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어록

류성룡
柳成龍
용서와 관용으로 이끈 화합

정리 · 편집실

외부의 적과는 싸워도 내부의 적과는 싸우지 마라.

내 생각만이 옳다는 신념은 전쟁을 만들고 분쟁을 만든다.
신념은 가지되 강하게 주장하는 순간 부딪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서애 류성룡 인생십계명 중에서

징비록의 저자이자 조선 선조 때 문신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서애 류성룡. 그는 퇴계 이황의 문인이면서 임진왜란 때 행정과 군사를 총괄한 일등 공신이다. 선조가 즉위할 당시는 사림파가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는 등 당쟁이 일어났던 시기다. 이후에도 계속된 당쟁으로 동인이 북인과 남인으로 분열하는 등 선조의 집권 내내 붕당의 대립으로 조정 안팎이 시끄러웠다. 그 와중에 1952년 임진왜란이 터지고 온 나라가 전쟁으로 휩쓸리며 류성룡은 결코 평탄치 않은 정치 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원칙을 준수하면서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는 모습을 통해 동인으로서 서인과도 두루 친분을 나누었고, 임진왜란 때는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 일본 사이에서 강화 협상을 지휘하며 전쟁을 총괄하였다. 물론 한 당파에 속한 몸으로 류성룡이 온전히 중도적인 길을 걸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는 임진왜란 와중에도 동인과 서인이 서로 대립하며 내부에서부터 흔들릴 때, 안팎을 추스르고 주도적으로 전쟁을 준비하며 전쟁 상황을 이끌었다. 또한 말년까지도 정치적 분쟁에 휩싸인 조정 한 가운데서 나라의 중심을 세우는데 전력을 다하였다. 그 때문에 그의 말년에 탄생한 『징비록』은 단순히 임진왜란을 기록한 전쟁 기록을 넘어서서 내부적으로는 당쟁이, 외부적으로는 전쟁이 몰아치는 혼란 속에 그가 어떻게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어울러 이끌어나가고자 했는지 잘 보여주는 기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