꾸려는 시도가 거의 없었다. 어려운 정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장애 유형에 상관없이 누구나 일상 속 정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쉬운 정보는 결국 ‘알 권리’이자 의사소통 수단이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책이, 청각장애인에게는 수어가 필요하듯 발달장애인에게는 쉬운 정보가 의사소통을 돕는 수단이 된다. 다만 쉽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쉬운 정보를 접하는 사람의 특성과 경험을 고려해 쉬운 정보를 만든다. 종이 인쇄물, 영상, 사인물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정보가 쉬운 정보의 대상이다. 이것을 정보의 주제, 형태에 맞추어 프로젝트 매니저, 디자이너, 에디터, 사회복지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다.

Q.‘소소한소통’이 소셜벤처로서 고민하는 것은 무엇인가?

A. 당연하게도, 발달장애인은 개개인의 장애 정도나 이해력, 배경지식 등이 다 다르다. 따라서 어느 정도에 맞춰야 할지 늘 고민이 된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에게 맞추는 것이다. 현장에서 발달장애인 당사자나 가족, 지원하는 기관의 실무자들로부터 다양한 피드백을 받는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 누군가의 지원을 받아야만 했는데 쉬운 정보를 통해 스스로 이해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다 보면 경제적 가치는 뒤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초기 대구의 모 기관에서 ‘방역 정보를 쉽게 알려주는 자료를 만들고 싶다’고 요청이 왔다. 코로나라는 위기 상황에서 발달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돈을 받지 않고 제작해 기부했다. 이후 놀랍게도 보건복지부와 대구광역시에서도 연락이 왔다. 이처럼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제작하기 어려운 쉬운 정보가 있는 경우 우리는 그냥 만든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이후 매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Q.‘소소한소통’의 비전과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A. 더 많은 사람들에게 쉬운 정보의 필요성을 알리고 싶다.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정보가 많고, 어떤 정보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누군가의 생명이나 안전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동등하게 정보를 누리는 세상을 고민하는 일은 결코 무겁고 어렵지 않다. 일상에서 재미있게,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지속 가능하게, 쉬운 정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 연장선상으로 ‘어려운말쉬운말(sosoeasyword.com)’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잡지 등 다양한 콘텐츠도 계속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일상 곳곳에서 쉬운 정보에 대해 고민하는 일, 서로의 일상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첫 걸음이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정보를 접하는 사람, 그 정보가 바꿀 그 사람의 일상을 생각하며 앞으로도 쉬운 정보를 열심히 만들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