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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히어로

자신에 대한 증명이자 원하는 것을 해내는 힘

자부심
안지혜

예비역 육군 중사

시간이 흐를수록 쫓던 꿈이나 자신에 대한 확신, 하고자 하는 용기 같은 것들은 마모되어 작아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 스스로를 일으키는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확신과 증명이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내일이지만, 자신의 선택을 믿고 증명하기 위해 당당하게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는 군기시코리아의 안지혜 팀장을 만나보았다.

글 · 양샘   사진 · 김지원   영상 · 하주현

택티컬 문화를 선도하는 교육자의 길로

요즘 유행하는 사격 카페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실용 사격 아카데미란 이름의 그 공간은 바닥, 천장, 벽 모두 온통 검은색에 한 층 전체가 뻥 뚫린,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 무슨 사격을 한다는 걸까 의문이 가득 들기 시작했다.

“IDPA(International Defensive Pistol Association)는 쉽게 말해 실제 자기방어 훈련입니다. 총기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해외에서는 총기를 가진 사람을 맞닥뜨리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시나리오화하여 연출, 자기방어 및 전술에 따라 사격하고 평가하는 스포츠입니다. 때문에 드럼통, 파티션 등으로 연출한 상황에서 가려진 표적이나 총·칼 모양의 표적 등을 맞추는 것이죠. 현실에서 자기방어하는 상황이라 생각하고 효과적인 공략을 해야 하므로 전술적인 시나리오를 짤 줄 알아야 하고, 기초 사격술을 탄탄하게 익혀야 하며, 사격을 잘하기 위한 운동 능력과 기초 체력 등이 필요합니다. 국내에서는 에어소프트 건으로만 연습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 참가하면 실제 실탄사격을 하게 되는데, 굉장한 긴장감과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매력적인 스포츠입니다.”

입대 전 학창 시절에는 격투기 챔피언과 공기소총 사격 선수로 이름을 날리고, 707 특수임무대대에 자원입대 후에는 어려운 작전 수행과 이라크 파병까지 소화했던 안지혜 팀장. 전역 후 개인 체육센터를 운영하며 종종 TV에도 출연해 얼굴을 비쳤던 그는 현재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IDPA에 대해 설명하면서 현재가 정말 즐겁고 행복한 듯 함께하는 시간 내내 에너지가 넘쳐났다.

자신의 진짜 실력을
증명하는 것,
노력과 실천으로 입증할 때
자부심은 커집니다.

모든 노하우를 알려주는 만능 교육자

“군 생활 당시 2년 정도 여군들끼리 숙소 생활했는데 힘든 것들도 많았지만 재미난 일들도 많았습니다. 현재 연락은 자주 못하지만 군에서 만난 것 자체만으로 모두 소중한 인연들입니다. 아무리 힘든 훈련이어도 함께 하고 나면 전우애가 더욱 두터워지죠. 특히 선배들이 후배들을 많이 챙겨주곤 했습니다. 지금 제일 생각나는 건 국군의 날 행사예요. 2분 남짓의 시범을 위해 3개월 동안 수도 없이 연습을 했는데, 몇백 명이 기왓장 부수고 뛰면서 합을 맞춘다는 건 쉽지 않거든요. 일사불란하게 동작을 일치시키기 위해 몇 개월 동안 연습을 하는데 정말 힘들었지만 보람도 컸습니다.”

안지혜 팀장은 사실 운동도, 군대도 모두 주변 사람들 덕분이었다. 아버지가 태권도 사범이셨기에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운동에 관심을 가졌고, 같이 운동하던 선배 중 특전사 특수임무단 출신으로 소방관을 하던 분 추천으로 군대를 선택했다.

“제대 후 원래 목표이자 꿈이었던 개인 체육센터를 11년 정도 운영했어요. 지금도 군기시코리아에 합류해 IDPA 교관으로 교육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네요. 운동선수였던 덕분에 사격과 트레이닝 등이 합쳐진 전방위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무엇보다 교육 시 총 운용법이나 사격법 등을 교육할 때 군에서의 실탄 사격 경험을 토대로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알맞은 다양한 방법을 조합해서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 저만의 강점입니다.”

배워서 남주는 교육, 스스로를 증명하는 길

“이 분야에서 제가 이루고 싶은 첫 번째 목표는 해외 사격 선수들과 같은 레벨에서 뛰어보는 것입니다. 해외 대회에 계속 참가하고 경기를 뛰면서 실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목표지요. 국내는 아직 저변이 넓지 않아 쉽지 않지만, 앞으로 국내에서도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안지혜 팀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의 생각이 작아진다고 한다. 자신도 40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늦지 않았을까 생각되어 다시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하고 싶다면, 재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 용기를 밑바탕 삼아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된다고 말이다.
“제 두 번째 목표이자 꿈은 저에게 배우러 온 모든 사람들에게 제가 배우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전부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간단합니다. 배워서 남주자!! 저는 정말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습니다.”

여자든 남자든, 군인이든 경찰이든, 어떤 자리에 있든 그 자리를 지키고 더 올라가려면 노력밖에 없다고 한다. 모르거나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안지혜 팀장은 특히 자신처럼 같은 길을 걷고 있거나 가고자 하는 후배들이 많아지길, 그 후배들이 성장하는 데 자신이 도움이 되길 꿈꾼다.

“군 생활은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에 대해, 실력에 대해 검증하는 시간이었죠. 앞으로도 도전하고 더 발전해 나갈 수 있을 때, 단순히 특전사여서가 아니라 제 진짜 실력을 증명할 수 있을 때 군인이자 예비역인 제 자신의 자부심이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노력과 실천으로 입증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렇기에 저에게 자부심이란 원하는 꿈과 이루어낼 수 있는 용기와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목표로 지켜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