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 중, 청각장애인이 급하게 응급실을 찾는다. 하지만 미리 준비된 수어 통역사가 없어 증상에 대한 의사소통이 어려워 처치에 곤란을 겪는다. 필담은 응급 상황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 이때, 인공지능 아바타 수어 번역 서비스를 실행해 의료진과 의사 소통을 한다. 덕분에 큰 위험 없이 치료를 받는다.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음성 언어를 수어로 번역해 제공하는 ‘이큐포올’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다. 먼 미래가 아닌 그 세상을 ‘이큐포올’을 통해 만나보았다.
Q.‘이큐포올’은 어떤 회사인가?
A. 이큐포올은 2017년 기술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설립한 소셜벤처다. 이큐포올이란 이름 역시 회사 미션인 ‘기술로 공정한 사회를 구현한다’란 뜻을 담기 위해 공정을 뜻하는 EQuitable 의 EQ와 모두를 위한이라는 for ALL을 합친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회적 약자, 그 중에서도 그동안 기술적 도움이 적었던 청각장애인을 위한 솔루션 개발에 주목했다. 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수어는 자체 문법과 어휘 체계를 가진 독립된 언어다. 그래서 한국어와 한국 수어간에 통번역이 존재하는데 이것은 같은 음성 언어인 한국어-영어 번역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렵다. 수어라는 언어 표현이 3차원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전까지는 수어를 제대로 번역해내기 어려워 많은 솔루션들이 실패했었다. 우리는 인공지능 기술로 수어를 번역함으로써 청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증대를 꾀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Q.인공지능으로 수어를 번역해 아바타를 통해 제공한다는 것이 새롭다. 수어 통역사나 문자도 있는데 왜 수어 번역이 필요한 것인가?
A. 2017년 문체부 수어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청각장애인의 69.5%가 한국어 사용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는 한국 수어가 모국어고 한국어는 매우 다른 형태의 외국어인 셈이다. 그런데 수어 통역사가 항상 통역을 제공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열차나 비행기, 공공시설에서 긴급한 화재안내방송이 나올 때, 또는 한 밤중에 응급실에 가는 경우처럼 말이다. 우리는 이런 경우를 위해 응급안내방송접근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에서 수어 번역을 통한 보조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10여년 전에도 음성간 번역기는 존재했다. 그러나 음성언어간 번역보다 어려운 것이 음성언어와 수어간 번역이고 따라서 인공지능 기술이 필수다. 현재 우리 엔진은 개발이 완료된 것은 아니어서 지속적으로 학습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있다.
Q.‘이큐포올’이 기술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는 소셜벤처로서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A. 우리는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디지털 기술을 통해 비장애인과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고 싶다. 청각장애인을 예로 들면, 가족간에 소통의 기회부터 차별 없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 비장애인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 동등한 사회 시스템을 누릴 수 있는 기회, 행복 추구 기회까지 말이다. 청각장애인 아동의 90%는 비장애인 가정에서 태어난다. 가족이 함께 수어를 배우지 못하면 청각장애인 아동은 고립된다. 그래서 우리는 소통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어 교육 플랫폼을 TV셋탑박스용 앱으로 개발했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디지털 기술로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Q. 그렇다면 ‘이큐포올’은 소셜벤처로서 일반 벤처와 무엇이 다른가?
A. 전세계 소셜벤처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모두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이 두 가지 가치 창출을 통해 지속가능하게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 서비스 중, 안내방송접근성이나 박물관, 미술관의 문화향유접근성 솔루션은 도입기관으로부터 충분한 수익을 얻고 있다. 청각장애인 가족 수어 교육 서비스나 수어티콘 서비스의 경우는 수익 모델이 전혀 없고 사회적 가치만 창출하는 서비스다. 우리는 이러한 두 가지 가치 창출의 밸런스를 맞춰 성장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모두를 추구하는 소셜벤처는 국가와 민간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다양한 사회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가장 따뜻한 기업의 형태다. 국내에도 수많은 창업가들이 소셜벤처를 창업하고 이를 통해 환경문제나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