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속 직업 읽기

달콤 쌉싸름한 행복을 선사하다

영화 <초콜릿>과
쇼콜라티에

언제부터인가 주변에 수제 초콜릿 공방을 심심치 않게 본다. 달기만 한 시판 초콜릿이 아닌, 다양한 재료와 어우러진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부터 초콜릿이 들어간 음료와 케이크, 디저트까지 초콜릿으로 무궁무진한 행복을 선사하는 쇼콜라티에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정리 · 편집실

영화 <초콜릿 Chocolate>

  • 영국, 미국
  • 2001
  • 출연 줄리엣 비노쉬, 주디 덴치, 알프리드 몰리나 등

영화 <초콜릿>은 무채색과도 같은 외딴 프랑스 시골 마을에 홀연히 나타난 비안느 모녀의 초콜릿을 통해 일어나는 변화를 그린다. 100년 넘도록 변화가 없던 작고 고요한 마을에 어느 날 어딘가 신비로운 여인 비안느(줄리엣 비노쉬)가 딸과 함께 나타나 작은 초콜릿 가게를 연다. 그녀가 만든 초콜릿은 먹는 사람들에게 신기한 변화를 일으키는데,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처럼 사랑과 정열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언제 죽을지 모를 것처럼 시든 꽃 같던 노인들은 다시 활기를 찾고, 위기를 맞이했던 연인들은 불타는 사랑에 다시 빠지며, 늘 불화가 끊이지 않았던 이웃들은 다시 화해한다. 그 초콜릿의 힘이 강력해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자 마을의 전통을 고수하려는 보수주의자들은 그 변화를 경계하며 비안느를 추방하려고 한다. 무채색의 흑백 영화 같던 마을이 초콜릿 하나로 색을 가지게 되며 일어나는 변화와 갈등을 이 영화는 달콤 쌉싸름하게 그려내고 있다.

쇼콜라티에란?

쇼콜라티에(Chocolatier)는 프랑스어인 쇼콜라(chocolat)에서 파생된 용어로 초콜릿 장인을 뜻하며 영어로는 초콜릿 아티스트(chocolate artist)라 불린다. 단순히 초콜릿을 만드는 기술자가 아니라 초콜릿을 이용한 다양한 디저트를 디자인하고 나아가 예술작품처럼 멋있게 만드는 직업이다. 우리나라에는 쇼콜라티에라는 개념이 들어온 지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1600년대에 카카오가 수입되며 초콜릿의 역사가 시작된 유럽에서는 4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직업이다. 초콜릿은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하므로 섬세한 기술과 작업을 필요로 하며 초콜릿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평소에 일상적으로 접하는 초콜릿 가공품이나 수제 초콜릿 외에도 단순히 디저트라고 부르기 어려운, 예술의 경지에 이른 초콜릿 작품들도 많다. 그만큼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와 초콜릿 하나만을 다루며 많은 공부와 기술 습득, 그리고 자신의 영감을 담아 창조해내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실제로 초콜릿을 다루는 직업은 쇼콜라티에 외에도 초콜릿 메이커(Chocolate Maker), 컨피셔(Confectioner), 파티쉐(Pâtissier), 테이스터(Taster) 등 다양하다.

쇼콜라티에가 하는 일은

쇼콜라티에는 한마디로 초콜릿으로 예술을 하는 아티스트다. 초콜릿 작업의 기본인 템퍼링을 통해 다양한 맛과 질감을 가진 디저트를 만들며 이때 수준 높은 지식과 기술, 창의력이 필요하다. 초콜릿 메이커와 컨피셔는 근래 우리가 수제 초콜릿 매장 등으로 접하는 형태의 다양한 초콜릿을 만드는 직업이라 할 수 있다. 초콜릿 메이커는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빈 재배부터 초콜릿 제조까지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다루면서 빈투바(from grain to bar: 초콜릿 원재료인 카카오빈부터 초콜릿 바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관여하여 만든 초콜릿)를 만들어 직접 매장을 통해 판매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빈투바 초콜릿 샵들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컨피셔는 초콜릿, 트러플, 초콜릿 조각과 다른 재료들을 조합해 새로운 초콜릿으로 탄생시키는 전문가로 초콜릿에 캐러멜, 메이플 시럽이나 꿀, 견과류, 젤리, 캔디 등과 조합한 다양한 형태의 초콜릿 디저트를 생각하면 된다. 파티시에는 컨피셔보다 더 큰 범위에서 초콜릿에 한정되지 않고 초콜릿을 활용한 빵, 과자, 케이크 등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테이스터는 쉽게 말해 초콜릿의 맛을 보는 것으로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맛, 향, 질감을 감별해 내어 기술적인 지식으로 초콜릿을 평가하여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데 일조한다.

쇼콜라티에 진로는

  • 개인 초콜릿 공방이나 디저트 카페 운영 또는 전문 쇼콜라티에 활동
  • 제과 기업 또는 초콜릿 기업에서 초콜릿을 활용한 제품 개발
  • 카페나 호텔 등에서 초콜릿을 활용한 디저트나 음료, 초콜릿 개발
  • 유통기업에서 카카오 재배와 생산, 물류와 유통 등의 프로세스 담당

쇼콜라티에가 되기 위한 준비는

국내에 쇼콜라티에가 되기 위한 전공 및 학력 제한은 없다.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제과제빵 관련 학과를 공부하거나 사설 전문학원, 전문학교, 평생교육원, 문화센터 등을 통해 관련 과정을 이수한다. 또는 초콜릿 문화가 발달한 스위스나 벨기에, 프랑스 등으로 유학을 가거나 국내 쇼콜라티에나 초콜릿 전문 매장 등에서 도제 교육 방식으로 배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가공인 자격증은 없고 사단법인 협회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이 있다. 벨기에에서는 국가공인 자격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쇼콜라티에에게 요구되는 적성은

아티스트로서 쇼콜라티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술적 조예와 창의력, 그리고 기술적인 정교함과 섬세함이 요구된다. 디자인 감각을 키워야 하며 장시간 서서 온도와 습도에 예민한 재료를 다루므로 건강한 체력도 요구된다. 또한, 맛의 차이를 감별해 낼 수 있는 섬세한 미각도 요구된다.