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벌들이 사라졌다. 한두 곳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들의 집단 실종 소식이 들려왔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그 원인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도시 양봉으로 우리의 벌들을 지켜가는 ‘어반비즈서울’이 주목받고 있다.
Q.‘어반비즈서울’은 어떤 회사인가?
A. 2013년부터 서울에서 도시 양봉을 하고 있다. 유년 시절 시골에서 자라 농촌에 친근감을 느끼고 있었고, 평소에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대학 시절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풀어내는 동아리 활동을 하며 사회적 경제 개념을 익혔다. 관심을 두고 있던 농업, 환경, 사회적 경제의 교집합을 찾은 것이 도시 양봉이었다. 도시 양봉을 단순히 양봉업만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개념은 유럽에서 처음 시작된 환경보존캠페인으로, 꿀벌 사육을 통해 도시 환경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꿀벌을 키우기 위한 필수 환경 조건인 꽃과 나무를 도시에 심으면 숲과 정원이 조성되고 여기에 곤충과 새가 모여 도시에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 발표에 따르면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여 종이 꿀벌의 수정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곧, 꿀벌은 인간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도시 양봉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양봉장을 공유하고, 꿀벌 체험 활동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꿀벌이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알리고자 한다. 또한 생산된 꿀을 제품화하여 사람들에게 소개한다.
Q.어반비즈서울이 스타트업으로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A. 제도적인 부분에서 힘든 것들이 있다. 꿀 등급제가 필요하다. 기준을 정해야 사람과 벌에게 더 안전한 꿀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도시 양봉에 대한 조례도 필요하다. 조례가 있어야 집의 여건을 확인해 양봉을 시도라도 해본다. 꿀벌 자체를 보호하는 기금과 생물의 다양성을 위해 꿀벌의 종류와 생태계를 비롯한 연구를 하거나 밀원 식물을 연구하는 이들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우리는 환경과 생태계를 위해 선택한 것이 꿀벌이고 도시 양봉이다. 때문에 단순히 꿀을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생태계 복원 차원에서 접근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범정부 차원의 산업 육성이 절실하다. 해외의 관련 스타트업들은 수백억 원의 벤처투자와 정부 지원을 받는데 우리나라는 우리를 비롯한 관련 스타트업들이 시드 단계 투자를 받는 데 그쳤다. 2020년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겨우 법적 근거만 마련된 상태다. 그리고 양봉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도 크게 느낀다. 꿀 판매 산업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꿀벌 한 마리는 세상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꿀 따는 일로 생각해 민간과 정부가 외면하는 경우가 많은데, 꿀벌 한 마리로 우리가 사는 환경을 바꿀 수 있다는 관점에서 봐주었으면 한다.
Q.어반비즈서울이 스타트업으로서 품고 있는 모토는 무엇인가?
A. 비욘드 허니(Beyond Honey)에서 올댓허니(All Thay Honey)로 방향성이 확장되고 있다. 이 모토 아래 Bee119(벌 구조)→Bee Farm(양봉)→Beegin Again(양봉업자 교육)→Bee Farmacy(꿀 유통)→Bee Garden(꿀벌숲 조성)으로 이어지는 5가지 사업 구조를 가진다. 도시에 생긴 벌집은 보통 태우거나 물에 담가 없앤다. 이 벌들을 구조해 도시 양봉장에서 키운다. 현재 20곳이 넘는다. 그리고 꿀벌로 제2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양봉 교육을 한다. 특히 사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벌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교육을 마치면 양봉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자본을 대주기도 한다. 또한 은퇴 후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전업 양봉가 프로그램도 금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수확한 꿀은 우리가 다시 전량으로 구매해 유통한다. 일반인이 농업에 뛰어들고 싶어도 대부분 판매와 유통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현재 주로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벌 한 마리가 세상을 바꿉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결국 꿀 너머, 그리고 꿀을 통해 사람과 꿀벌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 생태계를 만들어 모두를 위한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