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마리의 경주마가 달리는 말들의 경주. 승마와 경주는 동물과 함께하는 유일한 스포츠다. 그만큼 말은 사람만큼 각자 개성이 있고 똑똑하며 섬세하다. 그 말들의 모든 케어와 뒷받침을 하는 마필관리사는 그렇기에 말들의 엄마와 같은 존재다.
이 영화는 세계 최대 경마 축제이자 16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경주 ‘멜버른 컵’을 배경으로 멜버른 컵 최초의 여성 우승자인 미셸 페인의 도전과 그 가족, 특히 오빠이자 마필관리사인 스티비 페인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사실 미셸 페인은 2004년 낙마사고로 심각한 전신마비를 경험했었다. 또한 그녀가 타게 된 말 역시 수많은 부상을 겪은 우승 확률 1%인 경주마였기에 그녀가 우승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멜버른 컵 자체가 역대 역사상 여성 참가자가 단 4명뿐일 정도로 위험하고 거친 레이스다. 미셸은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생후 6개월 만에 엄마를 잃고 아버지로부터 엄격하게 키워졌다. 하지만 집보다 마구간이 편할 정도로 말을 좋아했던 미셸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오빠 스티비와 함께 멜버른 컵 우승을 향해 쉼 없이 달렸다. 여성, 낙마사고, 부상도 많고 나이도 많은 경주마, 장애를 가진 마필관리사. 그 모든 조건을 뛰어넘어 미셸은 멜버른 컵 155년 만에 탄생한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되면서 동시에 현재진행형으로 도전하고 있는 용기와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마필관리사는 단순하게 말하면 어린 말을 경주마로 만드는 사람이다. 더 정확하게는 경주마 한 마리를 만들기 위해 말 한 마리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관리자와 같다. 간단하게는 평소 말의 생활-마방 관리, 사료 관리, 목욕 등 청결 관리-부터 말의 훈련, 컨디션과 건강 관리, 그리고 경주나 승마를 위한 준비와 그 이후 관리까지 모든 것을 담당해 언제나 말이 좋은 컨디션과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말의 엄마와 같은 역할을 한다.
경주용 말 혹은 승마용 말 사육부터 관리, 훈련을 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말의 훈련부터 시작해 어떤 사료를 먹여야 하는지 관리하는 ‘사양 관리’, 말이 생활하는 마방을 관리하는 ‘구사 관리’, 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목욕 등을 시키는 ‘보건 관리’, 말발굽을 관리하는 ‘장제 관리’ 등을 책임진다. 또한 경마공원이나 승마장에서는 경주나 기승과 관련하여 마주나 조교사, 기수 대신 출마 등록을 하고, 혈액 채취와 약물 검사를 돕고, 체중과 장구 착용 상태를 확인하며, 말의 상태를 볼 수 있도록 예시장에 선보인 다음 경주로까지 데려다주기도 한다. 물론 경주나 기승이 끝난 후에는 마방으로 데려와 혈액순환을 위한 마사지, 목욕 등의 작업과 마무리 운동을 담당해 말이 좋은 컨디션과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마필관리사가 되기 위한 전문 자격증은 없다. 다만 직접 말을 타고 훈련도 하게 되므로 체중이 적어야 해서 대부분의 경마공원이나 승마장의 경우 체중 제한을 둔다. 또한 상당한 체력이 요구되므로 나이 제한을 하는 곳도 있다. 현재 한국경마축산고, 한국마사고를 비롯한 전문 특성화고등학교에서 관련 학과를 졸업하거나 전문대학의 승마산업학과, 마사과, 마산업자원학과 등을 졸업 후 민간 목장이나 승마장에서 마필 관리를 경험한 후 경마공원에 근로계약을 해마사 실습, 마학 입문, 경마 법규, 경마 상식, 조배치 실습 등의 기초교육을 마친 뒤에 관리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말은 예민한 동물이다. 또한 말마다 개성과 기호, 취향이 달라서 말의 기분과 성향, 기호 등을 예민하게 알아챌 수 있는 섬세함, 그리고 말의 상태를 파악하고 케어하기 위한 꼼꼼함과 함께 체력이 요구된다. 물론 동물을 사랑으로 대할 수 있는 마인드가 기본이며 해외 취업의 길도 열려 있어서 영어 등의 외국어 실력도 함께 쌓아두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