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의 자부심은
이기는 것보다 지키는 데서 옵니다.
윌리엄 웨버(William Weber, 1925~2022)
왼손 경례의 군인. 한국전 참전 영웅인 윌리엄 웨버 대령은 한국전 발발 당시 미 공수부대 대위로 참전, 1951년 중공군의 수류탄과 박격포 공격에 오른쪽 팔이 날아가고 다리마저 부상당한 상황에서도 강원도 원주 북쪽 324고지 전투를 이끌었다. 끔찍하고 혹독한 추위에 흐르던 피가 얼고 중대원 42명이 전사하고 64명이 부상하는 상황에서도 그의 부대는 사흘간 방어 끝에 중공군을 몰아내고 원주 고지를 지켜냈다. 심각한 부상으로 결국 팔과 다리를 모두 잃은 그는 그러나 1년여 간의 수술 뒤 현역으로 복귀했다가 1980년 전역했다. 퇴역 후에도 윌리엄 웨버 대령은 한국전과 참전 군인들의 활약상을 알리며 미국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비 건립을 주도하고 ‘6.25전쟁 추모의 벽’ 건립 운동을 벌여왔다. 2022년 4월 초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기억하는 일에 모든 것을 바쳤던 윌리엄 웨버는 그가 전쟁에서 이긴 것을 확인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팔과 다리, 동료들을 잃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것, 자신의 신념과 믿음 그리고 자유에의 의지 그리고 그것을 지켜낸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기억하고자 했다. 그 자부심을 알리고자 했다. 그는 군인이란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지키고자 하는 자임을 아는 이 시대의 진정한 군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