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오래된 건물 벽에 그려진 유명인의 그림 앞에 사람들이 모이고 건물을 뒤덮은 팝아트는 유명 광고에 등장해 핫플레이스가 된다. 오래된 도시의 빈 벽에 그려진 스트리트 아트로 지역이 살아나고 일자리가 생기고 도시가 변화하는 세상을 주도하고 있는 곳, 이프비 주식회사를 만나보았다.
Q.‘이프비’는 어떤 회사인가?
A. 고등학생 때부터 아이디어를 노트에 적고 다니면서 창업을 꿈꿨다. 꿈을 위해 대학도 경영학과로 진학했다. 그때 무작정 떠난 세계 여행 당시 여러 나라에서 ‘스트리트 아트’를 많이 보게 되면서 미술이 재미있는 것이구나, 우리 삶과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제대로 느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직장 생활을 하다가 오래전부터 꿈꾸던 창업을 했는데 첫 번째 아이템을 실패하고 두 번째 창업 때 스트리트 아트를 의류로 만드는 사업을 했는데 또 실패했다. 하지만 이때 경험을 발판 삼아 스트리트 아트를 아이템으로 제대로 해보자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건물의 빈 벽이었다. 소위 ‘핫플레이스’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광고를 하고 싶어 하는데 마땅한 매체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스트리트 아트만한 홍보 수단이 없다고 생각했다. 브루클린, 베를린 같은 오래된 도시를 보더라도 스트리트 아트와 기업 광고의 콜라보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순수 미술 전공자들에게 기회와 수익모델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건물주 역시 일정한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것을 보며 건물주와 광고주, 아티스트를 한 데 이어줄 수 있는 플랫폼인 ‘월디’를 탄생시키게 되었다.
Q.‘이프비’의 서비스인 ‘월디’는 벽 공유 플랫폼을 표방한다. 어떠한 서비스인가?
A. 처음 사업을 구상할 때는 에어비앤비처럼 건물 벽을 광고 등의 용도로 공유하는 형태를 생각했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벽에다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일정 기간 벽에 옥외 광고를 진행하고 다시 원복하는 모델을 생각하게 되었다. 건물 벽과 관련된 시장들은 사실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파편화되어 있다. 그것들을 한군데로 모으는 플랫폼을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 플랫폼을 통해 노후한 도시를 다시 살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상업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상업적인 작업 요청이나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2021년 월드비전, 교보생명과 함께 진행한 포항의 보육원 벽면에 그림 그리는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우리가 콘셉트를 잡아서 그렸는데 이국적이란 평을 들었다. 그밖에도 행정안전부, 서울시 등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Q.‘이프비’가 스타트업으로서 겪은 어려움들은 무엇이었는가?
A. 앞선 창업에서 실패했을 때 여러 감정을 느꼈다. 아무래도 가장 힘들었던 건 초창기 멤버들이 이탈할 때다. 홀로 남겨진다는 느낌에 슬프고 상실감이 컸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변화시켜야겠다 생각해서 우선 그냥 마음을 놓고 낙관적인 마음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면서 책도 정말 많이 읽었다. 그리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계속했다. 그러한 과정들을 통해 무작정 사람을 많이 뽑으면 안 된다는 것과 모든 일에 대표가 간섭하면 안 된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래서 지금은 신뢰를 가지고 믿고 맡긴다. 이 두 가지만큼은 사업을 하면서 꼭 지킨다. 실패는 성공을 위해 필요한 요소다. 위험이 클수록 그만큼 얻는 것도 많다. 다만 넘어져서 죽지만 않는다면 다시 일어나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다. 때론 너무 힘들다면 바로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잠시 길을 바꾸는 것도 좋다.
Q.‘이프비’의 비전과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A. 서울 한강을 기준으로 남쪽은 코엑스 중심의 디지털 광고가 중심이 되고, 강북은 구도심답게 월디가 주도한 아날로그 광고가 중심인 곳으로 만들고 싶다. 한강 다리로 남북을 오가며 서울의 상반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아직은 먼 이야기고 쉽지도 않겠지만 노력하고 있다. 멜버른이나 브루클린처럼 그라피티와 스트리트 아트가 가득한 도시로 만들고 싶다. 벽은 인류가 등장한 뒤로 늘 있어왔고, 지금도 세계 어디에나 있다.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도 벽이 있다. 그 벽에 정확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우리 사업의 본질이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벽의 가치를 발견하여 성장으로 연결시키고 싶다. 현재는 임대하는 형태지만 앞으로는 분양하는 형태로도 진화할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시대의 중심이 되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