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폐방화복으로 만든 가방이
소방관을 지킨다
119REO

화재 현장의 뜨거운 불길과 유독 물질로부터 소방관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방어막, 방화복. 3년이 지나면 폐기되는 방화복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업사이클링을 통해 지속가능한 패션 제품을 만들어 소방관을 돕는 곳이 있다. 바로 ‘119REO’다.

글 · 양샘   자료 · 119REO

Q.119REO라는 사명이 독특하다. 어떤 회사인가?

A.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동아리에서 소방관들의 장비 부족 실태에 대한 기사와 故김범석 소방관의 이야기를 통해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실태를 접하게 됐다. 유독 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크지만, 그에 따른 피해를 소방관 개인이 입증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알리기 위해 방법을 찾다가 의미 있는 제품을 통해 수익을 내어 수익금을 전달하기로 하고 팔찌, 가방 같은 패션 제품을 제작해 펀딩을 진행, 프로젝트 1년 만에 암투병 소방관들에게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후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널리 알리면서도 그들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119REO를 창업했다. 119REO는 Rescue Each Other의 약자로 ‘서로가 서로를 구한다’는 의미다. 우리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들을 함께 구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창업 이념이자 모토다.

Q.119REO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A. 소방관을 거친 소방 현장으로부터 지켜주는 방화복에는 우리의 가치가 담겨 있다. 내구연한이 3년인 방화복은 매년 약 1만 벌이 비용을 지불해가면서 폐기된다. 우리는 무상으로 폐방화복을 수거해 세탁, 분해 과정을 거쳐 원단의 형태로 가공한 후, 제단과 봉제 과정을 통해 업사이클링 패션 아이템으로 만든다.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알리고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기 위해 사람들이 평소 많이 사용하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가방과 액세서리 소품을 선택했다. 이렇게 생명을 구하는 가치를 패션 제품으로 되살리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의 50%를 꾸준히 소방 단체에 기부한다. 또한 방화복 세탁과 분해 과정을 지역 자활센터와 협력하여 진행하는데, 이를 통해 22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Q.119REO의 제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A. 방화복은 아라미드라는 섬유로 제작되어 방염 성능과 인장 강도, 발수 성능을 갖고 있다. 또한 소방관의 여러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 있고, 이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 조각으로 이어져 있다. 이것을 분해하면 작은 조각들이 된다. 그래서 제품들 역시 작은 기능들의 연결로 이어져 있고 여러 형태의 수납을 지원하게끔 만들어진다. 여기에 패션 제품으로서 디자인적인 기능을 더해서 스트릿 룩에 매칭하기 좋고 실용적이다. 백팩, 메신저백, 토트백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가방과 지갑, 파우치, 필통, 팔찌, 키링까지 가방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패션 아이템에 이러한 기능성과 실용성,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덕분에 여행뿐 아니라 등산, 러닝 등 아웃도어 쪽에서도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다.

Q.119REO가 스타트업으로서 가고자 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A. 누구나 내가 만들고자 하는 가치에 대해 생각할 때가 있다. 그 가치를 이미 만들고 있는 곳이 있다면 함께 실천해 보고, 그렇지 않다면 직접 도전해 보길 권한다. 우리는 기부와 사회공헌, 제품 판매를 함께 한다. 수익과 기부라는 관점에서 시작했다면 지금 일들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구한다’는 사회적 미션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옳다고 믿고, 만들고자 하는 가치를 직접 만드는 것,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앞으로 글로벌 소방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