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이 치솟아 오른다. 다급한 119 신고 후 몇 분이 되지 않아 황급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소방관들이 도착해 화재를 진압하고 부상자들을 구해낸다. 누구라도 패닉에 빠지기 마련인 화재 상황에서 그 누구보다 침착하게, 그리고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여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는 소방관의 길을 택한 한 사람, 박자혁 소방교를 만나보았다.
서로 간의 신뢰와 호흡이야말로
나 자신뿐 아니라 내 동료와 요구조자의
목숨을 구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 사실을 삶 속에서 되새긴다.
7분.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누군가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그 짧은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하여 소방관들은 20~25kg에 달하는 방화복을 1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착용해야 한다. 이후 전쟁터와 같은 현장을 파악하고, 화재를 진압하고, 누군가를 구조하고, 서로 필요한 것들을 보조하는 등 신속하게 움직이려면 그 무엇보다 서로 간의 신뢰와 호흡이 중요하다.
“소방 특성상 혼자 해결할 수 있는 현장은 없습니다. 무거운 장비를 들고 뒤엉켜 있는 현장에 접근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현장에서 서로의 눈빛만 보고도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다하며 신속하게 요구조자들을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군에서도, 소방 현장에서도 그 어디에서나 동료들 간에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박자혁 소방교. 서로 간의 신뢰와 호흡이야말로 나 자신뿐 아니라 내 동료와 요구조자의 목숨을 구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 사실을 과거의 군 생활을 통해, 그리고 현재의 소방관 생활을 통해 박자혁 소방교는 늘 삶 속에서 되새긴다.
어릴 적 어두운 밤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집결지로 이동하는 현역 군인들의 모습에 반하여 경찰특공대와 소방 구조대원을 꿈꾸게 된 박자혁 소방교는 특전사에 지원하게 된다. 그리고 군에서 다양한 훈련들을 소화하며 그는 서로 신뢰하고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되었다고.
“군에서 배웠던 고등산악훈련에서의 로프 기술, 해상훈련에서 배웠던 수영 및 스쿠버 기술, 그리고 여러 가지 훈련들을 통해서 키우게 된 인내심과 끈기, 열정까지. 모든 것이 전역 후 소방공무원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군 생활에서 얻게 된 인내를 통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 덕분에 소방공무원에 합격하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재 박자혁 소방교는 유튜브 채널 ‘불타는 나방’을 운영하고 있다. 교통사고 등 인명구조를 주로 하던 인천 구조대에서 근무를 하다가 2017년 강원도 철원소방서로 오면서 화재진압을 주업무로 하는 센터로 배치를 받으며 소방 관련 공부를 하게 되면서다.
“많은 분들이 정보를 찾다가 힘들어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방공무원을 준비하는 경우 필요한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맞는 정보인지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또한 저처럼 현직 소방관이어도 구조대원으로서 취득해야 할 자격증 같은 것에 대해서 정보를 찾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배운 것들을 공유하고, 동영상을 통해 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작년에는 동료들과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채널을 통해 얻은 첫 수익금을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발생되는 수익금은 전액 기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구조대원으로서 현장에 있는 자신은 물론이고 함께 하는 동료들이 다치지 않길 바란다는 박자혁 소방교. 현장 활동을 하다보면 부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어떤 먼 미래나 꿈을 막연하게 꾸기보다 현재에 충실하고자 한다.
“저와 동료들은 구조대원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다치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때문에 현재에 충실하면서 앞으로에 대한 작은 계획을 세워본다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을 조금 더 내실있게 좋은 정보들로 채워나가면서 전국의 소방관들과 미래소방관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는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제대군인 선후배들에게 조용한 당부도 잊지 않는다.
“아무리 취업이 어렵다 해도 군생활 당시의 어려운 훈련들을 생각한다면, 그 어떤 것도 앞을 가로막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열정과 도전 정신이라면, 어떠한 일이든 꼭 이루어 낼 것입니다. 다만 하고 싶은 일, 자신있는 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준비하면 하고자 하는 것을 꼭 이룰 수 있습니다.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도 그런 우리를 위해 각종 자격증 취득이나 창업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할 땐 주저말고 도움을 요청해서 받는 것도 좋습니다. 선후배님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