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5명의 제대군인이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에이치케이씨는 1959년 창립하여 올해로 62주년이 된 방위산업체다. 결코 적지 않은 제대군인이 군 시절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단순히 이곳이 군과 관련된 장비들을 생산하기 때문에 여러 제대군인들을 채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곳의 기둥이 되어주고 있는 이들이 모여 맛있는 음식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1959년 2월 23일 창립
화생방 탐지장비, 통신장비, 안테나류, 시험장비 등을 생산하는 방산업체로 현재 15명의 제대군인이 근무중인 제대군인 고용 우수기업이다.
Q.㈜에이치케이씨에는 어떻게 오게 되었는가?
고철인 (이하 고) 전역 준비를 하면서 통상적으로 많이 지원하는 기업들에 지원했다가 취업이 되었는데, 어느 정도 다니다가 퇴사 후 제대군인지원센터를 통해 지금 회사를 소개받고 오게 되었다.
최창우 (이하 최) 전역 예정 간부 박람회장의 회사 부스에서 임시면접을 보고 이력서를 제출,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이정근 (이하 이) 전역 1년 전부터 먼저 전역한 선배나 동기들을 통해 무엇을 준비해야될지 듣고 준비했다. 전직교육기간 때 선배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회경험도 해보다가 제대군인지원센터와 취업 사이트 등을 통해 지원도 했다. 그러다가 제대군인지원센터와 동기, 선후배들의 추천을 통해 이 회사를 알게 되었고 그렇게 지원해서 오게 되었다.
Q.이 회사에는 이 세 분처럼 제대군인 출신들이 많다. 회사 입장에서 제대 군인 출신들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백최현 (이하 백) 기존에는 전력 업무에만 소수의 제대군인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후 회사의 생산 및 대군업무 증가로 2013년부터 제대군인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제대군인들은 재교육이 거의 필요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함께 일하면서 느끼는 점은 목표와 주어진 임무 완수에 대한 소명감과 책임감이 확연이 다르다는 점이다. 덕분에 처음에는 2~3명이던 제대군인이 현재는 15명 정도 근무하고 있으며 업무 분야 역시 점점 확장되어 인사, 재정, 정비, 생산 등 다양하다.
Q.그렇다면 일하는 입장에서 어떤가? 특히 ㈜에이치케이씨는 방산업체여서 일반 기업과는 다를 것 같다.
이 대부분 군에 있을 때 하던 업무의 연장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적응 기간도 짧고 부담도 적었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갑과 을의 입장이 달라진 것? (ㅎㅎ) 하지만 이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 마음가짐을 바꾸면 됐다.
고 일반 기업을 다니다 왔는데 그곳에서는 군 출신에 대한 보이지 않는 선입견들이 조금 있었다. 그런 시선들이 조금 불편했고 무엇보다 군에서와 달리 서로 협업하고 돕는 부분이 잘 안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좀 더 개인별로 업무를 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여기는 보다 조직적인 짜임새가 있어 서로 돕고 협업이 잘 되어 빨리 적응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업무 자체는 군에서 했던 것과 유사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그렇지만 군에서 다양한 직책을 거치며 업무를 했던 덕분에 현재 직무도 빠르게 파악하고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현재 우리 회사는 워라밸이 보장되어서 좋다.
최 군에서 했던 그대로 업무를 하고 있어서 적응 기간도 짧았고 부담도 적어서 좋았다. 군에서 장비에 대한 정비 및 기술지원, 교육 등 실제 회사 업무와 연계성이 있는 업무를 했기 때문에 긴 적응기간 없이 바로 실무에 투입되어 일할 수 있었다.
Q.전역을 앞뒀을 때의 느낌은 어땠을지, 그리고 처음 맞이한 사회는 어땠을지 궁금하다
이 전역이 결정된 후 가족들 생각에 막막했다. 모아둔 것도 없었고. 하지만 늦지 않았으니 준비하자, 계획을 세워서 자격증 같은 것도 준비했다. 사실 내가 준비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내가 먼저 다가서고 도움을 요청해야 된다. 덕분에 주위에서 많이 도와줬다. 그리고 현재 이 회사에 와서 군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하고 있다.
고 나도 그 심정 이해된다. 전역 날짜 받고 1년 정도 기다리는데 이미 결혼도 했고 아내가 임신까지 한 상태였다. 비슷하게 막막했다. 그래서 전역 후 진로를 생각하면서 ‘내가 사회에 나가면 이 정도 기업은 다닐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기준을 잡는데 이 기준이 아마 다들 비슷할 것이다. 높게 잡는다. 하지만 사회에 나오니 현실은 달랐다. 너무 높기도 했고, 또 다녀보면 나랑 안 맞기도 했고. 다행히도 다시 준비하면서 전직교육원이나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자소서나 면접 등 취업 컨설팅을 해주시고, 좋은 기업도 추천해 주셨다. 나 역시 내가 먼저 나서서 능동적으로 연락하고 찾았다. 덕분에 운 좋게 잘 매칭이 되어서 이곳에 오게 되었다. 본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최 전역 전 불안하기도 했고, 좌절감을 안고 전역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군 전역 후 어떤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할지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컸다.
백 이 세 사람을 비롯해 우리 회사에 입사했거나 입사 면접으로 만났던 제대군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절박함이다. 요즘 갓 졸업한 대학생들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 층을 만나보면 이 절박함이 없다. 그리고 자신의 역량에 비해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래서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굳이 그 회사에 입사하려는 간절함이나, 맡겨진 업무를 해내려는 책임감이 부족하다. 하지만 제대군인들은 다르다. 사회 진출을 앞두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그래서 내가 군에서 했던 것을 어떻게 연계해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노력, 그리고 무엇이든 해봐야겠다는 도전 정신이 있다.
Q.마지막으로 전역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수많은 제대군인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이 최소 전역 일 년 전부터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명확한 방향이 정해졌다면 관련된 공부와 자격증을 취득하고, 먼저 전역한 선배나 동기, 후배와 소통을 하면 좋다.
고 군에서 겪은 좋은 점과 특성을 잘 살린다면 사회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번에 취업이 되면 좋지만 여러 차례 지원, 탈락 등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눈높이를 한 단계 낮추면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많고, 제대군인지원센터 등 다양한 지원 기관과 프로그램, 사전 계획, 자신만의 노력을 더하면 된다.
최 전역을 통해 사회에 나간다는 두려움보다 새로운 환경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과 언제, 어디서든 나를 원하는 곳이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잘 준비하면 된다.
백 기업 입장에서 말하자면, 제대군인들이 우리 직원으로 일하면서 회사 업무의 발전도와 질이 많이 올라갔다. 단지 군에 있다 와서 혹은 군 출신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어떤 사명감과 스스로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몸담고 있는 조직이나 공동체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에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시 하고 직무를 완수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때문에 여러 기업들이나 인사 담당자들께 제대군인 채용을 강력히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