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42.195km 코스는 평지와 직진 구간만 있지 않고 오르막과 내리막, 구불구불한 길이나 급격한 방향 전환 구간이 다채롭게 섞여 있다. 그래서 마라토너는 자신의 상태에 따라 체력을 안배하고 속도 조절을 하며 때로는 쉬듯이 달리는 구간도 둔다. 취업 역시 장거리 달리기다. 때문에 완주를 위하여 적절한 체력 안배와 쉼의 구간이 필요하다.
직장인은 5일 일하고 2일을 쉰다. 최근에는 주4일제 도입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어가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기적으로 일하고 주기적으로 쉰다는 것이다. 취업 활동 역시 마찬가지다. 매일 이력서 쓰고, 자격증 같은 관련 공부를 하고, 면접을 보러 다닌다고 해서 취업이 빨리 되는 것은 아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일정 시간 취업 활동에 몰두하면 그만큼 일정 시간 휴식을 취해야 오히려 효율적이다. 하루 단위 또는 일주일 단위로 루틴을 만들어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적당히 쉬어야 우리의 몸도, 머리도 더 집중해서 장거리를 뛸 수 있다.
의외로 제대로 못 쉬는 사람이 많다. 그저 아무것도 안 하거나 종일 잠을 자는 것만이 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특히 취업 활동은 행동반경이 집 또는 방이라는 공간에 한정된다. 먹고 자고 생활하는 공간에 취업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쉰다고 해도 우리의 뇌는 쉼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게 된다. 그 공간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우리의 뇌가 쉰다. 새로운 공간을 방문하거나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 방법들을 통해 제대로 쉬고 지친 마음을 충전시키자.
적은 비용으로 일상 속 여행을 실천할 수 있다. 전철이나 지하철에 비해 버스는 창밖 풍경이 수시로 바뀌고 평소 가보지 못했던 지역도 쉽게 가볼 수 있다. 목적지 없이 타는 버스는 잘못 내릴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고, 내리고 싶을 때 쉽게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낯선 장소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도서관에 책만 있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분야별 장서 외에도 현대 사회에 발맞춰 다양한 시청각 자료들도 잘 갖추고 있어 우리의 눈과 귀를 풍요롭게 한다. 특히 요즘엔 이색 도서관들이 지역마다 있어 관심 분야에 따라 찾아가 보는 재미가 있다. CD, LP, 악보, DVD 등 음악과 관련된 비도서 자료와 스튜디오까지 갖추고 있는 의정부의 음악도서관이나 만화 관련 3만여 권의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내의 만화 도서관 같은 곳을 찾아가 보자.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도서관이 무료이다.
전국 어디나 지역마다 국공립 또는 사립 수목원들이 있다. 홍천의 무궁화수목원이나 세종수목원 같은 국공립 수목원은 대부분 무료거나 저렴한 입장료에 비해 갖추고 있는 식생이 풍부해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사립으로 운영되는 수목원이나 식물원, 정원들도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아도 컨셉에 맞춘 구성과 각종 편의 시설을 가지고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다. 또는 자연 속으로 캠핑을 떠나거나 여의치 않으면 식물을 테마로 하는 카페를 찾아 커피 한 잔을 즐겨보자. 식물이 주는 초록 에너지를 통해 재충전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