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군인과 요양병원, 무심코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서로 다르기에 생겨나는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더 성장할 수 있었다는 언더로뎀요양병원. 개원 초기 병원의 경영 효율화를 안정적으로 견인하며 서로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는 사람들을 만났다.
2009년 9월 개원.
고령 요양환자의 만성질환 치료를 제공하는 한편, 호스피스 케어가 필요한 암 환자의 치유와 회복을 돕는 자연친화병원. 현재 2인의 제대군인과 함께하고 있다.
Q.현재 언더로뎀요양병원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가?
김목진 (이하 김) 2013년 5월, 대구제대군인지원센터를 통해 입사하여 현재 총무부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인사노무관리를 주 업무로 하여 교육에서 일반사무, 전산 및 대외협력 등의 업무를 겸하고 있다. 이 밖에 병원 홍보 및 채용을 위한 온택트 행사와 인사평가도 맡고 있다.
장재천 (이하 장) 건설에 관심이 많아 현장 근무를 하다 2017년 제대군인지원센터를 통해 입사했다. 현재는 관리부서에서 원내 시설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요양병원이다 보니 구급차 등 긴급차량이 자주 오가는데 이와 관련한 운영관리부터 화재 예방 및 소방 훈련 등 병원 전체의 시스템을 살핀다.
Q.김목진 과장의 입사 후 제대군인 채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되었다고 들었다. 군인 출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느꼈는가?
박진희 (이하 박) 사실 김목진 과장을 채용하던 당시에만 해도 군인 출신이라는 사실도 잘 몰랐다. 면접에서의 성실성만으로도 채용할 이유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군인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 함께 일을 하면서부터다. 개원 초기라 전체적인 시스템이 잘 잡히지 않은 상황이었다. 대표 원장의 비전을 구성원이 함께 공유해야 하는데, 워낙 업무가 많아 이를 소화하기도 벅찼다. 그 상황에서 리더의 미션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묵묵히 일을 추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후 장재천 부장이 입사하며 점차 군인정신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게다가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등 주로 여성 구성원이 많은데 다른 관점이 어우러지면서 병원에 안정기가 찾아왔다.
Q.제대군인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어떻게 극복했나?
김 오랜 시간 군인 생활을 했던 터라 직장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낯설었다. 게다가 당시 병원이 개원 초기여서 매뉴얼이 없는 업무도 많았다.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급급했지만, 눈에 보이는 개선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군에서 했던 지휘관(자), 참모를 하며 경험한 업무 수행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모든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로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긴장을 푸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대표 원장의 비전이 확고했기에 더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었다.
장 병원의 시설을 돌보는 관리 업무는 일을 하면 할수록 결과물이 잘 드러난다. 직접 병원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일하다 보면, 환자와 직원이 병원의 변화를 알아봐 주실 때가 있다. 그럴 때 무척이나 뿌듯함을 느낀다. 그 성취감이 초기 적응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Q.취업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김 구직 당시 많은 기업에 채용의 기회는 열려 있었지만, 군 경력을 인정하고 채용 의사를 뚜렷이 밝히는 기업은 부족한 실정이었다. 최대한 군에서 경험한 직무를 잘 정리해 이력서를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제대군인지원센터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또 초기에 인사 및 조직 관리에 대한 방향을 정한 후 근로기준법 및 노동관계법, 근로기준에 대한 인사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역량강화에 집중했다. 사무용어나 문서작성 등 군대와는 다른 실무를 익히고자 고용노동부 및 법제처 홈페이지에서 법규와 양식, 판례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기도 했다. 실무에 대한 지식과 자격증 취득이 취업 과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장 제대군인지원센터를 통해 전기기능사 2급 학원을 수료했다. 이후 직업 역량 강화에서 취업에 이르기까지, 제대군인지원센터에 문의해 도움을 받았다. 취업정보의 경우 휴대전화메시지로 실시간으로 공유 받을 수 있어 편리했다. 면접을 진행하게 되면 지원센터 담당자가 동행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Q.전역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제대군인들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김 사회에 나오는 순간 새로운 환경을 비롯해 많은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한다. 두려움에 스스로 자책하거나 무너지지 않길 바란다. 적당한 목표치를 잡기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군 생활과 다른 조건이나 환경에 직면하더라도 초심을 잃지 말고 생활한다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장 누구나 전역할 때 두려움이 따른다. 전역 후 얼마간의 시간 동안 자신의 취향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내 관심사를 천천히 따져보고 이와 관련한 기술도 습득해야 한다. 필요한 능력을 갖출 때까지 제대군인지원센터와 국방전직 교육원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다. 군에서 익힌 근면함과 성실함이 큰 장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박 어느 직종에서나 장기간 근무하다 이직하기란 두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실무를 통해 제대군인 분들을 만나며 모든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묵묵히 근무하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이러한 인재를 환영하지 않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