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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길

창공에 꿈을 품고
미래 인재를 키우다

강호항공고등학교(기술교육원)

전국에서 열 곳이 채 되지 않는 항공 특성화 고등학교, 이곳에서 군시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미래 인재에게 전하는 제대군인을 만났다.
교직으로 만난 학생이 훌쩍 자라 공군 후배가 되어 찾아올 때 뿌듯함을 느낀다는 안인수 강호항공기술교육원장과 송의훈, 김상일 교사의 이야기다.

글 · 박채림   사진 · 박찬혁

강호항공고등학교

2005년 교육부지정 항공특성화고등학교로 선정되었으며, 항공기계과, 항공정비과, 항공전기전자과 등 기술교육원 교사들이 제대군인으로 구성된 우수 교육기관이다.

Q.제대군인을 채용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김보곤 우리 학교는 2003년 자율학교로 지정되며 처음으로 항공과를 개설했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어떤 교사를 어떻게 채용할지, 기자재는 무엇이 필요한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다 2005년 항공특성화고등학교 교육부 지정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항공경영서비스과, 항공기계과, 항공정비과, 항공전기전자과를 신설하기에 앞서, 전국의 다양한 항공 전문교육 기관을 직접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관련 교육기관이 거의 없던 시절이다. 여러 사례를 벤치마킹하다 보니 공군처럼 교육기관이 훌륭한 곳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침 2007년 국방부에서 군 특성화고등학교 제도를 만들어 10개 학교를 선정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만반의 준비 끝에 우리 학교가 항공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될 수 있었다. 국방부와 협약을 맺고 처음으로 두 명의 군 특성화 교사를 채용했다. 그때부터 학교에 항공 분야 교육 시스템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학교 관리나 실습 운영, 학생 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이 빠르게 안정되기 시작했고 한 분의 교사를 더 채용해 교내에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기술교육원을 설립했다.

안인수 교관 한 명 당 12명의 학생만 교육할 수 있다. 학교에서 120명의 항공 인재를 양성한다고 치면, 10명의 교관이 필요한 셈이다. 전국에 항공 특성화 고등학교가 8곳인데, 교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항공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려면 항공 정비에 대한 오랜 경력은 물론 항공정비사 면허도 필요하다. 항공 정비 면허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 민간항공사나 해외에서 실무를 하고 있기에, 정작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할 인력을 모시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제대군인은 오랜 기간 쌓아온 실무는 물론, 특유의 사명감과 군 생활에서 경험한 교육 능력 등을 갖추고 있는 귀한 인재다. 지금도 늘 동기나 후배 제대군인을 직접 찾아 삼고초려 끝에 교사 인력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되었다.

Q.현재 강호항공고등학교에서 일하는 제대군인은 몇 명이며,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안인수 군 특성화 교직원이 3명, 항공기술교육원에 14명의 교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각각 항공경영서비스과, 항공기계과, 항공정비과, 항공전기전자과에서 항공기체, 정비 일반, 항공전자 계기에 대한 이론과 실무 교육을 실시한다.

송의훈 3년간 2,410시간의 교육을 이수한 학생은 항공정비사 면장 필기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필기시험 합격 후 실기시험은 면제되는 혜택을 받고 구술 평가 후 대한민국 최연소로 면장을 취득할 수 있다. 현재 항공기 정비 최종 자격증은 졸업 후 60% 이상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3년의 교육 시간 동안 학생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진로를 찾을 때까지 모든 지원을 함께한다.

Q.일반 교사 입장에서 제대군인 출신 교사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김보곤 오랜 시간 일선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제대군인이 뛰어난 기술을 갖고 다시 교육 현장으로 돌아와 학생을 가르치고 미래 인재를 키워낸다는데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공공 교육 기관 특성상 높은 보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현재 우리 학교에서 일하고 계신 제대군인 교사 모두 열정적인 자세로 학생을 이끌어주고 있다. 올해 군 특성화고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임기제 부사관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선정됐다. 또 우리 학교 졸업생이 국제기능올림픽 용접 분야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학령인구와 농촌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항공 분야 꿈을 이루기 위한 학생이 몰려들며 높은 경쟁률을 유지하는 것 또한 제대군인 출신 교사들의 열정이 일궈낸 성과라고 본다.

나명숙 졸업 후 학교를 다시 찾아오는 학생들이 있는데, 늘 가장 먼저 항공과를 찾는다. 재학생에게도 늘 인기가 가장 많다. 오랜 시간 군에서 후배들을 다뤄온 경험에 더해,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친근하게 다가가는 인간적인 면모 덕분이라고 본다. 교직원 입장에서도 학교 발전을 위해 열정적으로 고민하는 모습에서 배움을 얻곤 한다.

Q.교사로서 일하며 어떤 장단점이 있는가?

김상일 보수 측면에서는 물론 민간 기업이나 사설 교육기관과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학교에서도 우스갯소리로 재능기부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다만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만큼, 직업의 안정성이 크다. 경쟁이나 압박보다는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잘 키우고 싶다는 열정을 갖게 된다.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성장시키면서 느끼는 보람은 교사로서 느끼는 최고의 기쁨이다. 학생들의 자격증 취득률을 80%까지 높이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 나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송의훈 졸업 후 군 후배가 된 학생들이 종종 학교를 찾아온다. 군대에서 겪는 고민을 토로하고 의지할 때는 기특한 마음이 드는 한편, 잘 성장한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아마 이런 보람 때문에 군 출신들이 학교에 머무른다고 생각한다. 사실 학교에서 우리가 가르치는 내용이 단지 항공 분야 지식에 그치지 않는다.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거쳐왔기에, 사회에 나가서 가져야 할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만큼 교사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의미다. 덧붙여 학생들을 키우는 교육기관이기에, 관련 기자재가 충분히 지원된다는 점도 실무자로서 장점이라 생각한다.

Q.제대를 앞둔 군인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송의훈 다행히 제대 후 제대군인지원센터를 통해 많은 도움을 얻었고, 군 선배의 조언으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아직은 제대 전 구체적으로 본인의 미래를 그리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최대한 빨리 자신의 미래를 그려봐야 한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리기 바란다.

김보곤 군에서 배운 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누구나 정년을 넘어 좋은 대우를 받고 오래 일할 수 있다. 우리 강호항공고등학교 역시 제대 후 군에서 배운 항공 기술을 전수하기에 좋은 토대다. 앞으로도 항공 분야 미래 인재를 키우는 특성화 고등학교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우리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처럼 학생을 자기 자식처럼, 온 마음으로 교육해 주실 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안인수 항공 분야 정비교사 소요는 현재 전국적으로 100명 이상이다. 학사 학위, 항공정비사 취득 후 5년 이상의 실무 경력, 3년 이상의 정비 분야 교관 경력이 있다면 취업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 교사로서 느끼는 보람과 성취를 이곳 강호항공고등학교에서 함께 나누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