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심보감

지천명, 다산에게 배우는

현명한 인생을
살아가는 법!

가끔 우리 세상살이가 참으로 녹록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원하는 것들은 쉽게 다가오지 않고, 예상치 못한 불행은 한꺼번에 몰려온다.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어려운 인생살이에 좋은 길잡이가 될 만한 책 한 권을 읽어보자.

글 · 김종원

6월의 책

『다산의 마지막 질문』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고전연구가 조윤제 작가의 ‘다산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작가는 다산 정약용이 유배 시절 집필한 『논어고금주』를 바탕으로 정약용이 남긴 여러 글을 더해 ‘오십에 이른 정약용이 평생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정리했다. 중년의 정약용이 생각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65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올바르게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함께 고민해 보자.

이책은!

평생을 곁에 두고 공부하는 책 『논어』

정약용은 조선 후기 문신으로 『경세유표』, 『목민심서』, 『여유당전서』 등을 저술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저명한 가문에서 태어난 정약용은 22살의 나이에 과거에 급제한 수재였으며 정조대왕의 총애를 받으며 누구보다 화려했던 젊은 시절을 보냈다. 정조대왕이 승하한 후에는 관직을 그만두고 낙향했지만, 천주교 세례를 받은 것이 문제가 되어 장기간의 유배 생활을 시작한다. 그렇게 57세 되던 해에 유배에서 벗어나 향리에 은거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포괄한 엄청난 학문적 업적을 쌓는다. 정약용은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약 500여권의 책을 집필하고 2,700여 수의 시를 남기는 등 평생 학자의 삶을 살았다. 그런 그가 인생의 지침서로 삼고 곁에 두고 읽던 책이 공자의 『논어』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 사이에 주고받은 문답을 공자사후에 제자들이 정리한 유교 경전으로 숨은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워 사서삼경 중 가장 공부하기 힘든 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온고지신, 과유불급, 이립, 불혹 등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의 에피소드나 대화도 많이 담겨있어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동양 고전 중 하나다. 정약용이 둘째 형 정약전에게 보낸 편지에는 “논어를 하나의 책으로 엮다 보니 기력이 점점 쇠약해져 몇 달 사이에 빠진 이가 셋입니다. 그만 붓을 꺾고 세월이나 보내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하늘이 제게 세월을 허락해 글을 마칠 수 있게 해준다면 제법 볼만한 책이 나올 것입니다.”라는 논어 해설서를 집필하는 정약용의 진심이 담겨있다.

『논어고금주』에는 권력의 정점에 올랐다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한 정약용 자신에 대한 위로와 그럼에도 주어진 사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마지막 질문은 “어떻게 나를 사랑할 것인가?”이다. 정약용은 답한다. “하늘의 말을 알고 싶다면 먼저 사람을 알아야 하고,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사람을 사랑해야 하며,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

이 책의 핵심보감(寶鑑)

다산의 스승, 공자의 가르침

천명미상(天命靡常)

하늘의 뜻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수시로 변한다.
→ 마지막 순간까지 멈추지 말고 성장하라.

화광동진(和光同塵)

빛을 감추고 세상의 티끌과 어우러진다.
→ 물들이고 싶거든 먼저 물들어라.

위도일손(爲道日損)

배움은 채우는 것이고 도는 비우는 것이다.
→ 매일 하나씩 보태고 매일 하나씩 비워라.

정약용의 인생 문장

  • 어른은 자신의 삶을 해명하지 않고 증명한다.
    → 내가 짊어진 짐과 내가 지나온 길이 그 증명이다.
  • 세월은 사나우니, 살아가며 항상 스스로를 단단히 붙잡아라.
    → 내버려 두면 언제인지도 모르게 사라져버리는 것이 바로 자신이다.
  • 비범함은 평범함이 무수히 반복된 끝에 드러나는 것이다.
    → 위대함은 일상적이고 짧은 순간의 축적에서 비롯된다.
  • 어떤 상황에서도 즐거움을 잃지 말라.
    → 고난 속에서 즐거움마저 잃는다면 그 순간 지옥이 된다.
  • 내일을 바꾸고 싶다면 어제를 돌아보라.
    → 어제를 들여다보는 것은 내일을 내다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