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Septemner Vol.187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가 낳은 팬데믹은 직업의 세계를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어떤 직업군이 세상의 환영을 받을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글. 강진우(문화칼럼니스트)
일반적으로 직업군이 크게 변화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문명의 발전’이다. 쉽게 말해 기술이 발전하는 방향에 따라 직업군도 변화를 거듭하는 것이다. 증기기관을 필두로 기계화와 공업화가 진행되자 농업인들은 공장 노동자로 직업을 바꿨고, 인터넷이 고도화되자 IT 개발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제는 정보화 시대를 넘어 인공지능·데이터·로봇이 중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앞으로는 이러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한 직업군이 각광받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개발자, 빅데이터 전문가, 인간-로봇 협력 관리자, XR(확장현실) 기획자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코딩(Coding)이 많은 취업준비생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전통적 직업군도 관심의 대상이다.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는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4가지 직업군’을 선정했다. 먼저 인간 특유의 창조적인 영감을 필요로 하는 직업군, 예컨대 영화감독·작가·도예가 등은 로봇 시대에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운동선수·모험가·아이돌 가수 등 자동화가 필요없는 직업군도 존속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로봇 및 인공지능 개발자·로봇 정비기술자 등 자동화 개발·유지·보수에 필수적인 직업군, 의사·간호사·배우 등 로봇이 대신하면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직업군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최근 ‘기술 혁신에 의한 직업군 변화’라는 공식에 큰 변수가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팬데믹이 그 주인공이다. 모든 분야가 ‘언택트(Untact)’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러한 기조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급부상한 직업군도 상당히 많다.
세계경제포럼(WEF)는 지난 5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을 선정했다. 감염병 사태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도입된 재택근무의 높은 효용성이 점차 증명됨에 따라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전문적으로 관리·지원하는 재택근무 관리자가 생겨났다. 코로나19로 망가진 심신을 온·오프라인에 걸쳐 관리해 주는 피트니스 카운슬러,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정 내 사물인터넷 기기를 효율적으로 구성·관리하는 스마트홈 관리자 등 지금껏 찾아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직업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한편 바이러스의 성장과 발전, 구조와 특성을 연구하는 바이러스 전문가, 전염병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히는 역학 조사원, 각종 질병에 대항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드는 신약 개발 전문가 등 인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직업군도 선망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미래 전망이 밝은 직업군을 예측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다. 이럴수록 시대의 커다란 트렌드를 조망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흐름은 단연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이 주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한다면 보다 밝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