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새 인생

나에게 맞는 것을
전문화 시켜라!

2021년 제대군인 리스타트 챌린지 수기 당선작

글 · 최재수 예비역 육군 준위

나는 소방설비 쌍기사로 소방관리업체의 팀장

나는 1985년 102보충대에 병으로 입대하여 1987년 일반 하사로, 직업군인에 뜻을 두고 1988년에 부사관으로 임관하였으며, 조금 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2002년 준사관으로 임관하였다. 2020년 5월 말 전역과 동시에 소방설비기사(기계)와 전기기능사를 연이어 취득하였으며 취업이 확정된 상태에서 소방설비기사(전기) 시험에 합격하고 이틀 후 바로 출근해 현재 소방 관리 업체에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정년 없이 건강이 허락되는 한 일을 계속할 수 있기에 60살 이전까지 소방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전문자격증인 소방시설관리사를 취득하여 탄력적인 근무와 취미활동을 병행하면서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이것저것 해 놓으면 무언가 되겠지라는 환상을 버려야

병기병과 탄약주특기로 임무수행을 하면서 위험물관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상태에서 전역 5년 전부터 전역 후를 고민했다. 군 주특기와 관련된 일이 없어 막막했다. 시설물관리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서 소방안전관리자(Ⅱ급) 자격을 취득하고, 학원버스 운전을 위해 버스운전자격증과 화물운송종사 자격증, 지게차운전기능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이렇게 전역 후에 대한 불확실함에 남들이 하는 것은 다 따라했다. 그러다 이 자격들이 대부분의 제대군인이 취득하고 있어서 실제 취업때 서로 경쟁해야 되고, 경쟁에서 이긴들 다시 나보다 어리면서 경험도 많은 기존의 사회인들과의 경쟁에서는 밀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이 갖추지 못한 자격증이 있어야 경쟁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소방설비관리업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

전역 2년 전인 2018년 장기복무자 진로교육과정 때 제2의 인생에 대한 준비를 이미 시작했어야 하는구나 싶었다. 이후 실무경력만으로 응시가능한 자격증이 무려 200여 가지 이상 되는 것을 알았다. 그중 시설관리와 관련된 것은 전기산업기사와 소방설비산업기사였는데 전기산업기사는 기능사 응시자격뿐이었고 산업기사는 응시할 수 없었다. 강원도는 소방과 전기 관련학원조차 없었기에 1, 2차가 이론 시험으로만 치루어져서 혼자서도 공부 할 수 있는 소방설비산업기사를 취득 후 전기산업기사를 취득하여 아파트 관리실에 취업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소방설비 쌍기사에 전기기능사를 취득하고 취업하기까지

산업인력관리공단에 군 경력을 제출 해 소방설비자격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받은 후 소방설비산업기사를 취득하면 전기산업기사에 응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대군인지원센터상담사를 통해 사이버연수원에 등록하고 전직지원교육기간동안 소방설비산업기사(기계/전기)를 동시에 시작했다. 1회차에 기계 이론시험은 합격했으나 실기시험에서는 불합격하고 국방전직교육원에 입소했다. 교육과정 중 아파트 관리소장을 하고 있는 선배와의 대화 시간을 통해 소방설비자격증을 취득하면 서류도 안보고 채용됨을 알았다. 조금 더 노력하면 소방설비기사(기계)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그해 4회차에 이론시험에 합격, 바로 실기시험에 도전하였으나 불과 몇 점 차로 불합격했다.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6개월 후인 2020년 5월 말에 전역을 하는데 소방쌍기사와 전기산업기사를 취득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2월, 강원제대군인제원센터가 처음으로 주관해 시행하는 전기기능사 과정(야간)을 춘천 폴리텍대학으로 다녔다. 오전에는 소방설비기사(기계) 실기를, 오후에는 소방설비기사(전기) 필기를 준비하고 야간에는 춘천폴리텍대학에서 전기기능사 과정을 교육받고 집에 돌아와 새벽 두 시까지 예습과 복습을 하였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일까? 5월에 전역하고 6월에 소방설비기사(기계)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같은 날 동시에 소방설비기사(전기) 필기에 합격하고 7월에는 전기기능사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소방산업 온라인고용지원센터에 구직신청을 하여 8월에 소방관리업체에 취직, 11월에는 소방설비기사(전기) 자격증까지 취득하여 목표하였던 소방설비 쌍기사와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모두 취득하였다.

전역을 앞둔 이들에게

특히 강원도의 격오지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장기복무자들은 전역준비를 해야하는데 답답하기만 하지요? 학원도, 정보를 얻을 곳도 마땅치 않지요. 진로교육은 정말 많은 동기부여가 됩니다. 반드시 수료하고 산업인력관리공단에 군 경력 증명서를 제출해 자격을 인정받아 상담사님을 통해 제대군인지원센터 사이버연수원에 회원가입 후 본인이 취득하고 싶은 자격증을 준비하기 바랍니다. 교재비는 반값 정도, 동영상은 무료이고 강사진의 수준은 최고입니다. 제대군인은 평생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는 방법도 요령입니다. 제대군인지원센터 사이버연수원은 한 달 전에 교재와 동영상 신청을 해야 해당 월에 수강합니다. 9월에 이론시험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9월에 시험을 보고 10월에 합격자 발표를 확인한 후에 실기시험 준비를 위해 실기교재와 동영상 신청을 한다면 11월 실기시험에 응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실기시험 공부를 당장 하지 않아도 실기시험 교재와 동영상 신청을 미리하고 이론시험을 준비하면서 쉬는 시간이나 식사시간 틈틈이 실기 동영상을 보면서 과목수료를 마치면 이론시험에 합격했다는 가정하에 공백 없이 바로 실기시험 준비와 응시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전역하는 해에 기사 자격증 두 개, 기능사 자격증 한 개를 취득하고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별 제대군인지원센터를 잘 활용하여 전직교육기간을 알차게 보내면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인생 제2막이 시작되리라 믿습니다.

취업현장에서 명심해야 할 것들

1 군 경험과 경력을 바탕으로 직업 선택하는 것이 유리

군 경력도 내 선택이고 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적성이 반영된 것이다. 부사관 때 탄약반장을 하면서 부가적으로 보일러 정비, 급수 및 난방배관 관리 등을 10여 년간 했다. 입대 전 자동차 정비를 했는데 보일러도 자동차 엔진과 가동 원리가 같아서 문제 발생시 나처럼 전기 경험자의 도움으로 해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동차정비와 보일러 관리 경험은 소방설비기사(기계)분야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전기기능사자격증 취득은 소방설비기사(전기)분야에 더 큰 도움이 되었다.

2 자격증이 필요

30년 이상 군 생활을 해온 제대군인은 사회 경험과 경력이 없으니 자격증이라도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는데 남들이 일반적으로 보유한 자격증이 아니라 적성에 맞는 직종의 자격증, 그 중에서도 기능사보다는 산업기사, 산업기사보다는 기사 자격증이 필요하다. 소방업에서는 나처럼 쌍기사를 보유한 직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은 경력수첩을 가지고 현장에서 일을 하는데 결국은 자격증 보유자의 능력을 따라올 수 없고 업체 입장에서도 자격증을 가진 기술 인력을 보유해야 한다. 또한 경력수첩보다 기술자격증이나 전문자격증은 구직신청을 하면 업체에서 먼저 면접보자고 연락을 해온다.

3 나이 극복

전역 후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 관리 직급보다 대부분의 제대군인이 나이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을 갖거나 불편해한다. 계급사회 경험이 있는 우리는 괜찮다고 하지만 관리자 입장에서 는 가르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은 지식이 없다면 본인이 노력해 지식을 습득하고 생각과 행동을 지혜롭게 하여 서로 존중하고 배려로 풀어 나가야 한다.

* 본 수기는 과거이므로 2022년 자격증 시험제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