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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히어로

끊임없는 배움으로
나를 성장시키다
최용국

예비역 육군 하사

단순히 많이 배우고 변하는 것만이 성장은 아닐 것이다. 탄탄한 기본과 지켜야 할 기초 위에 배움과 필요한 변화를 적절하게 더할 때 비로소 성장의 다음 스텝이 따라온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에 발목을 잡히기보다 끊임없는 배움으로 먼 미래까지 이어질 자신만의 브랜드를 꿈꾸고 있는 테일러샵 포르멘테라의 최용국 대표를 만나보았다.

글 · 양샘   사진 · 박찬혁   영상 · 하주현

스무 살의 군인, 많은 사람과 맞춰가다

테일러샵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유명한 영화 대사 “Manners Maketh Man.”일 것이다. 몸에 밴 예절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줄 순 없지만, 어느 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은 맞다. 클래식과 모던이 잘 어우러져 있는 테일러샵에서 만난 최용국 대표 또한 테일러라는 직업을 통해 그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시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스무 살 때 일반 병사로 입대했어요. 그런데 전역이 가까워질 무렵 아버지께서 군 간부 생활을 경험해 보는 것이 앞날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추천해 주셨어요. 그렇게 부사관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았습니다.”

갓 스무 살에 군대에서 첫 사회생활을 경험한 최용국 대표는 어린 나이였기에 상관과의 소통이나 하급자를 대하는 태도 같은 것들이 처음에는 어려웠다. 하지만 주변에 좋은 간부들이 많아서 잘 적응해나갔다고 한다. 그렇게 군 생활에 적응해 갈 무렵 미래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진급하는 선배들을 보며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할 때 떠오른 것이 바로 패션이었다. 패션위크 영상이나 스트리트 패션 자료들을 보면서 자신이 패션에 관심이 많고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전역을 2년 정도 남겨놓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디자이너, 테일러 등 선택지가 많았어요. 디자이너로 진로를 정하고 부대가 있던 원주 시내의 작은 패션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정장을 접하게 됐는데 정장을 만드는 데 큰 흥미를 느끼게 된 거죠. 그래서 전역 후 바로 테일러 아카데미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성장이란 끊임없는 배움입니다.
이 배움을 통해 저는 더 성장하고
더 많이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군인에서 테일러로, 한 사람 한 사람 맞춰가다

군인과 테일러. 환경도, 만나는 사람도, 일을 수행하는 방식도 모두 다르다. 교집합을 찾기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표현하는 특정한 옷과 그 옷에 걸맞은 매너 즉 예절과 행동, 그리고 그 옷으로 연결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사실 군인과 테일러는 완전히 상반된 직업이죠. 그래서 테일러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군대에 있을 때와 달리 매장 자체를 직접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구요. 그런데 역으로 군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본 것이 제일 큰 도움이 되었어요. 다양한 사람을 접해 보았던 게 좋은 경험이 되었던 거죠.”

테일러 일을 시작한지 벌써 4년이 되었다. 매장 없이 시작해 이제는 든든한 단골들의 예약이 줄을 잇는 멋진 매장에서 지금까지 4천 벌에 가까운 정장을 만들어냈다. 비스포크(맞춤 정장)는 비싸다란 선입견을 깨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좋은 옷에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면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가봉까지 포함해 정장 한 벌이 나오기까지 4주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집중하기 위해 100% 예약으로만 진행하는데, 체형과 치수, 몸의 움직임, 취향까지 모든 것을 고려해 그 한 사람을 위한 최적의 옷을 만들어 드리죠. 정장에서 중요한 것은 장인정신이 필요한 재봉과 바느질의 완성도와 함께 유행에 뒤처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유행만을 따라가지도 않는 클래식함입니다.”

사람 최용국, 끊임없는 배움으로 미래를 맞춰가다

“이 테일러샵은 유행에 상당히 민감한 분야지요. 때문에 항상 도태되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노력합니다. 기본적인 패션 공부부터 세계 각국의 트렌드와 관련 자료들에 대한 서치, 그리고 패션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정보까지 공부합니다. 결국 저에게 있어 성장이란 끊임없는 배움입니다. 이 배움을 통해 저는 더 성장할 수 있고 더 많이 단단해질 수 있다 생각합니다.”

가장 빨리, 그리고 민감하게 변하는 패션 분야지만 그가 선택한 테일러라는 직업이 클래식함 즉,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그는 기초부터 탄탄히 다지면서도 그 위에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더하거나 믹스매치함으로써 자신만의 길을 닦아가려고 노력한다.

“전역을 앞두게 되면 많은 두려움이 생깁니다. 걱정도 많을 거구요. 그런데 생각보다 그 걱정의 무게가 가벼울 수 있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저 역시 많은 고민과 걱정을 안고 사회에 나왔지만 군 생활에서 겪었던 것보다는 확실히 견딜 만했거든요.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나와서 내가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을 다 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최용국 대표는 현재 자신의 매장과 브랜드를 더 확장하고 키워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조금 더 먼 미래를 꿈꾼다.

“사업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일 수 있는데, 이 테일러샵을 잘 가꾸고 제 자식들도 여기서 배우고 이어받아 대대손손 이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 백년가게라는 것이 있어요. 이 테일러샵도 그 백년가게에 선정될 만큼 오랫동안 이어 나가게 만들어가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